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방학특집]일본 감성 여행기

16학번 새내기로서 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 우빈이가 일본 여행을 취소해서 아쉬워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뭐가 문제야. 나랑 같이 가자!”라고 말했고, 우리는 방학에 떠났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엔화가 급상승했고. 무척 무더운 날씨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는 듯했지만 꿋꿋하게 2016년 7월 17일부터 7월 21일까지 총 4박 5일간의 일본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왔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가깝지만, 먼 나라다. 일제강점기에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미운 것과는 별개로 일본만의 ‘분위기’가 아름답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인정한다. 그래서 일본의 감성을 담은 우리의 일본 여행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이지만 집에서 회대알리 기사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

 

#첫날

비행기는 저가항공 ‘티웨이항공’을 이용했다. 얼리버드 티켓으로 약 13만원에 저렴하게 구매했다. 오사카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저가항공이지만 불편함을 못 느꼈다.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일본에 도착해있었다.

 

먼저 오사카의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여행을 시작했다.

 

일본은 버스시간표가 종이에 쓰여있고, 제시간에 정확히 버스가 왔다.

 

버스 안은 한국과 비슷하다. 기사가 오른쪽에서 운전한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오사카에 와서 오후에 한 일들은 ‘먹기’였다. 사진의 근처 공원에서 디저트를 먹기도 하고, 도톤보리에 가서 스시도 먹었다. 정신없이 먹고 난 후 우메다로 이동하여 “헵 파이브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HEP FIVE는 복합 쇼핑몰로, 세계 최초의 빌딩 일체형 대관람차가 있는 곳이다. 야경을 구경하는 동안 노래를 틀면서 떠들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꼭대기에 올라왔을 때는 마치 오사카에서 제일 높이 떠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불빛 위에서 우리가 웃는 얼굴, 노래와 섞인 웃음소리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둘째 날

아침부터 염색을 하러 갔다. 평소에 보라색을 정말 좋아해서 꼭 염색을 해보고 싶었는데 일본에서 한 염색이라 기분이 새로웠다. 우빈이는 분홍색으로 염색했다. 한 미용사는 K-POP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한류에 놀라고, 지하철에 쓰여 있는 많은 한국어를 보고 또 놀랐다.

 

염색하고, 또 한 번의 먹방을 찍은 뒤 ‘나카자키쵸 카페 거리’로 이동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우리를 반겨줬다. 걷다 보니 살짝 어두워졌는데, 그때 켜지는 불빛들도 아름답다. 헵 파이브의 화려한 야경과 다른 느낌의 잔잔한 아름다운 야경이다. 이곳에는 고층빌딩보다는 낮은 건물들이 대부분이고, 카페 거리답게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즐비해있다. 오사카의 도톤보리처럼 사람이 바글바글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일본에는 자판기가 정말 많다. 길가를 지나가면 꼭 하나는 있는 것 같다.

 

카페거리를 간 후 다시 도톤보리로 갔다. 도톤보리 하면 늘 찍는 “글리코상”. 이 글리코상은 1935년부터 제과업체 ‘에자키글리코’라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광고판으로 글리코의 마라토너가 오사카 돔과 가이유칸, 쓰텐카쿠, 오사카 성 등 오사카의 주요명소를 돌아 도톤보리에 골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왜 유명해졌는지는 일본사람도 모른다고 한다. 아마 도톤보리의 중심지에 있어서 아닐까 추측한다.

 

#셋째 날

이날은 너무 더워서 숙소에서 계속 쉬다가 교토로 이동했다.

 

“교토 기온거리”는 우리나라의 가로수 길과 비슷하다. 가로수길이 현대적이라면 이곳은 예스러운 분위기다. 불빛에 비치는 물가의 모습이 교토의 밤을 더 운치 있게 만들어줬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정말 교토의 느낌을 가득 담은 곳이었다. 일본의 소소하고 아늑한 느낌을 가득 담았다. 겨울에도 가고 싶은 곳이다.

 

#넷째 날

셋째 날에는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을 갔다. 더운 날이었지만 대나무 숲 그늘에 가니 생각보다 덜 더웠다. 그렇지만 인력거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니는 것을 보고 내가 다 더워지는 기분이었다. 돈 버는 것의 힘듦을 일본에서 깨닫고 간다.

 

이곳은 사진을 찍는 곳마다 청량한 분위기가 나서 좋았다. 색감이 예쁜 곳이다.

 

폴라로이드로 찍은 대나무숲 사진.

 

교토는 모든 건물이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의 경주 같은 곳이라서 그런지 견학 온 고등학생이나 관광 온 서양인이 많았다. 나는 흔히 생각했던 ‘일본의 풍경’이 녹아있는 곳이 교토라고 생각한다. 오사카는 한국의 명동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오사카보다 교토가 더 좋았다.

 

고베로 이동하는 길에 어김없이 맛집을 찾아갔다. 그 후 저녁에 고베에 도착했다. 고베의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정했다. 주인아저씨는 영국인이었는데 정말 친절했다. “고맙습니다”라는 뜻을 한국어로 배워가는 등 한국에 대해 여러 가지 물어보며 궁금해했다.

 

‘고베는 야경’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조금 늦은 시간에 고베 숙소로 도착한 후 힘든 몸을 이끌고 “고베 하버랜드”를 갔다. 대관람차는 타지 않고 구경만 했다. 사실 운영시간이 지나서 못 탄 것이지만 보기만 해도 불빛이 아름다웠다. 고생한 것을 잊을 정도로.

 

밤이 되니 선선해서 기분 좋은 날씨였다.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야경이 멋졌다. 마치 호주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고층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지 않아서 더 탁 트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참 더웠던 오늘의 힘듦을 이곳에 다 두고 갈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은 오사카로 다시 이동한 후 공항으로 향했다.

 

아는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그리고 “스미마셍” 정도였는데 버거운 적이 없었다. 그만큼 충분히 한국어로 안내가 잘 되어있었고,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줬다. 물론 구글맵의 도움도 컸다.

늘 우리는 하루 일정을 마치면 숙소에 와서 호로요이를 마시면서 그 날의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래서 하루가 지날수록 친구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여행하면서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4박 5일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유 여행 하면서 얻은 것들을 떠올리면 시간 날 때마다 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어느 때보다 더 뜨겁게 더운 것처럼 느껴졌던 2016년의 여름날,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일본 여행기를 마친다. 그리고 일본에서 먹은 음식들은 여행을 함께한 우빈이가 따로 기사를 쓸 예정이니 회대알리에서 확인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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