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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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동물권

교양강의서 교수가 미투 고발자 비하... 해명·사과없이 발 빠르게 교수 교체 이루어져

교양강의서 교수가 미투 고발자 비하... 해명 · 사과없이 발 빠르게 교수 교체 이루어져

 지난 달 17일,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K 교수가 ‘미투 가해자 L 교수를 옹호하고 전반적으로 미투에 대한 부정적 발언’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K교수가 지난 3월 대나무숲을 통해 성희롱 및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고 L교수를 언급하며, “그 분은 ‘원래’ 미투 발언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그런 농담이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는 거일수도 있어. 그 분 강의스타일이 그런걸 어떡해” “그분 자살하셨잖아 오해받아가지고... 오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마치 ‘학생들이 L교수를 자살로 몰아간 가해자인 것처럼 태도를 취했다’고 토로했다.

 

K교수, 교양강의에서 미투 고발자 비하, 미투 비난

다음은 논란이 된 17일 K교수의 발언이다.

“무슨 말만 하면 다 대숲에 올리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정말 치사하다” 며 미투 고발자를 비하하는 듯한 말과 더불어 “뭐가 불만이야? 무슨 일 터지면 전부다… 수업시간에 한 말 가지고 댓글에다가 올리고 대숲에 올리고 이건 뭐야!”, “강의 시간에 이야기 하는 건 제발 좀 사진 좀 찍지 말고 녹음 좀 하지 마”, “강의실이란 공간은 말 그대로 교수와 학생 간의 믿음이 있어야 되거든. 강의시간에 농담하고 그런 거는 어떤 의미로 봐서는 교수님들이 재밌게 하기도 하고 전달을 잘하기 위한 그런 수단일 수도 있어. 알았지? 그런 글을 너무 그렇게 곡해하면 안돼. 알았지?”, “미투에 올리기만 해봐”, “녹음하는 놈들 있는 거 아냐 또?” 라며 미투 자체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

해당 강의 수강생 A씨는 ‘해당 발언들을 모두 들은 것이 사실’이라며 “(학생들이) 교수에게서 학문도 배우지만 그 사람의 언행이나 생각에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부적절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고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글

총학, 진상조사 요구해... 학교는 발 빠르게 교수교체

 논란이 됐던 수업일 바로 다음주 24일에는 조교가 대신 중간시험을 진행했다. 중간시험 이후 5월 1일부터는 교체된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총학생회는 1일, 사건 발생부터 교수 교체까지 일련의 상황을 수강생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총학생회는 17일에 중앙운영위원으로부터 해당 사건의 정황이 서술된 글을 전달받았고, 내부 회의에서 대응방향을 논의하여 다음날 18일 진상조사위원회 발족과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학생지원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처를 통해 ‘교수 교체사실을 미루어볼 때, K교수가 불미스러운 언행정황에 대한 사실을 시인 했을 것‘이라고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강생들은 학교 측으로부터 교수 교체 조치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떠한 공지도 전달받지 못했다. 학교 측의 조치에 대해 수강생 B씨는 “과연 ’학교 측에서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진상조사를 제대로 안하고 교체했으면 이건 이대로 문제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진상 파악 진행, 하지만 시인 여부는 알 수 없어

 교무처는 “해당 교수와 연락을 하여 진상을 파악하는 일련의 절차가 있었다”며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문제가 원활하지 않은 것 같아, 수업에서 학생들과 소통을 잘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학생지원팀은 “익명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총학측이 진상조사를 요청했고, 교무처가 문제에 대한 조치의 일환으로 교강사를 교체한 것은 팩트”이지만 “시시비비가 현재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익명의 문제제기로는 학교가 징계조치에 한계가 있다”며 “성평등센터라던지 공식적으로 신고를 해야 학교에서 징계조치가 들어갈 수 있다고 총학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외대알리는 K 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담당교수 교체 관련 총학생회의 공지

상황 설명이나 해명·사과 절차 생략한 학교 측의 대처

 학교 측은 논란이 되자마자 K 교수를 교체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였다. 하지만 교수 교체 조치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 것은 총학생회뿐, 학생들은 학교 측으로부터는 어떠한 설명도 들을 수 없었다. 수강생 A씨는 교수가 교체되었다는 사실조차 에브리타임을 통해서 확인했다.
 또한 교체 조치 이전에 해당 교수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해명을 하거나 사과하는 절차도 없었다. 그저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었는지, 학교 측의 대처에 허점이 보인다.

정소욱 기자 (faithery09@gmail.com)
이채은 기자 (codms980515@gmail.com)
허예진 기자 (adastravv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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