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월)

대학알리

한림대학교

명탐정 코난의 검은 범인

만화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범인들은 항상 검은색 쫄쫄이를 입은 듯한 모습이다. 그 범인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마 베일에 싸인 용의자를 표현해 내는 역할이 아닐까 싶다. 취재를 하다 보니, 그 검은 범인은 한림대 안에도 있었다. 아니, 사실 학교 전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베일이었다. 심지어 잘 벗겨지지도 않았다. 한림 알리는 어쩌다 베일에 싸인 검은 범인을 마주쳤을까?

한림 알리의 창간을 계획하고 나서, 우리는 기사를 쓰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학생들의 알권리와 우리 개개인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달렸다. 실제로 우리가 선정한 아이템들 역시 ‘학생들이 알아야’ 하거나,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 가며 기획했다.

그런데 우리는 순수하게 한림대 학생으로서의 자격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할 이 아이템들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장애물들을 넘어야 했다. 때로는 인터뷰 시간 직전에 약속 장소에서 인터뷰를 거절당하기도 했고, 때로는 학교외부언론들처럼 취재요청서를 작성해야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끝끝내 이 사건들의 진상을 파악했을 때, 어마어마한 음모가 숨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염려하는 것이 헛소문이기도 했고, 문제라 생각 했던 것들은 누구나 이해할 만한 각자의 사정이 있던 것이기도 했다. 그렇다. 학교는 마냥 나쁘기만 한 ‘범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학교가 요즘 미디어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요 몇 년 사이에 학내에 생긴 좋지 않은 사건들이 미디어를 통해 새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때에 만약 검은 베일이 더더욱 두터워 진다면, 학생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너도 나도 명탐정 코난이 되어 학교를 ‘베일에 싸인 검은 범인’으로 만들어 버리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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