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3 (토)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10월] 성사되지 않는 우리의 정기총회

2016년 9월 28일 2학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정기전체학생총회’(이하 정기총회)가 열렸다. 2학기 서울캠퍼 스의 정총은 정족수 769명 중 약 400여명 남짓의 학우들만이 참여했다. 결국 1학기에 이어 2학기 때도 정족수를 못 채웠기 때문에 2학기 정기총회에서 논의된 안건은 학생들의 의견으로써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에도 2학기 정총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많은 학우들과 2014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성적평가 방식, 매년 신입생들에게 문제가 제기됐던 미네르바 교양강의,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논란, 총장 선출권 그리고 학생 대표자들의 징계 건에 관해 논의를 진행했다. 

정기총회 성사, 왜 안되는 걸까

외대알리는 정기총회가 성사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익명의 외대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10월 10일부터 21일까지 정기총회에 참석 하지 않은 이유, 성사되지 않은 이유, 그리고 정기총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정기총회가 성사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내 현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총회가 성사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성사되지 않는 정기총회에 성원으로써의 무기력함을 느끼고 참석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총학 홍보 문제 지적 많아

설문조사로 수합한 정기총회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중 상당수는 총학의 홍보에 대한 지적이었다. 작년 총학의 인문관, 도서관 대형 현수막과 비교해 페이스북 페이지 이외의 다른 홍보물을 학교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고, 오프라인 홍보를 보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앙도서관에 대형 현수막을 부착한 작년 총학생회

비대위 측은 “안건 홍보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페이스북 홍보를 통해서 안건들을 카드뉴스로 제작했고, 대형 현수막을 거는 대신에 교내에 현수막을 부착했다”며 정기총회 홍보 방법을 밝혔다. 또한 “이번에 대동제, 농민학생연대활동, 정기총회 3개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홍보를 같이 하게 되었고, 정기총회 홍보가 조금 묻힌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히고, 정기총회 관련 문자의 웹 발신을 학교에 6개를 요청했으나 문자가 2개만 발송되어 홍보효과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학의 정기총회 홍보 효과가 미진했던 이유에 대해, 정기총회와 관련한 총학의 페이스북 공지가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총학 페이스북을 보면, 정기총회 일시가 포함된 관련 게시물은 정기총회보다 늦은 날짜에 예정된 농활과 축제보 다 더 늦게 게시되었다. 

정기총회 날짜 문제를 지적한 학생도 있었다. “학우들이 정기총회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일자와 시간을 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는 의견이다. 설 문조사 결과, 학생들이 정기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의 가 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알바와 약속 같은 일정 문제 때 문이었다. 날짜 공고를 더 일찍 했다면 정기총회에 참석 위 해 일정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학생들에게 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학 총회는 어떨까?


서울대학교, 동국대학교는 2학기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두 대학 총학은 외대 비대위와는 다르게 약 3주전부터 정 기총회 일시를 공고했다. 특히 동국대학교에서는 전 총학 생회장단이 각 11개 단과대를 돌며 3000배, 총 3만 3천 번의 절을 올리며 학생들의 정기총회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대 역시 정기총회 1주일 전 총학생회장이 총학 페이스북에 호소문을 게시했다.

서울대와 동국대는 각각 학생총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정족수 1610명, 약 1300명이 필요했다. 서울대는 개회 당시 1684명, 개회 후 총 2000명에 달하는 학생이 참여 해 정기총회가 성사됐고 동국대는 역시 1568명 참석으로 정기총회가 성사됐다. 두 학교 모두 학생총회 성사를 바탕 으로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큰 힘을 가지게 되었다.

▲총학 이동학생회, 일본어대 학생회라고 쓰여진 천막을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성사된 정기총회: 2013

최근 들어 성사된 마지막 정기총회는 2013년 10월 7일 2학기에 있 었다. 2013년 2학기 정기총회에서는 한국 대학 연합회 재신임 총 투 표, 제 2도서관 설립 등의 안건이 논의가 됐다. 2013년 당시 총학생회 “Hufs` cnadle”은 9월 2일 2학기 개강일부터 어떤 안건이 논의되는 지 등의 자료가 담겨있는 자료집 및 유인물 배부를 통해 정기총회에 관 한 홍보를 시작했다.

당시 총학생회는 9월 내내 정기총회 성사를 위해 아침 홍보와 점심 오 프라인 홍보와 페이스북, 훕스라이프 커뮤니티, 총학홈페이지 등 다양 한 루트를 활용해 온라인 홍보를 진행했다. 또 정기총회 3주전부터 대 자보,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를 했다. 새로운 안건들이 많아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고 총학이 정기총회 한 달 전부터 홍보를 하는 등 정 기총회 성사에 열의가 보였기 때문에 정기총회는 성사될 수 있었다.

▲정기총회 당시의 빈 의자들

비대위는 “정기총회가 성사되어 안건이 의결되면 제일 큰 장점은 논의 안건을 학교가 일부 학생의 의견으로 치부 하지 못하고, 전체 학생들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학교와 협상할 때 정기총회 의결이 큰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도 밝혔다. 이번에는 비대위장은 7주, 부 비대위장은 6주에 달하는 징계까 지 받았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징계에 대한 많은 학생들의 의결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기총회의 필요성을 누구 보다도 알고 절실해야할 비대위가 정기총회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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