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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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종이배] 476개의 참사를 기억하며

476개의 참사를 기억하며

글을 쓰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2주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도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목이 메어온다. ‘세월호’라는 이름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기사 들어가는 말에도 한 번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7월 7일> 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그냥 꿈에서 깬 것뿐이야." 라는 첫 소절을 듣는 순간, 한 소절만 더 들어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노래를 멈추기도 했다.

세월호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단원고등학교 학생도 있었고 교사도 있었다.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이들, 인천에서 제주도로 화물을 운송하는 운수 노동자들, 배 안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도 있었다. 제주도로 가는 그 배 안에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난 하나의 참사가 아니라, 그 날 일어난 476개의 참사다. 
그 476개의 참사 중 163개의 참사는 ‘생존’이 되었고, 304개의 참사는 ‘사망’ 이 되었다. 나머지 9개의 참사는 ‘실종’ 혹은 ‘미수습’ 이라고 불리고 있다. 별 가망이 없더라도, 나는 그들을 내일은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이란 것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7일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부활절이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해 승천한 '하느님의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의 죽음과 슬픔만을 극복하지 않을 이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예수는 그렇다. 그는 모든 양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내려왔고, 죽었고, 부활했고, 승천한 이이기 때문이다.

부활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부활할 이들에게도 미리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꼭 기억할 테니 부디 걱정하지 말아요.


세월호 취재팀장 장성렬

 

[4월의 종이배] 화인

[4월의 종이배] #.1 안산 합동분향소

[4월의 종이배] #.2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4월의 종이배] #.3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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