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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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 충북 기후정의행진, 청주에서 기후정의를 외치다

지난 9월 27일, 전국 7개 지역에서 ‘9.27 기후정의행진’이 동시에 진행됐다. 공통 슬로건인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는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에서 확인한 민주주의의 힘을 기후정의 운동까지 이어가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열린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앞 광장으로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참여자들은 기후정의에 기반한 사회 전환을 목표로 다음과 같은 6대 요구안을 공유했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 ▲반도체·AI 산업 육성, 신공항·4대강·국립공원 케이블카·신규 댐 등 생태계 파괴사업 중단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및 사회공공성 강화 ▲농민 권리와 생태친환경 농업 전환, 먹거리 기본권 보장 ▲전쟁과 학살 종식 및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수출 중단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은 오후 1시, 사전부스 행사로 시작됐다. 각 부스는 노동권, 장애인 권리, 동물권 등을 주제로 두어 여러 주체, 의제들과 기후 위기 간의 관계성을 상기하게 했다. 한쪽에는 주최 측이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음성 LNG발전소, 영동 송전선로 등 충북 지역의 기후위기 현안을 알 수 있는 지도도 세워뒀다.


이후, 본집회는 3시부터 진행됐다. 단상에 선 권임경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충북지회장은 “움직이기 어렵고 정보를 얻기 힘들며 대피조차 쉽지 않은 장애인은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다”라며 기후 위기의 불평등한 영향을 언급했다.

 

 

다른 발언자들도 각자의 삶에서 마주한 현실을 증언하며 기후정의를 말했다. 충북 영동 추풍령중학교의 김기훈 교사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농민, 그리고 비인간까지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손을 맞잡자”라고 외쳤다. 청소년들도 함께 했다. 진천 은여울고등학교 운예서 학생은 “어릴 적 당연했던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이제는 드문 풍경이 됐다”라며, “내 추억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지키고 싶다”라고 발언했다.

 

 

본집회를 마친 참여자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출발해 상당공원사거리를 거쳐 충북도의회까지 약 2.4km를 행진했다. 선두에 선 풍물패의 가락과 함께 도로 위 참여자들은 구호를 외쳤다. 행진 갈무리 무렵에는 약 5분간 상당공원사거리 도로에 누워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펼치며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행진이 마무리된 후,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의 기획단으로 참여한 충북대학교 재학생 송민재 씨는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참여하기 어려운데,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9.27 충북 기후정의행진’은 시민들이 생활과 보다 가까운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기후정의 의제를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 ‘9.27 기후정의행진’이 전국 7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된 만큼, 지역 단위에 뿌리를 둔 연대가 단단히 퍼져 계속해서 광장을 잇길 기대해 본다.

 

 

최산 기자(choisan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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