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등장한 대학 내 책 불법복제 유통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과 출판업계 관계자, 교수들이 모여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책 구매에 드는 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25일 오후 2시 국회박물관 내 국회체험관에서 '대학생이 말하는 디지털 불법복제 현장 실태와 대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대학 내 수업 교재를 구매하는 대신 전자문서(PDF)로 불법 복제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생한 인식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조발제는 최예진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생과 이예준 충남대학교 물리학과 학생이 '대학생이 말하는 디지털 불법 복제'를 주제로 시작했다. 이어 최낙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디지털 불법 복제 실태 및 대안'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갔다.
최 씨는 "대학 내 디지털 불법 복제의 대표적 사례는 전공 서적과 학습 교재의 PDF 불법 복제"라며 "대학교재는 가격이 비싸고, 학생들이 많은 과목을 수강하며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이 대학 내 불법복제의 주 원인이라는 의미다.
이 씨도 "대학생들이 전공 서적이나 학술 자료를 경제적 이유로 정품으로 구입하기 어렵다"며 "대학가에서 불법 복제물이 유통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씨는 대안으로 "교육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학 내 캠페인을 통해 정품 이용 문화를 장려하는 것은 인식 변화를 일으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은 김봉억 교수신문 편집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는 △권유빈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학생 △손승현 고려대학교 융합경영전공 학생 △정효은 경북대학교 생물응용학과 학생 △고성익 한국학술출판협회 정책이사 △최현석 교육부 인재정책실 인재양성지원과 과장
△김성은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 창작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전자책 이용 경로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 씨는 "대학생들 사이 태블릿PC 이용량이 증가했다"며 학교 측이나 출판업계 측에서 전자책 교재를 제공하는 합법적 이용 경로의 확장도 함께 이루어지면 불법복제 근절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씨도 태블릿을 활용해 공부하는 문화를 근거로 들며 "종이책과 더불어 전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판매하는 방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 씨는 "불법 복제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대학생에게 거래가 불법임을 인식시킬 수 있다면 거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불법 복제물 거래의 위험성과 법적 처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김승수 국회의원과 교육위원회 김영호·조정훈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출판계 단체, 교수신문과 쿠키뉴스가 공동주관했다.
안겸비 기자 (gyeombi1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