지난달 24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윤영우 학우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총학 비대위원장)으로 인준됐다. 제6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이하 미콘학부) 학생회 ‘닿음’의 정학생회장이 된 지 2주 만의 일이었다. 윤 학우는 작년 가을,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학생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회 국원이 하고 싶었는데, 비대위조차 없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는 그는 학생회가 인권 친화적 기조를 가지는 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의 관심사는 ‘타자화’와 ‘가족 공동체’라는 그를 회대알리가 만났다.
* 이 인터뷰는 5월 3일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미콘학부 정학생회장을 맡은 윤영우라고 합니다.
중간시험 기간이었던 최근 2주간 미콘학부 정학생회장에 당선됐고,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으로 인준됐어요.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2주였다는 걸 말씀해 주셔서 방금 알았어요. 몰아치는 2주였어요.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했다기보다 사업이 다가오면 쳐내는 형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시험 기간도 그렇게 보냈습니다.
직책과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해 주세요.
미콘학부 학생회장과 총학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어요. 미콘학부 학생회장으로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올해 11월, 길면 12월까지의 임기를 가지고 있어요. 학부 학생회를 운영하며 소속 학우들을 대상으로 복지와 사업을 진행하고, 다음 미콘학부 학생회 출범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어요.
총학 비대위원장으로는 지난 전학대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사업을 진행하기보다 학제 개편에 대해 학교와 소통하고, 내년 총학생회 출범을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를 공석으로 둘 수도 있었는데 겸직을 선택하셨어요. 총학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총학 비대위를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 비상이 걸렸어요. 아무도 공석에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운위 내에서 겸직을 하자는 제의가 있었어요. 두 명 중 한 명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면 내가 하겠다는 그 정도의 결심이었던 것 같아요.
‘총학 비대위로서 최소한의 일만 한다’는 결정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하고 싶은가요?
어떤 사업도 학생의 권리보다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총학생회가 사업을 진행했던 건 대학 공동체와 공론장을 더 재밌게 만들 방법이었기 때문이에요. 사업을 진행하느라 오히려 학생 권리를 지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
이번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에서 기적적으로 사고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당시 네 학부 중 하나의 학부만 제외하고 비대위였고, 대표자 모두 학생회 경험이 없었어요. 총학생회도 세 명이어서, 총학생회가 맡던 사업을 중운위에서 차출한 기획단이 맡았어요. 학부에 있어야 하는 인원이 중앙으로 몰리니까 학부에는 빈틈이 생기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어요.
새터는 2박 3일이었지만 농활은 6박 7일이고, 더 긴 사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요. 대동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연예인이 오고 어떤 노래를 부를지보다 하나의 공동체로서 어떻게 내년을 생각하고 올해를 성찰할 것인지가 대동제의 핵심이니까요. 사업 진행이 총학생회가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일인지 의문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 사회가 비상대책위원회로 구성되거나, 아예 모이지 않는 상황이잖아요. 그렇지만 학교의 운영은 현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맞아요. 학교는 학생 사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학제 개편만 봐도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의 학생회는 어떻게 할 건지, 국제학부와 경영학부가 함께 간다면 경영학부 학생회가 국제학부 학생회까지 대리해서 같이 끌고 나가는 건지 등의 고민이 전혀 없는 게 잘 보이니까요.
학생 사회 대표자의 입장에서는 학교 측의 행보가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그러면 총학생회와 학부 학생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사업을 진행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규모가 달라요. 미콘학부는 네 학부 중에서 가장 작거든요. 전공이 두 개고 한 학년에 80명 언저리인 작은 학부인데,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 학부 학생회를 하고 싶었어요. 모든 학부생이 건너서 아는 사람이니까 학부 자체에서 평등한 문화를 정착하면 어떤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학부 자체가 공론장이 될 수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거든요. 반면 총학생회는 규모가 크죠. 더 공식적인 사업과 공식적인 의견 제시가 있을 테고, 대표할 수 있는 집단이 넓어요.
학제 개편 대응같이 학교와 논의가 필요한 일에 총학생회장으로 참여하는 것과 학부 학생회장으로 참여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지금은 총학생회라는 이름으로 가는 거랑 중운위에서 차출해서 가는 거랑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인데도 학교가 받아들이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학생활동협의회를 진행했는데, 그 협의회에서도 창구를 일원화해서 총학 비대위원장이 연락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학교는 하나의 창구를, 그리고 그 창구가 총학생회이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두 직책이 가진 목표가 다른 만큼 각 역할에 관한 생각도 다를 것 같아요. 둘 중 어느 정체성을 더 크게 가지고 있나요?
미콘학부 학생회장으로는 공약으로 약속드린 걸 다 이행하고 싶어요. 어떤 것이든 놓치는 게 없고 싶고요. 반면 총학 비대위로서는 최소한의 학생 권리만은 지키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정체성은 미콘학부 학생회장이 훨씬 큰 것 같아요. 4월 29일에 광주 대학생 순례 해설진 답사를 다녀왔는데 그때도 저를 미콘학부 학생회장이라고 소개했어요. 외부에 가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학부 학생회장을 선택할 것 같아요.
작년 말,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으로 학생 사회 활동을 시작했어요. 처음 학생회 활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계기가 있을까요?
중고등학교 때 학생회를 해서 대학에 입학하면서는 개인적인 것, 최소한의 것만 챙기고 조용히 졸업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신문 방송학 전공 워크숍에서 다큐 팀 일원으로 일을 했는데, 공동체로서 하나의 팀에서 결과물을 내는 감각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제서야 ‘그러면 학생 사회는 어떻게 굴러가지?’ 생각했어요.
이때 ‘비대위가 없을 수 있다’라는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저는 학생회 국원이나 비대위원을 하고 싶었는데 비대위원장이 없으면 비대위가 없잖아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니까, 그러면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개인의 삶과 학생 사회의 모습이 별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나서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전공 워크숍같은 미콘학부 이야기에서 학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 학교 전체의 학생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총학 비대위원장도 맡으셨잖아요. 성공회대에 대한 애정도가 궁금해요.
성공회대라는 이름 자체보다 학생들이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문화와 분위기, 학생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확실하게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친구들끼리 ‘우리가 학생 사회를 사랑하는 만큼 학생 사회도 우리를 조금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지니까 그 사람들과 내가 포함된 공간이 안전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미콘학부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여러 사업을 진행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거나 뿌듯했던 사업은 어떤 게 있을까요?
하나를 꼽으라면 어렵긴 하지만, 아무래도 새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규모가 가장 컸기에 불안감과 걱정을 가지고 갔는데, 그럼에도 즐거웠기 때문이에요. 그 이후 정학생회 혹은 다른 비대위들도 조금씩 모이게 된 시발점이자 제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새터에서 성 중립방, 채식, 배리어프리같이 여러 가치를 챙기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미콘학부 비대위 시절 여성의 날 사업, 월경 용품 비치 사업 등을 하셨고, 개인적으로 모두의 화장실 간담회에도 참여하셨잖아요. 전반적으로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영우 님과 미콘학부 학생회 ‘닿음’의 기조, 지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부학생회장, 선거 본부 친구들이랑 ‘그 누구도 배제하는 마음 없이 가자’라는 얘기를 계속했어요. 수많은 정체성들이 있잖아요. 학교 역시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정체성과 다양성이 포함된 공동체일 텐데, 그 공동체를 위해서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소수자 인권, 환경권, 그 외 수많은 권리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기본적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한 복지와 예능 사업만 진행하면 되는데 왜 정치적인 곳에 목소리를 내는지 묻는 분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대표자로서 여러 행사에 나가는 이유는 학생회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조금 더 잘 살 수 있을지 앞서서 얘기해 주는 자치 기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더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를 위해 계속해서 여러분과 함께 고민할 겁니다.”라고 지속적이고 강하게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조금 더 얘기하자면, 소수자성을 생각하다 보면 타자화하기 쉬워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소수자성은 누구든 가지고 있잖아요. 약자이고 불쌍하니까 시혜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얘기할 게 아닌 거죠. 학생회가 사회 연대 사업, 소수자 연대 사업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곧 학생 복지 사업이기 때문이에요. 학생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사회 연대 사업, 소수자 연대 사업은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하고 싶어요.
말씀하신 기조를 형성하는 데, 살아오면서 영향을 준 사람이나 사건이 있을까요?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성으로서 소수자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성, 젠더 의제부터 시작해서, 나는 언젠가 교통약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에 지금 최선을 다해서 누군가를 평등하게 대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맞아요. 사실 어떤 계기로 인해서 갑자기 깨닫기보다는 살아온 삶들이 궤적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최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가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타자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누군가를 ‘나’와 ‘남’이라고 선 긋는 순간 그 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부에 대한 애정이 깊지만, 연대 사업이나 집담회를 할 때는 학부 상관 없이 열고 싶어요. 내집단에 대한 애정이 강화되면 다른 사람을 배제하게 되고, 집단끼리 갈등이 생기기 쉽다고 생각해서요. 다르지 않다는 것과 이를 포괄적으로 챙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수업을 따라가고 시험, 과제를 치르기도 바쁜 대학 생활을 학생회 활동과 병행하고 있어요. 무리가 되지는 않나요?
출결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협의회나 회의에 들어가야 해서 출석을 못하더라도 무단결석이 돼서 참 아쉬워요. 점수가 깎이는 것보다도 듣고 싶었던 수업을 통으로 날린다는 사실이요. 대학에 공부하러 왔는데 학생회로 인해 일상이 침범당한다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에게 아쉽기도 했어요. 둘 다 완벽하게 병행할 수 없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학생회 친구들한테 일상이 학생회에 잠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잠을 줄이거나 식사를 거르는 일이 학생회에 없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무리라고 생각한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새터를 준비할 때는 밤을 많이 샜는데도 즐거웠거든요. 요즘은 새터 때보다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됐는데도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선택한 일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두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으니, 에너지가 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업무와 여러 사업을 놓치지 않고 챙기고 있는데, 많은 일을 무사히 처리하는 자신만의 팁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잘 몰랐는데, 대학에 와서 체력이나 에너지의 총량이 조금 큰 편이구나 실감하고 있어요. 무기력할 때 그 시간을 지속하고 싶지 않거든요. 너무너무 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그 일부터 빨리해 버리자는 생각이 드는 편 같아요. 그 일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없애 버리는 편인데, 이게 팁이라 하면 팁일까요?
꼭 팁이 아니더라도요.
저는 정신 건강과 몸 건강이 직결되는 사람 중 한 명이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려 하고, 운동을 못하면 회의 끝나고 한두 명이라도 잡아서 산책을 갑니다. 저 때문에 강제로 산책을 다니는 중운위 친구들이 있어요. (웃음)
학생회 외에 하는 다른 활동도 있나요? 취미나 좋아하는 일이 궁금해요.
운동을 좋아해서 클라이밍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못 나간 지 조금 됐어요. 친구들의 추천으로 요가를 한 달 끊었는데 그것도 2주 동안 못 갔어요. 둘 다 핸드폰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연락을 받을 겨를이 없다는 점이 좋았어요. 분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학생회와 일상을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거든요. 기숙사에 살고 있고, 시간은 부족하고, 또 학생회나 학생 자치 기구는 출퇴근이 없잖아요. 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취미를 가지려고 해요.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가족 공동체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요. 기숙사에 계속 살면서 임시의 삶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옷이나 가구, 작은 식기 같은 것을 사고 싶다가도 1년 뒤면 나갈 거라는 생각에 안 사게 되더라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살아야 하는 거지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 1인 가구만 가족으로 인정하잖아요. 잘 맞는 사람들끼리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더 나은 일상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해요.
‘임시의 삶’이라는 말에 많은 학우가 공감할 것 같아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고민이 많고 생각도 끊이지 않는 편인데, 그 고민이 축적되어 언젠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해야 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교와 이야기를 해야 할 때도, 일상에서 갈등이 있을 때도 의견을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서 인간적인 갈등을 조금 빚기도 했는데, 지금은 정제된 말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브레이크를 찾아 나가는 중인 것 같아요.
총학 비대위원장으로서 올해 가장 초점을 둘 일은 어떤 건가요?
5월 25일에 개최할 전체학생총회일 것 같아요. 동아리 문화제 때 하루는 무대를 세우고, 하루는 학생 총회를 진행하면서 많은 의제를 제시하려 해요. 학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총학생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와 지금 학생 사회가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바가 없지만, 다른 학교에서는 등록금 인상을 얘기하는 추세예요. 만약 우리 학교도 등록금 인상을 얘기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오지 않은 미래지만 그럴 수도 있다며 계속해서 고민할 거리를 제시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위 질문에 대해 학제 개편이라는 답변을 하실 줄 알았어요. 학제 개편 대응 또한 전체 학생 총회를 통해 다룰 내용이라고 보면 될까요?
네. 가장 큰 의제일 것 같아요.
학제 개편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학생 총회를 준비하면서 학제 개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논의하고 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졸속이더라고요. 학교가 어떻게 현실화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학생 권리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침해당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어요. 엎질러진 물이니까, 어떻게 잘 닦아낼지 생각하고 있는데, 총학생회보다 각 학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사회융합자율학부는 경영학부 독립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받을 수 있어요. 미콘학부는 신설될 제3전공 이름이 ‘문화 콘텐츠 전공’인지 ‘영상 전공’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예요. 학교가 4월 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어떤 식으로 보고했는지 아직도 모르거든요. 교수님들도 끝까지 모르셨어요. 저한테 학제 개편 내용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인문융합자율학부는 미콘학부와 통합되지 않지만, 인문콘텐츠융합학부로 이름이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학부 이름만 바뀌는 건지,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내용을 알아야 할 테고요. IT융합자율학부는 지금 학생회가 없지만, 10개 트랙으로 개편한다면 그 트랙들을 어떻게 운영할 건지 논의해야겠죠. 소통의 문제를 계속 물었으니까, 앞으로는 ‘어떻게’에 방점을 두고 생각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학생 사회를 이끌어가는 학생 대표자 중 한 명으로서 갖는 고민이나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총학생회 이메일이 있고, 미콘학부는 소통 창구를 늘려가고 있어요. 들을 준비를 하고 있고 더 많은 창구를 열 테니까 그 창구를 통해서 어떤 것이든 많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더 많이 듣고 싶어요.
총학생회 공석 문제도 중운위 내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이게 중운위만의 고민은 아니잖아요. 열 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서 3시간, 4시간을 토론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에는 또 다른 사람이 나와서 총학생회로서 일을 해줘야 하니까요. 제가 입학할 때 그랬듯 개인적인 삶만 챙기고 빠르게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학생 사회와 개인의 삶은 별개가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학부 학생회, 총학생회가 일하는 건 학우들과 함께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올해를 무척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 올해면 모든 임기가 마무리되나요?
그러길 바라야죠. (웃음) 일단 공식적으로 임기는 마무리됩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나면 허탈한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해요. 학생회 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은 사람이거든요. 정말 많아요. 일단 학생회로서 말씀을 드리면, 그다음 정 학생회의 출범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수인계를 잘해드리고 싶고, 앞으로의 학생회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학생회 활동을 마친 이후에는 덴마크에 있는 세계 시민학교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3주에서 6주 정도의 짧은 학기들도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삶의 마디마디를 똑똑 끊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환기를 한번 하고 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다들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정말로. 인사치레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로 모두의 건강을 바라고 있습니다.
취재=유지은 기자(ujieun0231@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글=유지은 기자
사진=권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