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월간 피임 2호: 콘돔 써라.

 

안녕 독자여러분! 오랜만이야. 여름방학 잘 보내고 있어?

뜨거운 여름을 맞아 오늘은 비정기 월간 피임 두번째 주제, 바로 "콘돔" 에 관한 이야기를 들고 왔어.

가장 대중적이고 우리에게 친숙한 피임법이지. 

 


다양한 과일향 가향콘돔. 그 시절 나의 눈에 이것은 분명 맛있는 껌이었다. (출처=듀렉스)

 

 기자는 어렸을 적 마트 계산대 앞에서 형형색색의 과일이 그려진 네모난 상자를 어머니에게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있어. 풍선껌인줄 알았거든! 어머니께서는 새빨개진 얼굴로 “그런거 만지는거 아니야!” 하시며 나를 나무라셨지. 맞아. 그건 과일 가향 콘돔 세트였어!(웃음)

이렇듯 콘돔은 편의점, 할인마트, 심지어 드럭 스토어에서 몇 천원이면 쉽게 구입 가능한 접근성 높은 피임도구야.


-콘돔, 가장 편리한 피임도구

많은 여성들이 피임약 부작용을 겪었다. (출처=네이버카페)

 

 지난 편에서 여성의 피임법으로 경구피임약을 다루었지? 효과적인 피임법이기는 했지만 호르몬제이기 때문에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혈전증부터 메스꺼움, 두통, 부정출혈까지. 참 많은 부작용이 있었어. 흡연자이거나 호르몬 농도에 예민한 여성은 사용조차 불가능하지.

그런데 콘돔은 어때? 거의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고 피임약에 비해 부작용도 현저히 적어. 라텍스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는 플로이소프린 등 신소재 콘돔이라는 대체재도 마련되어 있지. 이뿐아니라 콘돔은 성병 예방 기능이라는 압도적 장점을 가지고 있어. 혹시 다른 종류의 피임법을 행하고 있더라도 콘돔은 기본인거야.

 

-그런데, 왜 안해?

 이렇게 편리하고 효율적인 콘돔. 쓰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콘돔 사용률은 불과 11%OECD 국가 중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어?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내 지인들에게 직접 물어봤고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어.

 

“서로 분위기 다 달아올랐는데 세상에. 사 둔 콘돔이 다 떨어졌더라고. 거기서 옷 주섬주섬 주워 입고 편의점 가서 사 오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잖아. 여자친구도 됐다고 하고. 그럴 때 가끔 없이 하지.” (A군)

“솔직히 노콘(콘돔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하는게 더 좋잖아! 더 잘 느껴지고. 그렇다고 매일 (콘돔) 없이 하는 건 아니지만, 특별한 날이라든지… 그런 거 있잖아(웃음)” (B군)

“피임약 복용할 때에는 굳이 안껴도 되지 않을까 해서…….” (C양)

“나는 콘돔 사용하면 아프더라고. 너무 쉽게 건조해지는 것 같아. 그래서 사용하지 않고 할 때가 많지.” (D양) 

 

 

답변도, 11% 콘돔 사용률도 충격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피임방법으로 질외사정을 선택한 비율이 61%, 생리주기 조절을 선택한 경우가 20% 였다는거야! 

 

-뭐? 질외사정? 지뢰사정이겠지!

(출처=검정고무신)

 

너무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으니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자. 작년 … 쯤 방영된 EBS의 까칠남녀라는 토크쇼 기억해? 피임, 자위, 겨털 등 기존의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솔직하게 토론을 펼쳐 많은 화제를 일으킨 프로그램이야. 여기서 예기치 않게 화제가 된 게스트분이 계신데 바로 이분이지.

 

자신의 조절 능력에 자부심을 표출하는 봉만대감독. (출처=EBS1)

방송에서 저렇게 당당하게 “난 지금까지 질외사정을 했고 성공률이 100%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니. 저 사람은 진심으로 질외사정이 효과적인 피임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거야. 

중간에 콘돔을 쓰면 로맨틱하지 않다. 분위기를 깬다”는 말 또한 완전히 어불성설이야. 얼마나 대단한 로맨틱함이길래 콘돔 뜯는 5초, 콘돔 끼는 30초도 허용할 수 없을까? 

 

*만약 아직도  중간에 콘돔을 끼는 게 너무 분위기를 깨서 견딜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우가 있다면, 이 동영상 보고 연습하도록 하자! 분위기를 하나도 깨지 않고 콘돔을 착용하는 방법 노하우 동영상이야! 어렵지 않으니 연습하면 곧잘 따라할 수 있을거야!

https://www.youtube.com/watch?v=KG7sElArA40

 

 이에 덧붙여서, 질외사정 자체가 피임법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야. 질외사정을 피임법의 한 종류로 다루는 교과서 등 매체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 산부인과 의사 등 전문가들은 “질외사정은 피임법이 아니며 질외사정을 선택한 100명 중 22명은 임신을 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어. 

 

정자운동성 높은 멋진 학우들, 꼭 콘돔 사용하도록 하자!  (출처=EBS1 까칠남녀)

 

-안전한 날? 우리의 몸은 기계가 아니야.

안전한 날, 많이 들어본 말이야. 그런데, 정말 안전한 날일까? 답은 ‘삐- 틀렸습니다.’야.

우리의 몸은 기계가 아니야. 아주 사소한 변인에 의해서도 갑자기 배란이 이루어지기도 해. 지금까지 주기에 맞춰 꼬박꼬박 생리를 하다가도, 알아차리지 못한 어떤 것 때문에 갑자기 주기가 뒤틀릴 수 있다는 거지.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약 10%)을 앓고 있는 여성들은 배란 주기가 일정하지 않아서 가임기를 예측하기 몹시 힘들어. 최근 생리불순을 겪는 여학우들이 많지? 그러한 경우에도 소위 ‘안전한 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또한 여성의 체내에 진입한 정자는 5일까지 생존할 수 있어. 질내사정을 한 그 날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후 배란이 이루어져 몸 속에서 생존한 정자와 만나 수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

 

-다시한번 명심하기. 노 콘돔 노 섹스

학우들은 대체로 ‘콘돔, 써야하기는 하지.’라고 생각은 하고 있어. 그러나 ‘분위기’, ‘더 큰 쾌락’ 등의 이유로 콘돔 사용을 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거지. 이와 같은 현상은 콘돔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

조금 강하게 말 할게. 콘돔은 고작 그딴 이유로 쓰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야. 조금 더 큰 몇 십분 간의 쾌락을 위해 짧게는 몇주, 길게는 아마도 평생,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그 순간을 가슴깊이 후회하며 수십 수백 번 곱씹게 되고 말거야. 

 

No condom, No sex.

헐리우드 배우 리처드기어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에이즈 예방 캠페인에서 외친 슬로건이야. 가슴 깊이 새기자. 온 몸이 뜨거워져도, 그 순간만큼은 머리를 차갑게!

 

그렇다면 월간 피임 콘돔 1편은 여기까지 할게.

다시 만날 그날까지 즐겁고 안전한 성생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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