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대학알리

건국대학교

[KU(그) 밖의 삶] “세상의 가장자리를 세심하게 다루고 싶어요” 매거진 ‘세시’를 듣다

우리는 대학이란 큰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안엔 다양한 시선과 견해가 존재한다. 건대알리는 그 중심에서 학교 안팎에 크고 작은 목소리를 내는 학우들을 조명하고자 ‘KU(그) 밖의 삶’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지난 11월, 우리가 들은 첫 번째 목소리는 우리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우로 구성된 매거진 ‘세시’의 은형경(에디터명: 깅이), 장강인(인), 전채림(채채) 에디터의 이야기다.

 

세시를 소개해 주세요.

 

깅이: 세시는 ‘세심한 시각’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2021년, 사물(事物)에 대한 세심한 시각을 담아내는 온라인 매거진으로 시작했죠. 근 2년간 온라인 잡지를 발행하다 올해 초에는 실물 잡지를 처음으로 발행하기도 했어요. 이후 올 4월부터 9월까지 계간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지금은 사물에 관한 이야기에서 좀 더 나아가 ‘세상에 있는 가장자리를 다루는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채채: 조금 더 덧붙이자면 세시는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발행해 왔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1년에 4번 계간지로 활동하며 실물 잡지를 발행하려 합니다. 또 세시는 저희와 비슷한 또래인 20대 대학생과 청년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시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인: 세시는 저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듣다 보니 학교에 갈 일도 없었고 교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제약돼 있었어요. 마냥 흘러만 가는 시간이 아까웠죠. 이에 학우들과 어떠한 프로젝트를 같이 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서울에 좋은 공간을 소개하는 잡지를 읽고 영감을 많이 받았던 터라 온라인 잡지를 만들어보자고 깅이, 채채 에디터에게 먼저 제안했답니다.

 

그간 세시는 사물을 주제로 잡지를 발행해 왔습니다. 사물을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요?

 

깅이: 세시 에디터들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세심하게 통찰해 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에요. 그중에서도 사물은 영화, 책, 패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펴보기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우리 주변엔 많은 사물이 있으니 다양한 (콘텐츠) 아이디어가 쉽게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어요.

 

지난 8월, 세시는 ‘~의 바깥’이라는 새로운 주제로 첫 계간지를 선보였습니다. 계간지를 소개해 주세요.

 

깅이: 세시의 첫 번째 계간지의 주제는 ‘기록의 바깥’이었습니다. 기록은 우리에게 익숙한 행위이자 기록으로부터 많은 것들, 거의 모든 것들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기록이라는 행위의 중심뿐만 아니라 가장자리 즉 바깥에도 살펴볼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이러한 주제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채채: 기록의 바깥에는 무언가를 기록하는 인물의 인터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는 평소 낙서하는 것을 좋아해 현재 인스타툰(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는 웹툰) 작가가 된 인물의 이야기 등이 포함됐는데요. 이외에도 사진작가, 유튜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이처럼 기록의 바깥에서는 (기록의 행위가) 의미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유의미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단 것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인: 이처럼 세시는 앞으로 ‘~의 바깥’이라는 주제로 계간지를 발행하려 해요. 세심한 시각에서 통찰하는 저희의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되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에 있는 것들을 조명할 예정입니다.

 

기록의 바깥은 많은 독자의 후원으로 최종 펀딩률 227%를 기록하며 펀딩 또한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깅이: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기록의 바깥’ 펀딩을 진행했어요. 이 플랫폼은 (목표) 펀딩률이 달성되지 않으면 판매가 시작되지 않는 구조여서 어떻게 하면 펀딩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양질의 콘텐츠가 담긴 잡지를 제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시의 자체 굿즈를 만든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채채: 굿즈로는 세시의 대표 캐릭터인 ‘세끼’로 만든 스티커, 키링, 메모지 등이 있습니다. 요즘 귀여운 캐릭터가 인기가 많다 보니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자 이러한 굿즈를 기획했습니다.

 

깅이: 또 굿즈는 카세트테이프에 넣어 배송되곤 했는데요. 카세트테이프는 영상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용도가 있는 만큼 기록이라는 주제를 굿즈와도 연결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번 기록의 바깥 계간지를 포함해 잡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인: 기록의 바깥을 준비하며 전체적인 주제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주제 하나로 여러 콘텐츠를 끌고 가야 하는데, 주제가 불명확하면 전반적인 글들이 흔들리더라고요. 이에 저희는 주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자주 논의하고 있습니다.

 

깅이: 특히 기록의 바깥은, 저희의 큰 주제가 '~의 바깥'이다 보니 기존에 있는 주제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글을 쓰는 데 집중하곤 했어요.

 

대학생들이 모여 매체를 성장시킨 것이 인상 깊습니다. 어떻게 세시를 잘 운영해 올 수 있었나요?

 

인: 저는 꾸준함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세시가 처음에는 큰 인지도가 없는 매체였어요. 세시 에디터들은 당장은 큰 주목은 받지 못하더라도 이 또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글을 써왔어요. 이러한 꾸준함으로 세시를 약 3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어요.

 

깅이: 온라인 잡지라는 성격에 국한되지 않고 계속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는 시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재미를 느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매체를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채채: (학교에 소속된) 공식적인 단체가 아니다 보니 초기 자본이 부족했던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깅이: 마찬가지로 예산에 한계가 있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에요. 그래서 비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펀딩을 시작한 것도 있죠.

 

앞으로 세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채채: 현재 세시는 두 번째 계간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제는 ‘취향의 바깥’으로 내년 1월 중으로 완성될 예정인데요.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닌 그 바깥에 있는 것들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깅이: 학우들이 세시의 콘텐츠를 계속 제작할 수 있게끔 교내 정식 동아리로 등록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세시 에디터들이 사회인이 돼 활동하기 어렵게 되더라도 다른 학우들이 세시를 잘 운영했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따라서 취향의 바깥을 성공적으로 제작한 후 정확한 내부 체계를 갖추려 합니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인: 학과 과방에 기록의 바깥을 한 부 올려둔 적 있습니다. 많은 학우가 재밌게 읽었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저희의 인상을 남긴 것 같아 뜻깊고 대견했습니다. 동시에 독자들이 세시의 잡지를 구매하지 않고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희의 글들이 독자 여러분에게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깅이: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덕분에 펀딩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새로운 것들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며 저희 세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채: 지금까지 세시의 잡지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잡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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