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6시 30분,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성공회대학교 미가엘관 M301 강의실에서 학제 개편 간담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최영묵 교무처장, 김주용 학생복지팀 팀장을 비롯한 여섯 명의 학교 측 인사와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학생자치기구 대표자를 비롯한 중앙운영위원회 구성원들이 참석했다.
김현지 부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학우들을 소개하며 설명회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최영묵 교무처장(더불어숲교육혁신원장 겸직)이 학제 개편 배경과 두 가지 개편안을 설명했다. 최 처장이 밝힌 개편안 도입 배경은 전공별, 학부별 편중에 따른 과밀화 문제 완화와 사회적 수요 반영,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대비였다.
최 처장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학제 개편을 논의했다. 관련 처장과 각 학부에서 위촉한 7인이 더불어숲혁신원교육개혁 소위원회가 중심이 됐다. 이들은 1월부터 2월까지 컨설팅 업체 '나비프로젝트'에 교육개혁안 용역을 맡겼으며, 2월 6일에 진행한 학교 교직원수련회에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소위원회는 같은 달 28일에 각 학부와 전공별 의견을 수렴했고, 3월 7일에는 5차 회의를 마치고 개편안을 확정했다.
학교 측이 학생에게 학제 개편 소식을 알린 건 3월 13일이었다. 최 처장이 보여준 자료에는 '학생 대표자 간담회'라 명시되어 있었으나 회대알리의 취재 결과 13일에 이들이 가진 자리는 본래 교양 교과과정 개편을 논하는 자리였다. 13일 이후에도 교수회 콜로키움에서 개편안을 발표하고, 전공교육과정운영위원회와 입학관리위원회 등 학내 다양한 기구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있었다. 학우들의 의견을 듣는 공식적인 자리는 이날 열린 학제 개편 간담회가 처음이었다.
최 처장이 설명한 개편안은 두 가지였다. 1안은 그가 13일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나 설명한 방안이었다. 계획은 다음과 같다. 1안에 따르면 기존의 4개 학부 체제를 6개 학부 체제로 개편한다.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통합한다. 국제학부를 만들어 유학생을 유치하며, 경영학부가 국제학부를 주관할 수 있도록 한다. 경영학과를 경영학부로 분리시켜 4개 트랙을 운영한다. IT학부는 융합IT학부로 바꿔 산업계 수요가 높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10개 트랙을 운영한다. 사회융합자율학부는 경영학과를 제외한 4개 학과를 존치시킨다. 미래융합학부를 신설해 빅데이터응용 등 4차 산업 역량을 가르친다.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통합하는 근거는 두 학부의 정원 대비 재적 비율이 고르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인문은 정원이 26.9%인데 재적 중인 학생이 18% 내외인데 비해, 미디어콘텐츠는 정원이 14.7%인데 25.2%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각 학부의 정원을 고르게 유지하고, 선택률이 낮은 전공을 활성화하기 위해 두 학부를 합치는 게 학부 통합의 핵심이다.
2안은 기존 학부제를 유지하고, 3개 학부를 더해 7개 학부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마찬가지로 경영학 전공을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분리해 학부로 만든다. IT융합자율학부를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개편해 8개 이상의 전공트랙을 운영한다. 1안과 달리 빅데이터응용과 인공지능 교육은 미래융합자율학부를 개설해 해당 학부에서 가르치도록 한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인문융합콘텐츠학부로 이름을 바꾸고, 사회융합자율학부는 4개 과목 체제를 지속한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는 제3전공인 영상문화콘텐츠를 추가하고 신문방송학과의 이름을 바꾼다. 1안과 동일하게 국제학부를 추가한다.
최 처장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인 것도 많이 보았고, 개편 이후 학생들이 정체성 문제를 비롯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어 2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제학부 신설은 두 개편안에 모두 담겨있다. 국제학부는 글로벌디지털경영을 가르치며, 정원이 없는 학부다. 경영학부에서 이미 관련 커리큘럼을 만들었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유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개편안 발표 이후 최 처장을 비롯한 학교 측 인사들과 학생 대표자들이 질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6시 58분에 시작한 질의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회대알리는 학생 대표자들의 주요 질의 사항을 아래와 같이 재구성했다.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합치는 걸 지난 14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문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통합 소식을 이렇게 듣는 게 맞는 건지 의아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학생들의 의견을 잘 보았다. 입시 상황과 학생 수만 카운트 한 상황에서 컨설팅 의견을 받아 제안한 것이었다. 학생과 학교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두 개편안 중 하나로 확정하는 것인가?
최영묵 교무처장 오늘 의견을 수렴하고, 내일 평의원회가 있다. 각 학부의 전공별 명칭이나 운영 방향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 4월 4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5일에 열릴 교무위원회에서 개편안을 통과시키면 확정이다. 이건 우리의 안이다. 여러 의견이 개진되면 더 논의할 수 있다.
오늘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 이해하면 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일정에는 오늘까지로 해놓았다. 학생 대표자들이, 혹은 필요에 따라 자리를 마련한다면 학교 입장을 다 설명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의견을 결집해 전달했을 때 거기에 답해 함께 합의하는 것이다. 몇 번 만났느냐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학생들이 불편해하는지, 이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교육부의 정책이나 재정 지원 등을 말했는데, 교육부의 정책은 해마다 바뀌고 거기에 학교가 맞추는 게 맞는가? 맞추는 과정에서 학우들의 동의가 없었고, 학우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학교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학우들이 교수, 처장, 팀장 등 학교 구성원에 비해 목소리를 낼 자리가 충분히 있었는가? 권력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다. 교육부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동의 없는 절차를 진행한 건 학우들의 알 권리와 선택권, 교육권을 침해한 것 아닌가?
최영묵 교무처장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안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의 방향성을 정하고, 교원 중심으로 제안을 짠 건 맞다. 그걸 조율하는데도 어려움이 컸다. 그 다음 외부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하고 컨설팅을 받는 과정이 있었다. 안을 확정 짓는 게 늦어졌다. 코로나19를 벗어나 학교가 활성화되어 좋은데, 그동안 이러한 절차적인 것들이 많이 생략된 듯하다. 학생회나 모든 조직이 코로나19 이전이었다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부분에 소홀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을 충분히 수용한다.
집행부가 지난 2학기에 만들어졌을 때 학교의 현안은 생존 문제였다. 학교가 살아야 되니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년으로 다가온 인증평가 문제가 긴급하게 대두되었다. 그래서 이 과제를 급하게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부분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 이후 충분히 열심히 하려 한다.
IT융합자율학부 커리큘럼 개편에 대한 질문하려 한다. 앞서 진행한 개편안 설명에는 미니트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없었다. 설명 부탁한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내용에만 집중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학부 입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 보고 때문에 개편이 4월까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며, 전공에 관한 건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생각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려 한다.
IT융합자율학부의 경우 고등학생들을 입시에서 유도할 수 있게 가칭 '소프트웨어융합학부'를 만들었다. 전공을 하나만 유지하고, 그 안에 10개 전공 트랙을 준비했다. 트랙 이름은 다음과 같다. 모바일 앱 개발, 프론트엔드 개발, 백엔드 개발, 주로 웹 프로그램 쪽이다. 그리고 게임 개발, 네트워크, 사물 인터넷, 정보 보호, 영상 처리, 인공지능, 데이터분석 이렇게 10개 트랙을 준비했다. 대부분은 이미 IT융합자율학부에서 교육하는 내용이다. 트랙이라는 이름을 붙여 학생들이 졸업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공부하고 졸업했는지 명확히 하고자 트랙을 구성했다.
지난주 쯤에 갑자기 2안이 나오는 바람에 인공지능 쪽은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둘 다 IT융합자율학부에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두 개 전공과 관련된 하나의 트랙을 더해 총 9개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 이 트랙 제도는 강제 요건은 아니다. 전공 분야로 진입하기 위해 교과목으로 구성된 트랙이 있고, 이를 들으면 전공자가 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듣고 싶은 과목만 듣고 졸업하는 것도 허용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고 졸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
교수자끼리의 논의는 있었으나 학생회한테, 학우들에게 언제 알릴 계획이었는가. 4월 7일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하기 이전에 개편안을 학우들에게 알릴 계획이 있었는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학부에서 논의할 때, 느긋하게 생각했다. 학부제 전체에 대해서는 (생각) 못한 게 사실이다. 트랙 쪽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트랙 구성 외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학제 개편의 책임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생들과의 소통은 교무처나 더불어숲교육혁신원에 맡기고, 전공에 대한 건 나중에 학생들과 얘기하겠다 생각한 거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만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이는 없는가? 그 얘기를 듣고 싶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솔직히 학생들과의 소통은 개인적으로 생각 안 했다. 학교 본부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 생각했고, 저희는 IT학부 내의 것들을 신경 썼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학부제 개편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이가 집행부에 있냐 물었는데, 학생복지처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 걸 의심하면 안 된다. 일정상 그게 왜 반영되지 않았는가를 보면, 일정이 아주 촘촘하게 잡혀있다. 아까 설명했듯 현재는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 어느 단위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최근 안이 많이 바뀌었고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안이 확정되는 시점에 학생들과 어떤 절차를 밟으며 의견을 수렴할지에 대해 제가 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건 교무처장이 생각하고 제시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중대한 사안 혹은 안건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안을 만들 때부터 기간을 두고 공지를 하거나 설문을 한다든지, 안이 결정되었을 때는 학우들 과반의 동의를 얻는 등 학생 자치권을 보장할 학칙을 마련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주용 학생복지팀장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다. 그 부분은 학생복지처장과 상의해 총장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생 의견 수렴 제도와 관련해서는 학생복지협의회가 있고, 인권개선협의회와 학사제도개선협의회가 있다. 이번 경우는 급박하게 이뤄져 협의회를 거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학사제도개선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제 개편을 통해 재정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학제 개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이들은 학생이다. 학우들에게 학제 개편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교무처장으로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게 업무다. 앞서 말씀드렸듯 학부제를 도입한 지 6년 차가 되는 상황이다. 변화를 담아 다양한 과목이나 전공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의 필요성보다는 수업을 받는 학생들 입장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받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국제학부나 미래융합학부는 일단 인문으로 분류되어 있다. IT로 분류하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하드웨어 중심으로 인식된다. 빅데이터나 AI는 특정 분야의 관심사가 아니다. 모두가 알아야 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공과 상관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이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할 서비스라 생각한다.
처장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학부별 정체성과 결속력, 전공별 결속력을 강화해 학교과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담아보려 한다. 이에 여러분도 의견을 많이 주면 좋을 것 같다.
최영묵 처장이 생각하는 성공회대학교의 정체성이 궁금하다. 학교란 어떤 것이고, 처장의 교육관이 현재 학부제와 개편안에서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하다.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성공회대학교는 진보적인 학교이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학교"라 말씀한 것과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이나 내용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총장이 23학번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23학번 학우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총장은 인문학을 배제하고 IT와 AI 기술 발전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지만 특정 기준의 뒤꽁무니를 따르는 학제 개편, 학생들을 배제하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며 학생들을 존중하고 있다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학제 개편을 포함해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이 무얼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말해주면 좋겠다.
최영묵 교무처장 공식 입장과 사견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식 입장은 합의해 선언한 바가 없어서 얘기할 수 없다. 다만 학제 개편과 혁신원 원장 입장으로 얘기하자면, 우리 학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진보적 학풍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무엇이 진보적인 것이냐에 있어 자율과 다양성, 공생 이런 가치를 표방하고 실천하는 게 정체성이라면 정체성이다. 근데 이런 부분들이 갈수록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얘기했듯 IT 전문화, 경영 전문화 이런 것들이 그 정신을 살리는 것과 관계가 있나 생각하실 수 있는데 거기에 양면성이 있다. 생존이라는 문제와 정체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생존 문제는 경쟁력 저하와 재원 고갈, 학생 이탈 등의 문제가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위적이다. 생존을 해야 정체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걸 남이 어거지로 씌운 것도 아니지만, 외피를 혹은 걸어놓은 슬로건을 약간 바꾼다고 해서 정체성이 훼손된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정체성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은 다를 거다. 그래서 사견이라 말했다. 이 장점을 살려나가되 생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두 과제를 동시에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그런 목소리가 오히려 우리의 정체성을 새로 돌아보고 재구성할 계기로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국제학부에는 다른 국적을 가진 유학생들이 온다. 지금 교환 학생들이 어떻게 학교를 다니는가 보면 학교가 국제학부를 잘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기숙사에 있는 세탁기 사용에 교환 학생이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례가 있고, 이 자리에도 교환 학생이 없다. 교환학생이 학생회 사업이나 학교 사업에서 많이 겉돈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엄연한 차별이라 생각하고, 이런 문제를 학교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최영묵 교무처장 연구교류처를 중심으로 굉장히 열심히 준비 중이고, 교환학생들의 의견을 포함해 전달하고 방안에 대한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
국제학부에도 학생회가 서야 하는데, 이는 학생사회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노력할 수 있는 영역 외의 것들도 있다. 학생복지처에서 국제학부 학생회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지원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아직 깊게 생각을 못했다. 5월이 되어서야 국제학부가 2학기에 설치가 되는지 아닌지, 규모는 어떠한지 알 수 있다. 5월이 되어 국제학부가 어느 규모로 만들어지는지 보고 예상 가능한 여러 활동을 학생회와 대화를 하며 대책을 세우도록 노력해보겠다.
국제학부는 단순히 한 학기를 교환학생을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이 생활은 어떻게 할지,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고 소통은 어떻게 할지 아주 단순한 질문들을 드리고 있다. 연구교류처에 답변을 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국제학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세부적으로 설계한 것은 없다고 받아들여지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책임 있는 자리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어 또 다른 만남의 자리에 담당자를 배석시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문서를 요구하시면 문서로 답을 할 수 있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염려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국제학부를 만들기 위한 주체가 학교에서는 연구교류처로 되어 있고, 국제학부를 설립하면 운영의 주체는 경영학부가 된다. 그러면 경영학부는 국제학부가 만들어졌을 때 예상 가능한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나 제도 해결을 위해 각 처에게 요구하는 순서를 밟을 것이다. 현재로서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얘기한다면, 준비가 안 된 게 맞다. 그런데 국제학부 설립을 확정한 시점에도 이전과 같은 대답을 한다면 말이 안 된다. 일단은 주체가 확실히 확립되고, 해당 주체가 문제점을 예방하고 학교에 도움을 구하는 과정이 5월 이후 국제학부 설치가 확정된다면 당연히 있을 거다.
아래는 회대알리가 현장에서 최 처장에게 질의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외부에서 자문을 받았다고 하는데 자문 기관은 어디이며, 자문 기관의 컨설팅 내용이 개편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성공회대학교는 지난해 사학혁신지원사업에 참여했고, 이 사업은 학교가 컨설팅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나비프로젝트라는 곳이 우리 학교의 전체적인 학부제와 개혁 방안을 자문하고, 보고서를 받았다. 컨설팅 의뢰 이후 두 달간 관계자 인터뷰 등의 과정을 거쳐 기초안을 받았다. 거기서 반영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는데, 제안 자체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지면 안 되니 혁신원 회의 과정에 연구원들이 계속 참여해 우리의 의견을 반영한 안을 만들었다 볼 수 있다.
컨설팅 내용 중 무엇이 개편안에 반영되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경영학부와 국제학부 개설은 컨설팅 업체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미디어융합자율학부와 인문융합자율학부를 통합하자는 안은 어렵다 판단하고 있다. 큰 틀에서 융복합을 확장하기 위해 마이크로 디그리(단기간에 최소 학점을 채워 이수하면 학사 학위 외의 작은 학위를 주는 학제-편집자 주), 탈경계 대학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다. 컨설팅 업체가 융합학부를 만드는데 조언을 해준 부분이 있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IT학부에서 먼저 추진하고 있었다.
여러 학부가 생기고, 전문 인력이나 교수를 비롯해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할 교직원이 필요하다. 이들을 더 임용해야 하는데 지난해 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보니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교직원들의 보직 수당을 삭감하는 등 예산 절감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다고 한다.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학생들이 경험할 행정적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한 바가 있는가? 임용을 위한 재정적 토대를 마련할 방안 또한 논의한 게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기획처와 교무처가 논의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학교가 유치하려는 유학생들이 이슬람 문화권의 학생들이다. 우리 학교에 이슬람 연구소가 있다. 연구소와 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학생들을 위한 회의나 기도 공간을 만들고, 이슬람 연구소를 통합해 학생들의 적응과 문화적인 향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직원 추가 채용 문제는 지금 단언해 말씀드리기 어렵다. 교류처가 직원 채용에 들어갔고 한 명이 더 올 것으로 보인다.
인력 채용에 대해서도 컨설팅을 받은 바가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대학의 성공 사례를 많이 얘기해줬다. 우석대나 아주대, 상명대 같은 경우와 이들의 운영 시스템을 알려줬다.
타 대학의 유학생 유치 성공 사례를 보면 재정적으로 충분해 유학생들을 지원할 재원을 갖출 대학들이었다. 반대로 우리 학교는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학생 유치를 진행하는데, 학생만 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 유학생들의 등록금 외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이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펀딩을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국제교류재단이나 해당 문화권에서 사업하는 기업체들이 있다. 기업체에서 장학금 기부를 약속한 것도 있다. 그리고 유학생들이 오는 지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려는 기업과 공동 사업을 해 우리는 비용을 절감하고, 그쪽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돈을 받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얼마 정도 충당이 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정확한 답변은 어려우나 장학금 비율이 굉장히 높을 거다. 단기적으로는 우리 학교에 수입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에 더 가깝다.
유학생들이 유학을 염두에 두고 대학별로 따지는 조건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외국인 유학비자인 D-2 비자 발급이 용이 한지다. 현재 법무부는 불법체류율 1% 미만 대학에는 입학허가서만으로 비자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 대학은 해당 대학 명단에 이름이 없다.
지난해부터 김경문 총장이 재정난을 돌파하기 위해 유학생을 유치하겠다 말했는데,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한 게 없다. 국제학부를 통해 재정난 해결이 가능하다 보는지,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총장이 얘기한 것은 답변하기 어려운데, 말씀드렸듯 유학생을 유치해야 학교의 외연을 확장하고 무슨 일을 해야 기금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과 공공재단 등과 협업을 통해 학교의 비즈니스를 확장한 부분이 있다. 유학생 관리 부분은 과거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굉장히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학생 유치나 글로벌 캠퍼스 조성은 김경문 총장의 의지라 볼 수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일단 그렇게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교육부가 학부제 개편안을 반려하거나, 개편안이 의도한 대로 전개되지 않을 경우 대안이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상식적인 합리성이 있는 한 교육부가 거부할 가능성 별로 없다고 본다. 기존 체제에 새로 두 학부를 만드는 것에 문제의 소지는 별로 없다. 학부가 추가되고 가는 정도지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거다.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넘어가며 기존의 학과 체제에서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들어야 할 수업이 사라지는 것을 비롯해 행정적인 불편을 경험했다. 이러한 사례를 조사하거나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게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계속 점검해야 한다. 정확하게 파악은 못 했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소통 관련 질문이 계속되는 이유는 학생들이 학교 당국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점을 바꿔 이야기하자 했는데, 4월 7일까지 논의나 진전이 없다면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건지 논의를 더 해 늦추겠다는 것인지 기조가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날을 잡아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논의하기로 했는데 결과가 어떨지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운 건 아니다. 논의를 끝까지 하겠다는 얘기만 할 수 있다. 4월 7일까지인 것에 대해서는, 일단 저희가 법적으로 양해를 구하는 거다. 그때까지 안 되면 논의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데, 이 경우 기존 학부 체제는 그대로 있고 국제학부와 미래학부 정도만 변화 없이 갈 수 있다.
취재: 강성진 기자(helden003@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유지은 기자(ujieun0231@gmail.com), 정인욱 기자(wjd053@gmail.com), 황바우 기자(ghcggb@naver.com)
글: 강성진 기자
사진: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