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1 (월)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학부제 개편 톺아보기

경영학부, 미래융합학부, 국제학부 신설
6년 전과 닮은 올해 봄의 개편 과정

4개 학부제 체제가 5년 만에 끝난다. 성공회대는 2024년에 이후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7개 학부제를 적용한다. 학생 대표자가 학부제 개편 소식을 알게 된 건 2월이었다. 학생 대표자가 아닌 학생들은 3월 중순이 되어서야 개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논의할 시간은 촉박했다. 학교 측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보고하기로 한 날짜는 4월 7일이었다.

 

촉박한 일정 속, 학교가 학생들의 우려와 질의를 수용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은 교육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시작해 "향후 논의" 혹은 재정 문제 완화, 교육부의 대학 평가로 귀결되었다. 학교가 7개 학부제로 개편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는 학교가 4개 학부제를 도입하려 할 때 내세운 명분이기도 했다.

 

 

4개 학부에서 7개 학부로 개편

성공회대학교는 2024학년도 입학생부터 7개 학부제를 적용한다. 확정한 개편안을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리는 없었다. 학교 측이 개편안을 알린 자리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가 지난 학기에 두 차례 주최한 공청회였다. 이 자리에서 발표한 방안은 확정안이 아니었다. 학교는 4월 7일에 대교협에 보고한 최종안을 학생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새 학부제는 성공회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학부제는 4개 학부(인문융합자율학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사회융합자율학부, IT융합자율학부)를 운영하는 방안이었으나, 세 학부를 추가해 7개 학부(안문융합콘텐츠학부, 사회융합학부, 경영학부,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미래융합학부, 소프트웨어융합학부, 국제학부)로 개편했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인문융합콘텐츠학부로 이름을 바꿨다. 사회융합자율학부는 사회융합학부로 이름을 변경하고, 경영학과를 경영학부로 분리했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는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로 개편하며 영상콘텐츠전공을 추가했다. IT융합자율학부는 미래융합학부와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나뉘었다. 미래융합학부는 새로 만든 빅데이터응용전공과 IT융합자율학부 전공 중 하나였던 인공지능전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프트웨어융합학부는 소프트웨어융합전공 하나만 두되 전공 트랙 9개를 개설해 개수 제한 없이 희망하는 트랙을 택할 수 있도록 한다. 국제학부는 글로벌디지털경영전공 한 과목을 두고 있다. 국제학부는 외국인 유학생을 전담하며, 경영학부가 운영을 맡는다.

 

최영묵 교무처장은 총학 비대위가 3월 27일에 주최한 간담회에 참여해 개편 취지를 밝힌 바 있다. 학부를 개편해 특정 학과에 인원이 편중해 발생하는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수요에 따라 전공을 신설하며,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에 대비하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학생들

학부제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 동안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없었다. 관련 처장과 학부별 인원 7인이 더불어숲혁신원교육개혁 소위원회를 꾸려 개편 논의를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었다. 학교 측은 올해 1월에컨설팅 기업 나비프로젝트에 교육개혁안 용역을 맡겼다. 성공회대가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주도한 사학혁신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비프로젝트 측은 경영학부와 국제학부 신설과 '탈경계 대학'으로 나아가는 의견을 제시했다.

 

2월 2일에 열린 제222차 학교법인 이사회에서는 학부제 개편 사실을 다뤘다. 진영종 부총장은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에 이사회에서 재정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맥락에서 학부제 개편을 말했다"고 한다. 최영묵 교무처장은 교무처장으로서 당시까지 논의했던 것 중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답했다. 이러한 내용은 이사회 회의록에서 찾을 수 없었다. 안건에 학교법인 기부금과 대학 발전실 기부금 등이 있었으나, 발전 방향에 따른 실천 방안인 학부제 개편에 관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더불어숲교육혁신원은 2월 28일까지 각 학부와 전공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3월 7일에 두 가지 학부제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개별 학부 소속 교수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순서는 없었다. 학생들이 학부제 개편 소식을 접한 날은 3월 14일이었다. 이날 총학 비대위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총학 비대위는 학부제 개편 소식을 전하며, 논의 중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학교 측에 항의의 뜻을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전인 13일에 최영묵 교무처장을 통해 학부제 개편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원래는 교양 교과과정을 논하기 위해 최 처장을 만났으나, 논의를 진행하던 중 그가 총학 비대위 측에 학부제 개편안을 설명했다고 한다.

 

총학 비대위가 접한 개편안은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융합콘텐츠자율학부를 합치는 1안이었다. 둘을 합치지 않는 2안의 존재는 성공회대 미디어센터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최 처장은 성공회대 미디어센터와 인터뷰를 하며 1안과 2안 모두 설명했다. 총학 비대위의 입장문에 1안만 나와 있는 이유다.

 

관련해 학생들이 처음 소통을 시도할 수 있는 자리는 총학 비대위가 3월 27일에 주최한 간담회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학교 측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와 인문융합자율학부를 합쳐 '융합콘텐츠학부'를 만들겠다는 방안을 1안으로 제시했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정원 대비 학생 수가 부족하지만,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는 정원의 두 배 가까운 학생이 재학 중이었다. 이러한 인원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학부 통합을 제시한 것이다. 2안은 학부를 통합하지 않는 방안으로, 이후 학교가 확정한 개편안의 토대가 된다.

 

27일은 대교협에 개편안을 보고하기까지 11일이 남은 시점이었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런 걸(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물은 이가 집행부에 있었는지 여부를) 의심하면 안 된다. 일정상 그게 왜 반영되지 않았는가를 보면, 일정이 촘촘하게 잡혀있다. 현재는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어떤 절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지는 교무처장이 제시해야 할 것 같다며 답을 마무리 지었다.

 

학생자치기구 대표자들이 아닌 학생들이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자리는 대학교육협의회 보고를 4일 남긴 4월 3일에서야 마련되었다. 총학 비대위가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는 부서별 처장급 교수 5명이 참석했다. 최영묵 교무처장이 공청회를 시작하며 설명한 개편안은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합치지 않는 2안이었다. 1안은 27일에 발표한 뒤 두 학부 학생들의 반발에 따라 철회하게 되었다.

 

최 처장은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갈 것을 약속하면서도, "방안이 있어야 소통의 장으로 나갈 수 있다" 답했다. 이는 학제를 변경하려 할 때 각 전공의 학생과 교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은 2017년에 학부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할 때 학생회가 모든 과정에 참여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초안은 2월에 나왔으며, 최종안 또한 늦게 나와 일정이 촉박했다며 사유를 설명했다.

 

사실 전에도 배제했었다

'학교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를 개편하겠다'. 한 번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6년 전 학교 측이 4개 학부제를 도입할 때의 명분은 이번 개편 때와 다르지 않았다. 보다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적 또한 있었지만, 학부제 개편 과정 내내 화두로 떠오른 건 학교의 재정 문제였다.

 

성공회대가 2017년에 학부제 도입을 논의하며 내세운 이유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때문이었다. 교육부는 출생률이 줄어 수험생보다 대학의 입학 정원이 더 커지는 것에 따라 각 대학의 정원 감축을 촉진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전국의 대학을 평가하고, 낮은 등급을 받은 대학은 보다 많은 정원을 줄이고 정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산업 수요에 따라 학과를 융·복합하면 대학 평가 시 가산점을 준다고 했다. 이에 성공회대는 2017년 3월 22일, 교육부에 4개 계열 학부제로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제출 한 주 전인 3월 15일, 학교 측이 설명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소개한 개편안은 4개 학부제가 아니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학교는 학제를 '무계열 무학과'로 바꾸겠다 알렸다. 이미 있는 13개 학과 구분을 없애고, 학생들이 학교가 선정한 필수 과정을 거치면 3학년에 전공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학생들이 무계열 무학과 방안을 처음 접한 건 2016년 11월이었다. 신문방송학과 제20대 집행부 <울림>이 게시한 카드뉴스에 따르면 "작년(2016년) 11월 16일 '대학특성화방안 학생설명회'부터 (2017년) 3월 15일 '대학혁신평가 학생설명회'까지 학교는 '무계열 무학과'에 대한 안건만 설명"했다. <대학구조개혁 2주기 평가 준비에 대한 학생 TF팀>은 이듬해 3월 14일에 발표한 활동 보고문을 통해 "학교가 변화하려는 목적과 의의에 대한 충분한 토론 없이 지표 개선을 위해 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말로 특성화(안)의 필요만 반복"했다고 학교 측의 대응을 평했다.

 

그리고 2017년 3월 20일, 학교는 대학평의원회를 열어 무계열 무학과 학제 대신 4개 계열 학부제를 통과시켰다. 학교 측이 불과 5일 전에 대학혁신평가 학생설명회를 열어 무계열 무학과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알린 상황이었다. 성공회대 제32대 중앙운영위원회가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20일에 있던 대학평의원회에 참석한 학생은 학생대표 1인밖에 없었다. 학교 측의 의원 수가 보다 많은 상황에서 학과 통폐합이 이뤄졌다.

 

이틀 뒤인 22일에는 이 제도가 교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교무위원회는 제도 개편의 근거인 구조개혁에 관한 학칙을 학생들과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정했다. 이 과정을 거쳐 교육부에 보고한 방안이 4개 계열 학부제다. 2018학년도에 입학한 학생부터 2022학년도에 입학한 학생들은 모두 이 제도를 바탕으로 공부하고 있다.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재정 지원을 계속 받겠다는 목표는 지금과 동일하다. 그리고 학생들을 배제한 채 논의를 이어 나간 것도 다르지 않다.

 

학부제 개편을 통한 재정 문제 완화?

학제를 개편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은 이미 실패했다. 교육부는 2014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중 하나로 성공회대를 선정했다. 대학구조조정 정책에 따른 결과로, 이 정책은 교육과 무관한 기업 취업률을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구조조정 중심의 기조 아래 이뤄진 평가에서 성공회대는 정원감축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이뤄질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학교 측은 높은 등급을 받아 정부 재정 지원을 받고자 했고, 학과 융합은 이 방안 중 하나였다. 처음 계획했던 무계열 무학과는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안으로 시행한 게 4개 계열 학부제다. 학부를 합쳐 학과 융·복합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자 했다. 입시를 앞둔 이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마케팅에서도 학교가 강조한 건 학부제에서 나오는 이점이었다. 같은 등록금을 내고 전공 학위를 두 개 챙겨갈 수 있다거나 원하는 과목을 듣고 전공을 택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학생들을 유치하고자 했다.

 

그러나 성공회대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1년에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힉부제 시행 첫해인 2018년에 진행한 2주기 평가에서는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이름을 올렸으나, 3주기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2022년에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재정지원대학 추가 선정 대학 명단에도 성공회대는 없었다. 2022학년도부터 2024년간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상선 기획처장이 4월에 있던 공청회에서 밝힌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성공회대가 감점 당한 부분은 법인 재정 충당 비율과 정성평가 대상인 전공 및 교양 과정 환류, 비교과 과정 환류가 있었다. 정성평가의 경우 소수의 평가 인원이 주관에 따라 배점이 큰 점수를 임의로 삭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법인 재정 충당의 경우 정량평가였으며, 재정이 부족하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제를 개편하는 방안은 4개 학부제 체제에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제학부라는 우려점

국제학부 도입은 컨설팅 업체가 제안한 방안이었다고 하나, 이 방안이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 11월 8월 있던 총장 취임식이었다. 김경문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해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28일에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이전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 각 처장 또한 공청회에서 국제학부는 재정 문제 완화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컨설팅 업체인 나비프로젝트는 국제학부 도입을 제안하며, 아주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유학생 교육 커리큘럼에 관해 설명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에이전트를 통해 유학생을 모집하고 있던 3월 중에도 이들의 생활 여건을 마련할 방안은 완성되지 않았으며, 이들이 이수할 수 있는 학제 과정만 있었다. 국내 대학들이 학령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으로 유학생 유치를 제시한 지는 오래되었으며, 성공회대도 이번 학제 개편을 통해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하려 한다. 최영묵 교무처장에 따르면 국제학부 신설에 따라 기업체들의 장학금을 약속받았으며, 향후 기업체들과의 협업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국제학부 학생들의 의식주 대책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대부분 향후 논의해보겠다는 말이었다. 총장과 컨설팅 업체의 제안에 따라 국제학부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앞서 학업 여건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이유다.

 

거주 문제 또한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국제학부 운영 계획에 따르면 한 해에 50명씩 유학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4년간 완편이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200명가량을 유치하게 된다. 진영종 부총장은 공청회에서 최대 정원을 100명 정도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국에 연고가 없는 이들이 학교에 다니려면 기숙사 거주가 필수적인데, 지금도 정원 문제로 인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 있다. 진 부총장은 유학생들에게 1년간 기숙사에 살 수 있도록 보장하려 한다고 답하며 "2년 차가 되면 유학생들도 기숙사에서 다 나간다." 답했다.

 

문제는 기존 재학생의 기숙사 거주 문제부터 해결되지 않은 현 상황이다. 성공회대 행복기숙사 측은 지난 학기 중 단기 어학연수자 150명을 수용하기 위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연장 신청을 받지 않겠다 공지했으나,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한국어학당의 여름 단기 연수 기간은 7월 30일부터 8월 19일까지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다. 방학 중에는 일반 학기에 비해 기숙사에 머무는 인원도 적으며, 연수 기간도 짧다. 진영종 부총장이 밝힌 1년간 살게 하고자 하는 이들의 수는 50명에서 70명이다. 기존 사생들은 학기 중 기숙사 거주 희망자 대비 수용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는 5월 27일 전체학생총회에서 논한 여섯 가지 요구안 중 실습실 및 기숙사 부족에 따른 '시설 요구안'이 되었다.

 

유학생들이 1년간 기숙사 거주 기간을 보장받더라도, 이후에는 내국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거주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제 취업(S-3) 비자는 최초 입국일 이후 6개월 이후부터 발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때 취득하는 비자는 유학(D-2) 혹은 일반연수(D-4) 비자다. 법무부에 따르면 유학 또는 일반연수 비자는 학업을 목적으로 부여하는 체류자격이다. 이 비자를 소지한 이는 원칙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출입국관리법 제20조에 따라 체류자격 외 활동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학 또는 일반연수 비자를 가진 외국인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야 하며, 학교 유학생 담당자의 확인을 받은 뒤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학부 과정을 밟는 유학생은 주당 20시간(IEQAS 인증 대학은 주당 25시간 이내) 이내에 통역, 음식업 보조, 사무 보조 등 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연수 비자 소지자는 6개월 동안 한 곳으로, 유학 비자 소지자는 1년간 두 곳으로 취업 기간과 횟수가 제한되어 있다. 내국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생활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숙사 거주를 희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숙사 수용 인원이 부족한 현 상황은 유학생과 내국인 학생 모두 재학을 위한 주거 및 생활 여건 마련에 어려움이 생길 거라는 전망을 만들고 있다.

 

 

학부제 개편과 교육권

학부제 개편의 취지는 대학 교육의 본질과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기조 사이에 있다. 학교는 학제를 개편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며, 변화하는 산업계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공을 마련해 더 많은 학생을 끌어오려 한다. 그리고 출생률 감소에 따라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현 상황을 유학생을 유치해 돌파하려 한다. 대학 구조조정 정책 속에서 지속 가능한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재정을 마련하겠다는 맥락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학부제 개편뿐만이 아니다.

 

재정 절감 또한 이뤄지고 있다. 올해 1월 12일 등록금심의위원 회의록에 따르면 올해 예산 절감을 위해 '극단적인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한다. 학교는 학기 방학 중 2주간 업무를 '셧다운'하는 에코 휴무 주간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노동자들의 급여 삭감을 이루려 한다. 이 과정에서 미화 노동자들은 15일 치의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한 교직원들의 복리후생비용을 절감하고, 교원들의 보직 수당 및 안식년 지급수당을 줄이거나 제한한다. 학생들도 예산 절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방학 중 교내 근로를 하는 학생들은 에코휴무주간으로 인해 방학 중 2주간 출근할 수 없다.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도 줄었다.

 

학부제 개편안도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학교는 개편안은 2024학년도 이후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적용한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같은 명분을 내걸고 학제가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며 학습권에 대한 걱정을 놓을 수 없다. 2019년 4월 23일, 학교는 4개 학부제 체제에서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 3학기 차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신청설명회를 열었다. 김학수 당시 교무처장은 글로컬IT 전공을 폐지하겠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처음 알렸다. 이는 IT융합자율학부 학생회와 논의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글로컬IT전공은 4개 학부제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모집한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 입시 요강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이 전공을 택해야 하는 시점을 앞두고 폐지를 선언했다.

 

2022학년도 1학기에는 학교 측이 제3전공 중 하나인 혁신융합전공 신입생 모집을 멈췄다. 제3전공은 학사 학위를 받을 수는 없지만 1, 2전공과 겹치지 않는 과목을 21학점 이상 이수하면 학위증에 전공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였다. 2021학년도 2학기를 마지막으로 혁신융합전공이 학생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소식은 수강 신청 안내 책자를 통해 알려졌다. 내용은 교육과정을 개편하며 2022학년도 1학기부터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전부였다. 교무처는 제3전공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 폐지했다는 입장이었으나, 애초에 혁신융합전공을 비롯한 제3전공을 담당하는 교직원은 없었으며 관련 설명회는 전무했다. 학생들이 제3전공 시행 여부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IT융합자율학부는 소프트웨어전공으로 개편하며 9개 트랙을 운영한다고 한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에 따르면 트랙 제도는 보다 유연하며, 수요나 변화에 따라 만들어지고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정은 학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2017년에 학교 측은 학제를 바꾸겠다 밝히며 학생들의 의사를 바탕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는 학생들의 반발이 심한 '무계열 무학과' 방안을 5일만에 4개 학부제로 뒤집는 것이었다. 학교는 사회 수요에 따른 전공을 통폐합해 4개 학부제를 시행해 대학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자 했다. 하지만 사회 수요라는 명분은 글로컬IT전공이 사라지는 근거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명분은 분명하나, 정작 교육 서비스의 대상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지난 몇 년간 학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늘 부족했다. 학교는 공청회를 통해 통합 대상이 된 학부생들의 반발에 따라 1안 대신 2안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2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이들은 학생이 아닌 컨설팅 업체와 교원들이었다. 나아가 교육부의 인증 평가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점은 학제 개편의 성공 여부를 교육부에 의탁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 나은 교육 서비스라는 명분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이 여러 차례 흔들렸다. 결국 학생들에게 남는 건 재정 완화라는 목표다. 이러한 상황 속 교육 그 자체가 아닌 교육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일 수 있을지 여부를 집계하는 교육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성공회대는 사회교육원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교육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조차 교육부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타 대학보다 지표상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필요가 있다.

 

▶ 해당 기사는 회대알리 17호 지면 [둘러보다]에 수록되었던 기사입니다. 웹 발행을 위해 추가 수정을 거쳤습니다.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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