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작년에 공사하겠다던 미가엘관 금간 벽

새학기는 시작됐고 

새내기는 기숙사에 들어왔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취재/글=하태성 기자 kygy27@naver.com
취재/사진=조일신 기자 majesticer13@gmail.com


“이번 겨울에 행복기숙사 사업을 진행하면서 미가엘관도 함께 검사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미가엘관 1층 화장실이 있는 벽면에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학교는 미가엘관 내부 벽의 크랙을 겨울방학 때 수리하겠다고 회대알리를 통해 학생들과 약속했다. 하지만 개강 당일에 현장을 찾아갔을 때 여전히 벽에 크랙이 남아있었다. 겨울방학 동안 벽면을 수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회대알리는 겨울방학 동안 왜 벽면을 수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자 시설 관리와 관련 있는 직원 여러 명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연락을 회피하거나 미가엘관을 수리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학교 행정 기구에서 시설보수와 영선을 담당하는 이대필 부장에게 연락했다. 이대필 부장은 “당시에는 시설보수를 총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을 잘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조영훈 전 시설관리팀장에게 약속을 받았다면, 조영훈 전 시설관리팀장에게 전화해보라.”고 했다.

취재 당시 시설관리팀장이었던 조영훈 전기실/전기통신 차장은 “행복기숙사가 올해 4월에 착공할 예정이고, 그때 미가엘관 벽면을 보수할 예정 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하며, “벽면 수리를 약속한 것은 기억하지만, 현재는 시설관리팀장직을 맡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하게 이야기 하기는 곤란하다.”며, 홍성선 총무팀 팀장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

홍성선 팀장은 하자는 알고 있었으나 벽면을 수리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홍성선 팀장은 “미가엘관 벽면에 금이 간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전 팀장이 겨울방학 내에 보수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다.”며, “자세한 내용은 법인 사무국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법인 사무국은 “지금 인터뷰하기는 어렵고, 홍성선 팀장과 조율을 한 뒤에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미가엘관 문제를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가엘관에서 사는 기숙사생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김민주(신학과, 16) 학생은 “학생은 학교에 많은 돈을 내고 기숙사를 쓰는 만큼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학교 측은 안전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어도, 여기 사는 사람들이 위험을 느끼고 보수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만큼 빨리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규(경영학부, 15) 학생은 “큰 하자가 아니라서 안심해도 된다고 하더라도, 미가엘관을 보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불안하다.”고 하면서, “외부인이 금을 본다고 했을 때 학교 이미지가 안 좋아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교 행정 시스템은 참으로 답답했다. 직원들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보라며 전화 돌리기에 급급했고, 미가엘관 벽면 수리를 약속했다는 사실은 총무팀 내에서 제대로 의사소통되지 않았다. 직원 자신이 책임지겠다거나 이번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겠다는 이야기는 찾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약속은 있으나 마나였고, 학생이 겪는 불안함은 관심 쓸 대상이 아닌 것 같았다. 학교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주길 기대했지만 헛수고였다.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나 제2롯데월드에 있었던 여러 하자들을 떠올리며 불안해했다. 학교가 건축 구조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줬어도 불안해 한 것이다. 심각하고 물리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사람이 심리적으로 불안에 떤다면 그 상황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학생들은 불안감에 떨면서 수업을 받고. 기숙사에 살 이유가 없다. 부디 학교가 책임지고 빠른 시일 내에 미가엘관 벽면을 수리하고, 학생 안전에 더욱 신경 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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