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우리는 '폴리티카', 동대문을 넘어 세계로

올해 3회차를 맞은 정치학도들의 교류전 ‘POLITICA’
이틀 간 학술 교류전, 문화체육 교류전 진행해...
폴리티카의 진정한 가치는 청년들의 협력과 화합

지난 22일, 동대문구 3대학 정치외교학과/국제관계학과 교류전 ‘POLITICA(이하 폴리티카)’가 막을 내렸다. 올해 3회차를 맞은 폴리티카는 경희대학교(이하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 정치외교학과,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 국제관계학과가 교류하고 화합하는 연합 교류전이다.

 

 

폴리티카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교류 문화를 다시 활성화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2년 시작됐다. 기존 세 학교의 교류전인 트로이카의 이름에서 착안해, 정치학도들의 교류전이라는 뜻에서 폴리티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외대에서 학과 단위로 타 대학 학과들과 연례 교류전을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외대알리는 제3회 폴리티카를 심층 취재하여 세 학과의 건강한 교류 현장을 독자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고자 한다.

 


1일 차 학술교류 ‘정책 해커톤’: 더 나은 청년 세대를 위해, 더 나은 동대문구를 위해


올해 폴리티카는 학술 교류로 막을 열었다.  학술 교류전은 보통 기술, 창업 등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해커톤 방식(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 주로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 팀을 이루어 제한 시간 내 주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을 정치학 분야에 적용한 ‘정책 해커톤’으로 진행됐다.

 

3개 학과 40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약 10시간 동안 초청 연사가 제안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동대문구 내 현실 문제와 청년 세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올해 행사에는 안규백 동대문구(갑) 국회의원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초청 연사로 참석해 논의 주제를 제안했다. 그들은 주제에 대해 소개하고 각 조를 돌며 학생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안 의원은 청년 문제에 집중해 ▲인구 절벽 현상 진단과 극복 방향 ▲청년 세대 인식 변화에 따른 남북 관계 및 평화 통일 접근 방향을 주제로 제안했다. 반면 이 청장은 동대문구 문제에 집중해 ▲동대문구 전통시장 활성화와 탄소 중립 정책의 방향성 ▲지상철도로 인한 동대문구 분절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를 내놓았다. 학생들은 총 네 가지 주제 중 가장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10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정책 제안서와 발표 자료를 완성해야 했다. 학생들은 넘치는 열정으로 식사 시간조차 반납한 채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짧고도 긴 여정이 끝이 났다. 세 학과 총 네 명의 교수진이 참석해 학생들의 정책 제안 PT를 심사했다. 심사에 앞서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표로 참석한 최현진 교수는 “벌써 3회째인데  나 역시 학생들의 창의로운 아이디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자리이기에 초청될 때마다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참석한다. 오늘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정책 제안을 기대한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참신한 아이디어 경쟁 끝에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로드맵’을 제안한 7조와 ‘TIE 전통시장 (Traditional, Influential, Eco friendly)’을 제안한 5조가 동대문구 국회의원상을 수상했다. 동대문구 국회의원 최우수상을 수상한 7조의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이세영 학생은 “정신없고 힘들긴 했지만, 팀원들과 협업해 좋은 주제로 발제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뜻깊었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동대문구청장상은 ‘덤대문시장: 시장에서 덤으로 문화를 얻다’라는 정책을 제안한 1조와 ‘지상 철도로 인한 동대문구 분절 해결 방안’을 제안한 3조가 차지했다.

 

 

심사를 마친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한성민 교수는 “사실 처음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정책을 제안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생각도 다 다를 텐데 말이다. 대회로 만나긴 했지만 세 학교가 한데 모여 이렇게 젊은 세대의 생각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심사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 교수는 “‘해커톤’이라는 포맷을 통해서 늘 신선한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재밌다.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대회로 지쳤을 텐데, 올해도 기대 이상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책 해커톤을 맡아 기획한 시립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I:D’의 김도현 문화기획국장에게 기획 소감을 물었다.

 

Q. 3년 째 참여도가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비결이 있나요?

 

아무래도 작년 선배들의 경험담 덕분인 것 같아요. 행사에 대한 좋은 이야기 많이 전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참여율도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행사를 오랫동안 기획하셨을 텐데, 오늘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어떠셨나요?

 

사실 그동안 시립대는 주로 폴림픽이나 하나되는 밤을 맡아 기획해와서 정책 해커톤을 기획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처음엔 초청 연사 섭외 등과 같은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배들이 남겨준 레퍼런스와 더불어 외대나 경희대 동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 참여율이 저조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학우들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2일 차 폴림픽(Polympic)과 하나되는 밤: 대장정의 마무리, 화합의 시작


행사 둘째 날이 밝았고, 경희대 운동장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찬 움직임으로 가득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 ‘폴림픽’의 시작이었다. 폴림픽은 체육 교류를 통한 세 학과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로,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된 올림픽 형태로 기획해 더 많은 학우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 일정으로 진행된 축구 예선에서는 경희대가 시립대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서 진행된 꼬리잡기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시립대가 1등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축구 결승이 진행됐다. 앞서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외대 선수들은 예선에서 시립대를 꺾고 올라온 경희대 선수들을 마주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반전, 외대가 연거푸 두 골을 넣으며 쉽게 승부가 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에 질세라 경희대가 후반전 종료 2분 전 두 골을 완성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결국 정규 시간에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끝내 승부차기 7-6으로 경희대가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축구 경기의 열기가 가시기도 전에 다음 종목인 3파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3파 줄다리기는 세 팀이 동시에 줄을 당겨 끝에 있는 주자가 바닥에 있는 휘슬을 먼저 두 번 울리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지는 경기에 학생들은 지친 기색을 표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각자 앞선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고자, 혹은 이전 패배를 만회하고자 끝까지 열정을 다해 폴림픽에 임했다.

 

 

치열하게 힘 대결을 이어가던 세 학과는 첫 세 판 동안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가졌다. 줄다리기 우승팀을 결정짓는 마지막 휘슬이 울리고, 약 1분이 넘는 대결 끝에 외대가 ‘줄다리기 1등’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지막 종목은 폴림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계주’다. 각 학과당 8명(남녀 각 4명)이 출전해 대결했다. 이때까지 시립대와 외대 총점 100점, 경희대 총점 125점이었다. 계주에는 점수 100점이 배정됐고, 우승팀을 가리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경주 레인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삑’ 계주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리자 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치열하게 다음 주자를 향해 달렸다. 결국 압도적인 격차로 외대가 1등을 차지했고, 마지막 주자를 앞두고 시립대가 경희대를 추월해 2등을 차지했다.

 

모든 일정 마무리 후 점수 카운트가 시작되고, 그 결과 총점 200점으로 외대가 제3회 우승을 차지하며 1회에 이어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축구와 줄다리기 경기에 출전한 외대 정치외교학과 나민석 학생은 “벌써 행사가 3회를 맞이했는데, 건전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게 참 좋다. 폴림픽이라는 세 학과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끝에는 하나되는 밤이라는 행사로 화합할 수 있는 게 인상 깊다. 폴리티카가 오래 갔으면 좋겠다”며 폴림픽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폴림픽이 마무리되고, 마지막 프로그램인 ‘하나되는 밤’을 위해 경희대 오비스홀에 불이 밝혀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 학과에서 약 80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공간은 이내 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하나되는 밤은 세 학과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이틀 간의 교류에 대한 회포를 푸는 행사다. 올해 하나되는 밤에서는 각 학교에 관한 퀴즈, 블라인드 줄 서기, 빙고 게임 등 다양한 아이스 브레이킹 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 콘텐츠 진행으로 세 학과 학생들이 친목을 다질 수 있게 도왔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하나되는 밤을 맡아 기획한 외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푸름’의 이민지 문화기획국 차장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Q. 행사를 오랫동안 기획하셨을 텐데, 기획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약 3개월 간 준비했는데 사실 준비하면서도 잘하고 있는 건지 고민이 끝이 없었어요. 폴리티카는 동대문구 3대학이 모여 진행하다 보니 다른 행사보다 부담감이 정말 커서 기획 과정 내내 확신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같이 일했던 학생회분들 덕분인 것 같아요. 모두가 각자 맡은 바 이상으로 열심히 임해주었습니다. 좋은 공동체 속에서 행사를 기획했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오늘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어떠셨나요?

 

준비 과정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어 속상하기도 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보니 매우 뿌듯하고 값진 경험이었음을 느낍니다. 참여해주신 학우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We’re POLITICA, Aim the world


‘우리는 세계를 목표로 하는 폴리티카’라는 기조로 진행된 제3회 폴리티카는 총 세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책 해커톤에서 제안된 젊은 정치학도들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동대문구의 현안과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정책 제안은 세 학과 간 학술 교류의 성과였다. 또한, 체육 교류인 ‘폴림픽’을 통해 학생들은 경쟁 속에서도 끈끈한 유대감을 쌓을 수 있었고, 마침내 마무리 행사 ‘하나되는 밤’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서로 다른 대학, 다른 배경을 가진 세 학과 학생들이 한데 모여 협력하고 화합하는 모습은 폴리티카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줬다.

 

외대에서 타 대학과의 연례 교류전은 아직 낯선 경험일 수 있지만, 폴리티카를 통해 본 타 대학과의 교류는 하나의 건강한 대학 문화이자,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청년들에게 원동력을 제공하는 잠재력을 가졌다.

 

폴리티카를 시작으로 더 많은 학과가 협력하는 교류 문화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화합의 장을 이어 나갈 동대문구 3대학 정치외교학과/국제관계학과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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