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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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알리 오피니언] 전체학생총회는 왜 열리지 않았을까?

▲ 2016년 전체학생총회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차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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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학생총회는 왜 열리지 않았을까?

학교가 낯설다. OT는 교내에서 점잖이 치렀다. 이제 혜당관의 밤엔 달빛만 출입할 수 있으며 축제엔 부푼 가슴을 적셔줄 약주가 없다. 심지어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던 교수들이 복귀했다. 모두 지난학기에 일어난 문제들이다. 그리고 학생회도 낯설다. 이 문제들을 두고도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는 우리학교 학생회의 가장 큰 기구다. 학우들이 모여 학내의 중대한 사안을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다. 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은 학우들의 공식입장으로서, 학교 본부와 대화할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렇다면 총회는 열려야 하지 않았을까? 취재진은 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총학생회장에게 물었다. 그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관행을 깨고자 한다. 그 동안 총회는 3월마다 열리는 연례행사였다. 올라오는 안건들은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보다 행사를 장식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총회의 성격은 퇴색되었다. 실제로 3~4년간 총회가 성사되지 않은 점과 학교와 타협이 불가했던 점이 결과를 방증한다. 따라서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 비로소 열 것이다.”

또한, 학생회장은 총회가 열리지 않아 학우들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인지하고 “올해 학교에서 진행된 일 가운데 총학생회와 협의하지 않은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총운위 역시 이러한 의견에 대부분 동의했다고 밝혔다.

▲ 2016년 전체학생총회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차종관)

그러나 취재결과, 학생회장의 주장과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총회는 연례행사가 아니었다. 물론 14년도까진 매년 3월 26일마다 총회가 열렸다. 그러나 15년도 총회는 9월 15일, 16년도 총회는 3월 15일, 17년도 총회는 5월 2일에 열렸다. 이제 총회는 필요에 따라 시기를 조정한다. 왜냐하면 둘째, 안건은 중대한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각 년도마다 총회의 굵직한 안건들만 나열하더라도 14년 ‘300억 예산부족 재정위기’, 15년 ‘학과 통폐합 피해학생 수업권 보장’, 16년 ‘대학구조개혁-프라임사업’, 17년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총회는 성사되기도 했다. 14년도 총회는 1617명이 참석해 정족수 1462명을 넘었으며, 16년도 총회는 1602명이 참석해 정족수 1484명을 넘었다. 즉, 총회는 관행이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총학생회가 ‘총장 간담회’ 등을 통해 총회 없이도 학교본부 측과 협의를 시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학생회장이 총운위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고 상기한 바, 취재진은 총운위 관계자들과도 접촉했다.

익명의 관계자 A는 “올해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학교본부 측과의 대화를 총회를 통하지 않고 성사를 시켰다.” 며 정기적인 총회를 지양할 뿐, 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A의 개인적인 생각은 달랐다. A는 유독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총회는 열려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실질적으로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B 역시 총회는 열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부터 학교 본부에 입학식 예산안을 청구했으나 아직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설령 총회 없이 문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전체 학우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는 굉장히 중요하다.” 며 총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결국 학생회 측에서 총회를 열지 않은 이유는 첫째, 시기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없다고 판단한 까닭이며 둘째, 총회를 거치지 않고도 학교본부와 대화가 가능한 까닭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고, 총회의 의의가 학우들과의 소통에 있기 때문에 총회는 열렸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교외OT 미지원, 혜당관 24시 이후 출입제한, 성추행 및 폭언 교수 복귀, 대학구조개혁 등, 해결되지 않은 중대한 문제는 많다. 이 문제들이 과연 총회를 열만한 중대함이 떨어지는 것인가? 또한, 총회가 그저 대화를 위한 중간과정에 불과한 것인가? 공론화와 의견개진이 학내민주주의의 주춧돌임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총회를 열지 않은 까닭엔 의문이 드리워져있다.

| 글 : 성주현 기자

| 사진 : 차종관 기자

 

[정정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기사 내용 중 사실관계가 아닌 것이 있었습니다.

본래 기사 원문은 '총회가 성사된적이 없음'을 시사했으나, 확인 결과 14년도와 16년도에 성사된 적이 있었습니다. 고로 사실관계에 맞춰 기사를 수정합니다. 본문에서 수정한 부분은 밑줄 긋기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오류가 있었던 기사 원문입니다.

즉, 총회는 관행이 아니었다. 그러나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성사되지 못한 점과 학교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현재 총학생회는 ‘총장 간담회’ 등을 통해 총회를 거치지 않고 학교본부 측과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 학생회장이 총운위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고 상기한 바, 취재진은 총운위 관계자들과도 접촉했다.

단대알리는 보다 명확한 보도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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