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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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보다 요금이 비싸다고요? - 말로 보는 이야기 대회

동대문 보다 요금이 비싸다고요? - 말로 보는 ‘이야기대회’

이야기대회의 이야기를 엮어보았습니다.

 

 지난 4월 9일에 열렸던 주차유료화문제 공론화와 성공회대학교 학내 민주주의 투쟁을 제안한 집회의 이름은 ‘이야기대회’다. 투쟁을 제안했던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을 비롯하여 타 학부 대학원생들, 그리고 성공회대 학부생들까지. 모두가 이야기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의 이야기대회는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바뀌었다.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야기대회 측에서 날짜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회대알리에서는 취재 대신 지난 주 이야기대회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보았다. 내일 이야기대회에 참여할, 가서 뜻을 같이할 사람들을 위한 예습이며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 서울시설공단 화면 캡처

“그렇게 오래 걸려?”

 차량을 이용하면 25분이 걸리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한 시간이나 걸린다는 발언을 들은 한 참가자의 반응이다. 차량을 이용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딜레마다. 성공회대에서는 주차요금으로 매 10분 당 1000원을 부과하고자 한다. 서울시는 공영주차장에 급을 나누어 요금을 부과한다. 1급지로 분류되는 신문로가 매 5분 당 500원, 종묘, 동대문, 잠실역이 매 5분 당 400원을 받는다. 학교가 잠실역 보다도 많은 요금을 요구했던 셈이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은 천왕역에 있다. 천왕역은 4급지로 분류 되어 매 5분 당 100원을 징수한다.)

 

“보행권이나 환경권 때문에 학교에 차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저도 차를 갖고 있지만, 학교의 환경권이나 보행권이 보장된다면 저도 마다할 이유가 없어요. 다만 학교 측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게 된 건 왜 일방적으로, 하루 전에 통보해서. 더구나 선착순으로 신청 받는다 해서...”

 주최 측에서 이야기대회가 열린 이유를 설명하며 한 이야기다. 환경권 보장, 좋은 일이다. 보행권 보장, 뚜벅이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대회 참가자들은 명분이 아무리 좋더라도 일방적으로 통보된 사항이라는 점을 지적했고, 이러한 의사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갑자기 작년부터 학교가 주차장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팠어요. 저기 평상 있는 자리에서 다 같이 술도 마시고.. 어떻게 보면 추억이 많이 남는 장소들인데.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소통하는 자리가 아니라 차를 위한 자리로 바뀌어서 슬펐어요. 그리고 학교가 많이 열려있어서 주민 분들께서 앞에 오셔서 산책도 오시고 강아지나 고양이 오면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했었는데... 글쎄요. 이제 그런 걸 기대하기는 힘든 걸까요.”

성공회대 학부생이 했던 자유 발언 중 일부다. 학교 앞은 단순한 입구 역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소통, 추억 쌓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작년 9월 쯤 학관 앞에 설치된 ATM이 철거 되었고, 그리고 앞부분 보도블럭을 다 파헤치더니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학교 측에서는 의견 교환의 장을 만든다고는 했겠지만 타협 및 대화 기회가 부족했다.”

해당 학부생이 인터뷰 때 덧붙인 내용이다. 대화와 타협의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을 대학원생, 학부생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 강성진 기자

“제가 노래를 하나 만들었는데, 소통을 붙여서 부르는 노래에요. 소통 없이는 못살아, 소통 없이는 못살아, 소통 없이는 못살아, 정말정말 못살아”

“찬송가를 개사해서, 소 → 통↘ 소→ 통↘ 소→ 통↘ 소→ → 통↘, (다 같이!) 승리의 소통!”

 진행자 유윤열(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재학 중) 씨가 개사한 노래다. 이야기대회의 주최 목적 그대로, ‘소통’에 관한 내용이다. 쉬운 노랫말로 많은 참가자들이 따라 불렀고... 기자 본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우리 카카오톡 오픈채팅, 성공회대 주차유료 반대 오픈채팅이 있어요. 카카오톡에서 검색하시면 들어오실 수 있는데, 지금 520명.. 정도 들어올 예정입니다. 52명 정도 들어와 있어요. 이건 사실이에요!”

‘성공회대 주차유료화 반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운영 중이다. 집회 당시에는 52명, 현재는 61명이 채팅방에 있다.

 

“재밌게 하자가 오늘의 모토였거든요.”

여느 집회처럼 엄숙하지 않았다. 노래도 부르고, 참가자들이 진행자의 발언에 웃음 짓는 일도 여러차례 있었다. 유윤열 씨가 밝힌 이유는 ‘공감을 얻기 쉬워서’였다.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불편해하거나 참여가 배제되지 않기를 바랐고, 그렇기에 자유발언이 가능한 이야기대회와 유머를 선택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카톡방에서 칭찬을 받는 것이 저희의 보상이에요.”

이야기대회는 자율성이 결합 된 행사다. 참여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참여한다면 행사를 지켜만 봐도 좋다. 뜻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의 발언에도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다. 메시지 전달 뿐만 아니다. 행사 주최, 기획도 자율성을 따른다. 김민성 씨는 “후원을 받지 않고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준비해 온 행사”라고 밝혔다. 이들에게 가장 값진 보상은 후원금이 아닌 오픈채팅방에서의 칭찬, 그리고 다양한 이들의 의견공유라고 한다.

 

취재, 사진 =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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