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월)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사라진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 대숲지기 인터뷰

사라진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 대숲지기 인터뷰

"제보자 분들과 충돌하고 싶지 않아"

ⓒ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2018년 4월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이 폐쇄되었다. 대나무숲 페이지 관리자 ‘대숲지기’는 “제보자 분들과 충돌하고 싶지 않아 폐쇄를 결정했다.”라며 폐쇄 이유를 밝혔다. 아래는 회대알리와 대숲지기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Q1. 대나무숲을 개설하고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1. 대나무숲(이하 대숲)은 2016년 학교 커뮤니티가 부진하던 시기에 타 대학 대숲,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과 같은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만들게 되었다. 회대숲 이전에 페이스북에 비슷한 형식의 페이지가 있었으나 당시는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 때 회대에서 학교 내 성폭력 문제가 떠오르는 시점이었던 이유도 있었다.

 

Q2.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 공지 중에는 검열이 있다. 어떠한 이유 때문인가.

A2. 처음엔 공지사항이 없었다. 혐오와 폭력 등의 게시물을 관리자가 개별적으로 안내 후 필터링하는 정도였다. 대숲은 제보자를 관리자가 알 수 있기 때문에 검열 및 신고가 용이하다. 그렇기에 검열 기준을 명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 및 폭력과 관련된 게시물을 제보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몇 번의 피드백 이후 제보와 관련된 부분을 포함하여 공지사항을 게시하게 되었다.

 

Q3. 혐오 및 폭력적 게시물은 얼마나 자주 제보되며 어느 정도의 강도인가? 검열을 처음 언급 할 때도 현재와 같은 빈도로 게시물이 제보될 것을 예상했는가?

A3.  대숲에 혐오발언은 게시된 적이 거의 없었다. 다만 제보는 다수 있었다. 검열 언급 전과 후 혐오발언의 빈도는 거의 차이가 없다.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수준의 노골적 혐오 표현보다는, 돌려 말하는 정도다. 그러나 검열을 통보하면 폭언이 돌아오긴 한다. 관리자에게 직접적 폭언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 에타 들어가면 알 수 있다시피 검열과 관련된 글이 올라온다. 즉각적으로 검열에 대한 욕이나 항의가 올라옵니다.

ⓒ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대숲지기가 폐쇄를 알리는 글과 함께 올린 대화 내용이다.

Q4. 폐쇄를 알리게 된 글에 올라온 ‘모두의 화장실’ 사업 반대 글은 한 명이 여러차례 제보한 것인가, 여러 명이 제보한 것인가.

A4. 한 분이 제보한 게시물이다. 다만 이런 내용은 가계정으로 제보된다. 검열이 될 것 같은 게시물은 대부분 가계정으로 제보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5. 이외에도 대나무숲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이 있는가?

A5. 대외활동 홍보 게시물이 사이비 단체와 관련된 내용이었던 적이 있었다. 타인의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하며 내용을 올려달라는 분들도 꽤 있다. 타인의 실명을 거론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Q6. 폐쇄에 앞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A6. 제보 후 따뜻한 인사와 관심을 보내주셨던 분들이 계십니다. 대숲 폐지에 아쉬움과 인사를 전해주신 분들께 고맙습니다. 특히 따로 메시지로 인사 전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취재 =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정리 = 박상혁 기자 (qkrtkdgur972@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