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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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권리] 2018 와일드카드 결정전 리뷰

 

넥센이 기아를 1차전에서 10대 6으로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만나게 되었다. 1차전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던 에이스 양현종을 올리면서까지 총력전을 준비하던 기아는 수비실책과 불펜의 부진으로 다음 해를 기약해야 했다.

- 5회에 찾아온 악몽

4회까지는 양 팀 에이스 브리검과 양현종이 자신들의 명성을 증명하듯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투수전으로 이어질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5회 초, 최형우가 2사 2, 3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아가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아는 앞서가는 점수에도 웃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이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공을 손가락에 맞으며 황윤호와 교체되는 불상사가 벌어진 것.

5회 초에 찾아온 불길한 기운은 5회 말에 바로 되돌아왔다.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진 것. 특히 포수 김민식의 두 번의 실책 성 플레이가 뼈아팠다. 선두타자 임병욱의 안타 이후 김혜성의 타석에서 타격방해로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정후의 타석에서는 번트타구가 높이 떴음에도 불구하고 공을 잡지 않는 실책 성 플레이를 보여줬다. 아웃카운트가 될 수 있었던 타구는 파울이 선언되었고, 다시 기회를 잡은 이정후는 희생타를 치며 넥센이 첫 득점을 올렸다.

지속되는 실책은 계속해서 나왔다. 1사 2, 3루 상황에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며 동점이 되어버린 것. 5회 초 공격에서 부상으로 빠진 김선빈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결국 5회 말, 넥센은 대거 5점을 내며 경기를 바로 뒤집는데 성공했다.

- 기아 타선은 강했다

지면 내일이 없는 기아는 반격에 나섰다. 6회 초 이범호의 투런 홈런으로 한 점차 까지 따라붙었다. 7회 초에는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나지완의 적시타로 5대 5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저력을 확인시켜준 순간. 기아로서는 최형우의 타구가 이정후의 호수비로 인해 병살로 이어져 역전까지 가지 못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 기아 불펜은 약했다

타선이 기껏 동점을 만들어 놨더니 기아 불펜은 바로 7회 말에 역전을 허용했다. 6회 말부터 등판한 팻 딘이 이정후와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로 1점을 실점하더니 구원 등판한 김윤동은 샌즈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김하성과 임병욱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스코어는 9대 6이 되어버렸다.

- 경기 후반 또 발목 잡은 실책

8회 초 이범호가 솔로홈런으로 끝까지 추격의 불씨를 당겨봤으나 8회 말 2루수 실책에서 이어진 만루 상황에서 박병호가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스코어를 10대 6. 4점차로 벌렸다. 9회 초 넥센의 마무리 김상수는 무난하게 3아웃을 잡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화와 넥센의 대진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 기아 총평 : 수비에서 갈린 승부

부상에 시달리는 에이스 양현종을 1차전 선발투수로 올리며 총력전을 예고한 기아. 하지만 수비가 말썽을 부리며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오늘 양현종이 기록한 실점은 모두 4점. 하지만 자책점(투수 책임으로 기록된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양현종이 기록한 4점 모두 수비 실책으로 인해 실점한 것이다. 특히 팀의 척추라인으로 불리는 포수, 유격수, 2루수에서 모두 실책이 나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포수 김민식은 타격방해와 타구판단 실책 뿐 만 아니라 블로킹 실수마저 저지르며 양현종이 흔들리는 데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만약 수비가 도와줬더라면 양현종이 길게 이닝을 책임져가며 넥센 타선을 묶어놓을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결국 양현종은 6회 말 팻 딘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팻 딘부터 이어진 불펜진은 넥센 타선을 당해내지 못하며 타선이 기껏 만든 점수를 지켜내지 못했다.

- 넥센 총평 : 불펜 호투 없이는 다음도 없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불펜의 안정화는 필수로 보인다. 선발 브리검이 6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던 기아전 성적에 비하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브리검이 내려간 뒤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와 이보근은 그다지 안정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한현희는 버나디나와 나지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이보근 역시 최형우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이정후의 호수비에 이은 병살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면 역전을 허용할 수 있었던 상황. 선발 로테이션이 빈약한 넥센의 특성 상 불펜이 책임져야 할 경기는 많을 수밖에 없다. 불펜의 안정감 없이는 플레이오프 행은 장담할 수 없다.

 

| 글 : 홍승완 기자 h2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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