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대학알리]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비영리스타트업 4기 지원사업' 활동을 조명합니다. 지난해 '비영리스타트업 3기'로 선정되어 활동했던 경험을 되살려, 공익활동에 첫발을 내딛은 '비영리스타트업 4기' 6개 팀의 모습을 담아갈 예정입니다.
지난 7월 3일 포레스트 구구에 비영리스타트업 4기가 함께 모였습니다. 첫 교육으로 진행된 주제는 <비영리스타트업 온라인 활동 시작하기>인데요. 적정마케팅연구소 김철환 소장님과 함께 비영리 단체로서 온라인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디지털 캠페인이 무엇인지, 캠페인의 이슈를 매력적으로 어떻게 스토리텔링 하는지 등 온라인 활동 전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기인 만큼 교육에 참여한 비영리스타트업 4기 팀들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현장이었습니다.
강의는 크게 두 파트로 진행되었는데요. 전반부는 비영리의 디지털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후반부에서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PART 1. 비영리의 디지털 캠페인
먼저 강의의 첫 시작은 디지털 캠페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흔히 캠페인과 광고·홍보를 혼용해서 사용하곤 하는데요. 여러분은 둘의 차이점을 알고 계시나요? 캠페인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의미하고, 광고나 홍보는 단편적인 사업, 이슈를 전달하는 파편화된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환경 단체가 지구온난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이슈를 알리고 모금을 받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고 생각해봅시다. 여기서 환경 단체가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의 조합은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고 각각의 개별적인 콘텐츠는 광고·홍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캠페인에서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1) 캠페인의 핵심: 이슈 선정하기
보통은 인지도가 높은 단체가 하는 캠페인일수록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 단체의 인지도는 캠페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과거에만 하더라도 단체의 인지도가 주는 힘은 강했습니다. ‘브랜드 충성 고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 그러나 요즘 시대는 브랜드 충성 고객은 사라지고 ‘유행 충성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또 굳이 특정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가성비’를 더 중시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죠. 인지도가 핵심이 아니라면 비영리스타트업이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슈입니다.
아무리 단체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더라도, 현재 전달하는 이슈가 개개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지 못하고 매력적이지 않다면 관심도는 당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단체가 전달하려는 핵심 이슈 자체가 매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로 전달하더라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핵심 이슈 선정이 비영리스타트업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광고 성과 vs 전환 성과
캠페인의 핵심 이슈가 매력적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캠페인 광고 및 홍보의 다양한 성과 측정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캠페인에서는 성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더 용이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 홍보물의 클릭수나 도달률이 높으면 성공한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성과를 어떻게 바라볼지는 캠페인의 목표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이슈를 단지 많은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시민들이 해당 이슈에 도달하는 클릭 수로 성과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캠페인의 목표가 직접적인 참여나 후원이라면, 성과는 단순 도달을 넘어서 후원이나 자원봉사 참여도를 지표로 삼을 수 있겠죠. 또한 참여하는 사람들이 1회성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동하는지도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를 광고 성과, 후자를 전환 성과라고 합니다. 광고 성과가 좋다는 것과 전환 성과가 좋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실제 광고 성과가 좋더라도 전환 효과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3) 성과 극대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하기
캠페인의 전환 성과를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참여자를 만들기 위해선 실험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단체와 이슈에 맞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 것이죠.
첫 번째로 전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웹사이트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A/B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A/B 테스트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두 가지 이상의 시안 중 최적안을 선정하기 위해 시험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A와 B 둘 중에 소비자의 선택을 많이 받은 결과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은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공원 부지에 걸린 개발 제한이 해제되면 도시의 공원들이 줄어들 위험에 처해있다는 이슈에 주목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은 서명 참여 페이지를 먼저 배치할지, 이슈 설명을 먼저 제시할지, 참여 독려 문구는 무엇을 할지 등 A/B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방식을 찾았다고 합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그 숫자의 의미를 해석해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는 수집하는 시기와 상황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다음 단계의 캠페인, 콘텐츠로 넘어갈 때는 맥락에 맞게 다시 데이터를 측정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후원 과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겠죠.
바로 직접적인 후원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렵다면 리드 제너레이션(Lead Generation)이라는 단계적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리드 제너레이션은 단체의 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연락처를 모으고 이들에게 참여 요청을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잠재 후원자를 모아 후원자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단계별 전략을 가진다면 전환 성과가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기술뿐만 아니라 내용에 대한 논의도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논 타겟팅’의 성과가 타겟팅보다 훨씬 좋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에 달렸다는 것이죠. 캠페인의 콘텐츠에는 단순한 이슈 파이팅을 넘어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콜 투 액션(call to action)을 담은 메시지를 담아야 전환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PART 2.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슈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이어서 강의 후반부에서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슈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공감을 일으켜서 참여로 이어지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일으키고 참여로 이어지게 하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관심은 의외성에서 나온다
비영리 단체가 이슈에 대해 소개를 할 때, 이를 보는 사람들은 예상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사람들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만 채워진다면 식상함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관심을 줄어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그들의 예상을 깨는 ‘의외성’이 필요합니다. 뻔하지 않게 이야기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죠. 이러한 의외성은 상식에 반하는 이야기, 통념을 깨는 이야기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팸메일을 지우면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광고가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캠페인을 생각하면 대중교통 이용하기, 석탄발전 금지 서명 운동 이런 것을 떠올리는 것과 달리 스팸메일 차단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전력량으로 환경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2) 본인의 이야기로 느낄 때 사람들은 공감한다
의외성으로 관심을 끌었다면 공감은 본인의 이야기로 느낄 때 이뤄질 수 있습니다.
불법어업으로 인한 물고기 멸종에 대한 캠페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지금처럼 불법어업이 계속되면 2048년에 잡을 수 있는 물고기가 없어진다는 내용을 강조하면 사람들은 먼 미래의 문제로 생각하거나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점심 식탁에 올라온 생선 중 50%는 불법어업으로 잡힌 물고기입니다.” 는 어떤가요?
밥상 위에서 먹는 생선의 절반 이상이 불법 포획의 결과물이고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을 제시한다면 본인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의 문제로 풀어주는거죠.
또한 캠페인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경험하게 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압 송전선 주변의 삶이 왜 파괴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암 발생률과 같은 객관적/실질적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식도 있지만 BBC다큐멘터리에서는 특수 카메라로 땅에 심은 형광등이 전선 없이도 켜지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여줍니다. 고압 송전선에서 흘러나오는 전기의 치명적인 힘을 ‘눈으로’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죠.
3) 시급하고 현재적인 문제에 사람들은 참여한다
관심을 가지고 공감을 하더라도 이슈가 먼 미래의 이야기라면 사람들이 참여로 바로 이어지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을 참여로 이끌려면 시급하고 현재 이야기라는 점을 보여주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앞선 도시공원 일몰제 역시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 1년 전부터 이슈화를 시작했는데요. 해당 이슈를 소개할 때 1년 뒤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지금 일어날 문제로 인지하게 만드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추상적인 주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 또는 수치를 제시한다면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더 효과적으로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숫자를 좀 더 형상적으로 경험케 할 수 있는 비유의 활용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년 유리나 방음벽에 부딪쳐 죽는 조류의 수를 1년에 800만 마리라고 제시하는 것보다 5초에 우리가 눈 한 번 깜짝할 때마다 죽는 조류의 수가 1마리라고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죠.
여기까지 비영리의 디지털 캠페인과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에 대한 강의를 전해드렸습니다. 이후에는 교육에 참여한 비영리스타트업 팀들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Q&A
“사람들이 관심을 덜 갖는, 주제 자체가 마이너 한 팀들이 콘텐츠 만들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이번 비영리스타트업 4기 ACT IT 이율도 대표님은 이주민에 대한 이슈가 관심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이주민에 대한 이슈를 감정/감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슈에 관련된 데이터를 주력해서 보여주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이주인권 콘텐츠 그룹_ACT IT은 행동하는 이주민 인권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팀으로, 이주민에 대한 이슈 접근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질문이었는데요.
이에 대해서 김철환 소장님은 “목적에 따라 이성적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3자의 시각에서 이슈를 다시 스터디해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의외로 흥미로운 요소가 나올 수도 있고, 중점 사업 이슈와 별개로 콘텐츠로 매력적인 이슈는 다를 수 있습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이제는 수단이 아닌 핵심으로 자리한 디지털
디지털이 수단이었던 과거와 달리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며 디지털의 활동이 메인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즉 참여는 오프라인, 홍보와 확장은 온라인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뜨릴 시기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디지털의 활용은 캠페인 홍보 방법이라는 차원을 넘어 참여와 운동이 기반으로써 나아갈 것입니다.
사실 온라인 활동이라 하면 모두가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 마련인데요. 이번 강의를 통해 비영리 스타트업 4기의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기로 활동했던 대학알리 역시 비영리스타트업으로써 어떤 방식으로 온라인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배워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이 콘텐츠는 서울시NPO지원센터와 비영리스타트업 3기 대학알리의 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이 콘텐츠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npo2013.blog.me/222025191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