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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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대알리, 전‧현직 대학언론인 시국선언 참여

잇따르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시국선언 행렬에 <회대알리>도 동참했다. 10월 31일, 전국 전‧현직 대학언론인 477명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김서정 회대알리 편집장이 시국선언문을 작성했고, 회대알리 기자 6명이 시국선언문에 서명했다.

대학언론인은 ‘법에 따라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킬 의무를 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유린’했고,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은 명백하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가십, 사태를 축소하려는 물타기성 보도, 범죄보다 외모에 성별에 주목하는 여성혐오적 보도’ 등 언론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부적절하게 보도한 것을 지적하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공정하고 진실하게 보도할 것을 요구했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전‧현직 대학언론인 시국선언

대학언론이 언론인 여러분께 묻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유린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는 자유로운 투표로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대표자가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도록 법률을 포함한 여러 수단으로 견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공화국’은 시민의 뜻에 따라 시민의 공적 이익을 위해 공개적으로 운영되는 나라입니다. 권력은 절차에 따라 시민의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행사될 때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민주공화국의 원리에 의해 선출되었고,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권한도, 직위도 없는 일반인 최순실과 국정을 논의하고 외교와 군사 기밀까지 공유했습니다. 어떤 국민도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연설, 공직자 인사, 국가 정책이 대통령 아닌 최순실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최순실은 대통령 위의 권력자가 되어 정경유착, 입시 및 학사 비리 등 온갖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자신이 민주주의 원리에서 벗어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대통령의 자백입니다.

법에 따라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킬 의무를 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유린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국가는 법치국가도 공화국도 아니며, 민주국가는 더더욱 아닙니다.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은 명백하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기자입니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나마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찾아 이를 알리기 위해 힘썼습니다. 언론인 여러분, 우리는 비록 여러분과 활동 영역은 다르지만 저널리즘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만큼은 여러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께 언론의 존재 이유와 사명이 무엇인지 묻고자 합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밝힐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언론인의 노력 덕분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건과 언론의 본질에서 벗어난 보도도 많았습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가십, 사태를 축소하려는 물타기성 보도, 범죄보다 외모와 성별에 주목하는 여성혐오적 보도는 모두 언론이 저지른 잘못입니다. 국정 농단의 장본인이 “약 먹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협박성 인터뷰를 보도하는 의도는 무엇입니까? 최순실의 측근과 정유라의 남편이 유흥업소 출신이라는 게 사건의 진실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강남아줌마의 횡포’로 보도하는 것은 성차별적 인식에 기여하는 행위가 아닙니까? 심지어 이 상황에 침묵한 언론은 그동안 어디서 뭘 했단 말입니까?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를 택하느니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신문과 방송은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의 현실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에 대한 커다란 위협입니다. 언론은 이 위협에 맞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우리는 언론에 요구합니다

국정을 농단한 장본인이 ‘약 먹고 죽을 수도 있다’고 국민을 협박하는 인터뷰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정유라의 결혼과 출산, 남편의 정체 따위를 쫓는 옐로 저널리즘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민주주의를 훼손한 대통령을 ‘선의의 피해자’로 포장하는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범죄자의 범죄행위보다 범죄자의 성별을 부각하는 여성혐오적 보도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주권자인 국민을 기만하는 물타기 보도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끈질기고 비겁한 침묵 대신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그리하여 모든 진실을 드러나게 하십시오.

2016.10.31.

전국 전‧현직 대학언론인 47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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