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4 (일)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학제 개편 공청회

회대알리는 지난 3일,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최한 학부제 개편 공청회의 질의 내용을 재구성했다. 정리하며 세어본 결과, 논의라는 단어는 33번, 소통이라는 단어는 23번 등장한다. 학교 측이 학생들과 만나 학제 개편을 논한 자리는 두 번, 학교 측이 먼저 학생을 만나 학제 개편을 알린 건 단 한 번이었다.

 

성공회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오후 6시 40분, 이천환기념관 시청각실에서 학부제 개편 전체학생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학생자치기구 대표자들이 아닌 학우도 참여할 수 있는 첫 번째 자리였다.

 

이번 공청회에는 최영묵 교무처장, 박상선 기획처장, 진영종 연구교류처장 겸 부총장,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김명철 입학홍보처장, 이하규 IT융합자율학장이 참여했다. 최 교무처장은 지난 간담회처럼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 공청회 이전까지 논의한 개편안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개편안은 지난 간담회에서 발표한 두 번째 방안을 바탕으로 한다. 개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영학과를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분리시켜 경영학부로 만들고, 학부 안에 글로벌경영 등 3~4개의 전공트랙을 운영한다. IT융합자율학부를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개편해 8~9개 전공트랙을 운영한다. 인문융합자율학부는 이름을 인문융합콘텐츠학부로 바꾸고,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와 합치지 않는다. 사회융합자율학부는 경영학과를 제외한 4개 학과 체제로 운영한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에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영상 콘텐츠 제작 수요를 반영한 영상콘텐츠학과를 추가한다. 미래융합학부를 만들어 IT융합자율학부에 있던 인공지능학과를 옮겨오고, 빅데이터응용학과와 함께 두 개 학과 체제로 운영한다. 국제학부는 글로벌디지털경영 전공을 두고 유학생을 가르친다.

 

개편안 발표 후 이어진 질의는 오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사회를 맡은 김현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늦어 공청회를 마치겠다고 발언할 때까지, 학우들은 하나라도 더 묻기 위해 손을 들었다. 회대알리는 학우들의 주요 질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재구성했다.

 

 

학제 개편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특정 학부에 편중된 인원을 고르게 분배하는 것인가, 다음 대학 평가에 부합하는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인가? 혹은 국제학부를 만들어 등록금을 증대하는 것인지, 추구하는 방향이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학제를 개편하면 2018년도에 학부제를 시행하고 생긴 인원 쏠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현행 학부제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의무화해 이전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이 용이하지만, 특정 학부에 인원이 쏠려 있다. 3학기 차에 학생들이 전공을 고를 때에도 어려움이 있다. 유학생 유치는 재정문제와 무관하다 할 수 없으며, 대학 평가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재정 충당이 목적이라면 등록금 수익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평가 기준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재정 안정이라는 명분을 합리화할 수 있다. 재정 안정에는 여러 방안이 있을 텐데, 국제학부를 통해 등록금을 확보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다른 학교는 컨설팅을 맡기기 위해 비용을 지출하며 평가에 대비하는데, 우리 학교는 그럴 여건이 안 된다. 국제학부가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 생각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는 재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고려한 방안이긴 하나, 단기적인 수익 증대는 크지 않을 거라 본다. 국제학부 학생들이 누적되어야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 단기적인 수익 확보를 고려하는 게 아니다. 글로벌 캠퍼스를 지향하고, 총장의 뜻을 반영해 진행하는 사안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해외에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인 국제학부를 만들었다. 우리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박상선 기획처장 컨설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유효성을 떠나, 대학 인증 평가는 대학이 최소한의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타 대학이 컨설팅을 받는다고 우리 대학이 받을 필요는 없다. 점검 사항에 문제가 생긴다 싶으면 컨설팅도 받을 수 있지만, 교육 기관으로서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리고 학부제 개편은 대학 평가와 관련이 있다. 학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평가에 반영되며,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평가를 떠나 교육기관이라면 갖춰야 할 점이다.

 

우리 학교도 수익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아카데미를 런칭 후 운영하는데 수강생이 많다. 기부금 확대를 위해 모든 이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법인도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학생은 재정만 보고 뽑는 게 아니다. 국제화의 경우 여태 타 대학에 비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지난 3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당시 교무처장이 "우리 대학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 구성원 참여 소통 및 교육과정 운영이었다. 이해할 수 없다"며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청사에 다녀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앞으로 4주기 평가를 준비하며 교육 과정을 개편하는 등 변화가 있고, 학우들 중 개편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토론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근데 학우들이 얘기하고자 하는 건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통이다. 작년 11월부터 세 달이 넘도록 소통하고 있다고 했는데, 학우들과 학생사회에 이 안건이 전해진 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학교 측과 만난 3월 이후였다. 오늘 학생들이 간담회에 오지 않으면 개편안에 대해 접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학교 측이 앞으로 어떻게 학우들과 소통할 것인가? 그동안 소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두 번째로, 양질의 교육이란 양질의 교육을 보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학교 재정이 한정적이고 현재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체제와 새 과정을 병행하기 위한 대책과 강사,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 증원 가능한지 묻고 싶다. 증원 없이 진행하면 학부제를 도입할 때처럼 학과생도 어떤 강의를 들으면 졸업이 가능하고, 학부제도 어떤 과목을 수강하면 졸업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갈 건데 그건 수업권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졸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현행 학제와 학부제 개편안을 병행시킬 계획이 있는지, 있다면 그 방법을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소통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질책이라 생각한다. 지난 평가에서도 그런 지적을 받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들었다. 학교 입장에서는 방안이 있어야 소통의 장으로 나간다. 대학에서 가장 논의가 쉽지 않은 게 학제 변경이라 생각한다. 왜냐면 거기에 전공 관련 학생, 교원들이 배분되어 있는데 이를 조정하려 할 때 굉장한 저항과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안이 있어야 소통하러 나갈 수 있다. 이전에도 사과했는데, 소통에 미흡했다. 이 점에 대해 사과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 묻는다면, 무얼 숨기고 소통을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과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것이다.

 

장영석 학생복지처장 뼈아픈 지적이다. 2017년에 전공제에서 학부제로 개편할 당시, 모든 과정에서 학생회가 참여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소통의 측면에서 미흡하다. 교무처와 학생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아야 하는 학생복지처장으로서 굉장히 죄송하다. 최종안이 늦게 만들어졌다. 교직원 수련회가 2월 6일에 열렸는데 그때 초안이 나왔다. 이후 전공과 학부별 의견 수렴 과정이 2월 28일까지 있었고, 3월 14일에 학생 대표자에게 개편안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후 교수회에서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았고, 오늘 설명회를 열었다. 일정이 대단히 촉박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중요한 사안과 여러 정책을 결정할 때 학생들과 논의하는 게 우리 학교의 정신이다. 학생과 학생회와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한다는 정신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학생복지처장으로 유감을 표한다. 이후 전공 세부 내용을 논의할 때 학우들과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영묵 교무처장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학부제 개편안은 ‘학부제 2.0’이다. 기존 학부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새 학부를 추가하는 방안이다. 국제학부는 연구교류처에서 상당 부분을 운영하고, 경영학부는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독립시켜 운영한다.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교원을 운용할 상황은 아니다. 새 학부제를 시행하고, 내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2025년에 전공 과정으로 진입할 때 인공지능학과가 미래융합학부로 옮겨간다. 새 자원을 투입하기 보다는 기존 자원을 최대로 활용해 준비하려 했다. 행정 인력을 비롯해 행정적, 재정적 차원에서 낭비를 줄여야 했다.

 

유학생 유치를 비롯한 기업과의 다양한 프로그램, 평생교육 등 여러 추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재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있다. 그렇게 여유가 생기면 새로운 영역에 투입하려 한다. 전공이나 학부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려 한다.

 

지난 간담회에 참석해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발제만 한 게 아쉽다. 기획처장에게 질문하고 싶은데, 지난 대학 평가에서 우리 대학이 일반재정지원대학이 되지 못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소통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고 하는데, 학부제 개편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정확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박상선 기획처장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 모르겠는데, 구성원 참여 및 소통 점수가 낮은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점수가 안 좋았다. 크기로 따지면 전공 및 교양 과정 환류, 비교과 과정 환류 등 배점이 큰 곳에서 감점 당했다. 법인 재정 충당 비율도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구성원 소통 점수가 낮아 일반재정지원 대학이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잘했다는 건 아니다. 교육부의 평가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게 감점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번에 진행한 평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었고 이번에 하는 건 성격이 다르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얼마나 보고서를 잘 쓰는지 중심의 정성 평가다. 수많은 대학이 컨설팅 업체에 진출한 교육부 관계자 등에게 컨설팅을 받는 등 시장이 형성될 정도였다. 그 틀에 맞춰 정성평가를 잘 받기 위해 보고서를 얼마나 잘 쓰는지 가리는 게임이었다. 내년에 준비하는 인증 평가는 정량 평가로, 프로세스 자체를 거기에 맞춰 바꿔야 한다. 그 작업은 작년부터 시작하고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

 

실습실 부족 등 여러 이유로 디지털콘텐츠전공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 특정 전공에 학생들이 쏠려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생각하는데, 영상콘텐츠전공을 만든다고 해결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실기 수업이 늘어날 텐데 실습실 부족에 대해 학교가 마련한 방안이 있는가? 그리고 현재 전공별 문제를 파악하고 학제를 개편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최영묵 교무처장 디지털콘텐츠학과에 과도하게 학생들이 쏠리며 전공 수업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습실을 최대한 활용해 학생들이 쏠리지 않게 배치해 쓸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순수 디지털 제작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실사영상과 결합된 영상을 만드는 데 관심 있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이 신문방송학과의 실습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없으면 추가로 실습실을 만드는 방안을 논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제3전공의 방향성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 일단 전공을 만들고 전공생을 받은 뒤, 실습 관련 문제를 해결한다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최종적으로 디지털콘텐츠학과와 신문방송학과 양쪽이 수긍할 방안이 없으면,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쏠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해야 한다. 회의 전까지도 계속 논의하고 있었다. 영상전공으로 가자는 게 우세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합의가 어렵고, 이후 논의를 통해 이번 학기 내에 명칭을 바꿀 여지가 있다. 거기에 또 학생들과 소통이 필요한데, 논의를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총장은 강의 수에 제한이 있다고 하며, 각 전공별 과목을 두세 개씩 보장하겠다고 했다. 학제를 개편하면 전공이 늘어 개설 강의 수는 줄어들 텐데, 이건 수업권 침해가 아닌가? 그리고 국제학부는 가을학기제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한 번에 4개의 학제를 운용하게 된다. 학교는 미화ㆍ방호 노동자들의 수를 줄여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상승했고, 학생들이 행정 서비스를 받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다. 대책이 있는가?

 

최영묵 교무처장 우리 학교는 시수총량제를 시행한지 오래 됐다. 전공 과목의 경우 수강생이 10명, 교양 과목은 20명 이하일 경우 폐강한다. 인원을 총족하지 못한다고 무조건 폐강하는 건 아니다. 여러 여건을 고려한다. 그게 총장이 말한 보장이라는 측면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최소 시수 보장을 위해 융복합 과목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경계를 넘는 과목을 만들고, 전공 수업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억제하려 노력한다. 전공 학생들이 불가피하게 수업을 들어야 할 경우 폐강을 최소화하려 한다.

 

 

진영종 부총장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의 대학은 9월에 학기를 시작한다. 중앙아시아나 미국 등의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8월에 졸업하고 9월에 입학한다. 국제학부의 경우 3월에 학기를 시작하면 이미 다른 학교로 유학생들이 넘어가 우리 학교로 오지 않는다. 국제학부는 국제적인 제도의 특성상 외국의 대학과 같은 학년도로 가야 한다. 행정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노력하겠지만, 크게 재원을 투자해야 하거나 압박을 받는 부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난다면 기숙사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거문제라서 학생들 삶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시수총량제 관련해서도 지금 수업 수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알면 되는가?

 

진영종 부총장 기숙사의 경우 일부 문제가 생길 걸로 보인다. 국제학부에 200명이 있을 거라는 말은 한 학년에 200명이 아니라, 전체 200명에서 300명의 유학생이 4학년까지 찼을 때를 전제로 한다. 처장단과 이야기할 때 교육의 질 등을 고려해 최대 정원은 100명 정도 예상하는데, 이 경우 기숙사 문제 등 시설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1년은 기숙사에 살 수 있도록 보장해주려 한다. 유학생들도 2년차가 되면 다 기숙사에서 나간다. 바깥에서의 삶도 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유학생들이 오고 나서도 기숙사 문제를 상의하도록 하겠다.

 

1년 간 보장할 거라 했는데 이는 외국인 유학생 관련 내용인가?

 

진영종 부총장 그렇다. 국내 학생들도 기준에 따라 신청하듯, 유학생들도 2년차로 들어가는 시점에는 똑같은 권한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학생이 너무 많이 오려 할 경우, 일정 수 이상은 받지 않겠다. 일단 1년을 살게 하는 건 50명에서 70명까지 생각 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숙사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제가 생기면 이야기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

 

총장과의 면담에서 2024년부터 미래융합학부나 국제학부를 개설해 23학번 학생들은 2학년 1학기 때 전공 선택 과목으로 해당 학부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고 들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그리고 국제학부 관련해 언어 장벽 등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간담회에서 담당자한테 논의하고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가 만들어지면, 23학번 학생들은 전공 탐색 과목을 통해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인가? 이건 총장이 원하는 바인 것 같다. 근데 행정적으로 보았을 때, 신입생들이 들어와 전공 선택을 하기도 전에 기존에 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쏠릴 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하지 않았다. 다들 지금 미래융합학부나 국제학부가 없을 때 입학한 상황이다. 언제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인지는 행정적으로 더 따져보아야 한다. 총장의 말처럼 할 수 있는 방안도 충분히 논의해야 하는데 지금 확정된 건 없다. 더 논의해야 한다.

 

진영종 부총장 언어 장벽 문제를 얘기했는데, 국제학부는 모두 영어로 수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곳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그 중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을 좀 더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다들 자기 정체성이나 조건이 다양하겠지만, 문화적인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공유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

 

그리고 교과목을 편성할 때 한국어를 필수로 넣었다. 영어로 운영한다고 교육부에 보고했기 때문에 한국어로 강의를 많이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어를 꼭 넣는 이유는, 유학생들이 나름대로 잘 사는 나라에서 온 게 아니다. 그래서 왔을 때 한국에서 공부한 게 내용적으로 도움이 되고, 특히 그 중 한국어를 배운 걸 갖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을 때 취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를 전제로 한국어를 정식 교과목으로 추가했고, 교과 외에도 제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어를 좀 해야 한국 학생들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부분은 강의를 해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유학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수학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을 취득한 학생이 우리 학교에 올 확률이 거의 없다. 낮은 등급일 경우 비자를 잘 안 준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사항을 고려할 때 경영학부 교수들과 상의해 영어로 수업을 하고, 학부 간에도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영어 과목을 들을 수 있는 한국 학생들은 같이 들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영어로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좋겠다. 학생들이 와서 자기 나라별로 학생회를 만드는 등의 사항을 충분히 보장할 것이다. 이 부분은 지난번에 학생복지처장과 얘기해 규정을 마련했다.

 

지금 학식당에서 비건식에 대한 보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학부 학생들이 들어왔을 때 할랄푸드 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기숙사에 살면서 언어적 한계 때문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국제학교 학생들의 문화를 보장하기 위한 기도실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나라별로 학생회를 만든다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우리 학교에 이슬람 문화연구소가 있다. 우리가 지금 유학생을 받으려고 하는 나라가 근본주의적이진 않지만, 학생들은 제도적으로 옛날 사회주의권에서 쭉 이어진 제도와 포괄적인 이슬람 문화를 같이 경험했다고 본다. 음식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 고민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니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겠다.

 

기도실의 문제는 이슬람문화연구소와 함께 협력해서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 본다. 음식 문제는 식당 측과 어떻게 할지 얘기를 해야 한다. 안을 갖고 식당과 미리 준비를 하겠지만, 학생들이 왔을 때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섬세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은 생활과 밀착된 부분이니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포괄적으로는 우리가 예상하고 기획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지는 TF팀이 있어 바로 해결하는 부분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랬을 때는 전문가와 직원, 처장하고 담당하는 교수들이 팀을 짜 상시적으로 논의하는 구조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이슬람문화연구소의 올해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묻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이슬람문화연구소는 그동안 프로젝트 베이스로 운영해왔다. 중앙아시아에서 학생이 올 때는 학생 복지와 연관되는 부분이라면 예산을 배정해야 할 것이다.

 

최영묵 교무처장 보완해서 답하자면, 이슬람문화연구소 발전 방안 내지 현황을 총장에게 보고했다. 그래서 이슬람 문화회관하고 이슬람문화연구소, 유학생 학생회 같은 공간을 통합한 몇 가지 공간 후보지를 마련했다. 지금 얘기 못하는 건 기존 공간과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깊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하겠다.

 

학제 개편에 대한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안심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해서 왔다. 각 처장의 답변을 들어보면 생각하고 있다고 하거나 논의 중이라 하고, 심지어는 총장과 처장의 말이 다르다.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가을 학기에 국제학부 학생들이 들어올지 걱정스럽다. 학생들의 의견 제시를 원한다고 했는데, 초안이 나오기 전부터 학생들과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세세한 부분들을 학생들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얘기한다.

 

최영묵 교무처장 잘 들었다. 소통 부분에 대해서 계속 얘기했듯 부족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큰 부분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도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들이 꽤 있다. 학생들의 세세한 우려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그래서 이제 남은 기간 혹은 이후에 그걸 더 채워가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총장의 말과 견해 차이가 있는 것은, 총장은 지난 8월에 우리 학교에 왔다. 이전에는 학교 신부들이 쭉 총장을 했는데 (신부가 아닌 이가 총장으로) 처음 왔다. 총장은 학생들과 대화를 하려 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총장이 세세한 부분에 있어 교무처장인 나와 논의 안 된 부분을 얘기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아까의 경우 입학하는 학생들이 충분히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 문제와 충돌할 수 있어 이에 대해 더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 말하는 것이다. 총장의 얘기처럼 선택권이 주어질 수 없는 것이냐, 이런 건 또 아니다. 더 면밀하게 검토할 문제라 답하고 싶었다.

 

관념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우리 학교는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 얘기하고 이 가치에 대한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개혁이나 혁신을 위해 제시한 방향과 인권과 평화도 함께 지켜가겠지만, IT와 기술을 확보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 폐지하고 생긴 평가도, 교육부는 감당할 수 없이 대학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학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 개혁이나 혁신이라며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도 대학이 교육이나 공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부지를 마련하도록 하고, 교육 전반을 개편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성공회대 같은 영세하고 소수 가치를 다룬 대학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대학이 거기에 못 맞추면 없어진다고 하는데, 우리의 입장이나 인권과 평화의 대학이라는 가치를 포기하고 순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이에 교원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중요한 지적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우리의 가치를 포기할 거면 교육을 개혁할 필요가 없다. 교육부의 평가는 평가대로 잘 받아야 한다. 더불어숲과 인권과 평화라며 수십 년간 표방한 가치에는, 교육 정신과 이념에 대한 유의미한 평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마음 속에 이를 지니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교육부의 평가에서 떨어진 건 평가척도만의 문제는 아니라 본다. 가치를 확대하고 키우지 못한 점에 원인이 있다. 일단은 조건부로 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했다. 내년 말까지 유효하고, 교육부의 다른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절박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고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표방한 가치에 비해 소통이 안 돼 반성할 게 많고, 잘하겠다고 답하겠다. 그리고 우리는 신영복 선생님의 더불어숲 정신을 지키기 위해 20년이 지나도록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이는 교육 개혁과 상충하지 않는다.

 

학부제 개편이 전반적인 교육의 질 개선 보다는 국가의 대학 평가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기준을 따라가지 않을 수는 없다. 재정 마련을 위해 총장이 동분서주 했다고 하는데, 국제학부 설치가 곧 흑자는 아니라고 답했다. 근데 왜 국제학부 외에는 재원마련을 위한 방안을 따로 제안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박상선 기획처장 교육부가 만든 코드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내용적으로는 보완할 게 많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교육부가 마련한 코드를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 재정 확보를 얘기했는데, 굉장히 큰일이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국제학부는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 중 하나다. 서울의 대학들도 외국인 학생들을 1,000명, 2,000명씩 데려와 재정을 마련하는데 우리는 안 해왔다. 이유 중 하나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였다.

 

우리가 이 일을 하려는 이유 중 재정 확보가 있다는 걸 부인하지 않겠다. 근데 이걸로 적자를 다 해결할 수 없다. 국제학부에 완편 체제로 매 학기 50명씩 유학생이 들어온다고 할 때, 4년이면 200명이 다 채워진다. 장학금과 운영 비용을 제외하면 그 정도가 최대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근데 그것만으로 학교의 적자가 근본적으로 메워지지 않는다.

 

우리 학교는 14년 이상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동안의 물가 인상률만 따져도 수입과 지출이 안 맞는다. 국제학부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중 한 조각이라도 맞춰가야 한다 생각하고 학제를 설계하고 있다. 거기에 들어가는 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어떻게 늘릴 거냐는 논의가 있었다. 기부자가 있어 수익용 기본 재산이 늘어난 측면도 있고, 올해도 큰 건이 하나 있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법인의 이사진도 바뀌고 있다.

 

우리 학교는 기부금이 굉장히 적다. 1년에 7억에서 8억 정도 기부금이 들어오는데, 대부분이 지정 기부금이다. 기부자가 특정학과에 사용하라고 지정한 기부금이다. 학교가 재량대로 쓸 수 있는 기부금이 7천만원에서 8천만밖에 안 된다. 이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학교가 어렵다고 돈을 달라고 해도 돈을 주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여러분들이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 기부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학교가 열심히 해야지 왜 우리한테 손을 벌리냐?" 이렇게 말하게 된다. 학교는 새로운 교육 목표를 갖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할 테니 기부를 부탁한다 말해야 기부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다 그렇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게 여기와 연결되어 있다.

 

국제학부를 만들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경영학부가 참여하겠다고 한 건, 우리 대학의 경영학부는 일반 대학의 경영학부와 다른 점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영학도 가르치지만, 사회경제 대학 및 사회혁신, 소셜 벤처 등에 관심이 많다. 대학원을 운영하며 국제화도 굉장히 많이 한다. 스페인이나 베트남, 일본 등 각 대학들의 사회적 경제, 사회혁신을 기반으로 많은 일을 해왔다. 이를 국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제학부와 경영학부가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미래융합학부도 마찬가지다. AI나 빅데이터 전공은 유행하니까 그냥 만든 게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다.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문제를 풀어낼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우리 학교가 지향할 수 있는 가치이고, 우리 학교의 비전이자 미션이다. 이걸 갖고 어디 가서 기부해달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유행하니 동참해 돈을 벌겠다는 단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4월 7일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하고, 학우들이 아무리 반대한다 하더라도 진행할 상황이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불편한 마음이 계속된다. 더불어숲, 성공회대 정신이란 무엇인지에 의문이 든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놓치지 않는 거라 생각한다. 교무처장이 인정했듯 학부제 개편은 처음부터 학우들을 배제한 채 진행했다. 총장의 직인이 있는 학교의 공식적인 사과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교무처장이 사과했지만, 학우들은 언론이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한 다리를 거쳐 알게 되는 상황이니,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문을 받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최영묵 교무처장 건의할 수 있다. 전달하겠다.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취지를 충분히 전달하겠다. 총장도 소통을 좋아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할 거라 생각한다.

 

아래는 회대알리의 질문과 교수들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부총장의 답변처럼 일반 재정지원 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데에는 법인의 재정 기여도가 낮아 감점 당했다는 이유가 있다. 이번 학제 개편 과정에서 법인 측에 재정 기여도를 해결하기 위해 요청한 사항은 없는가? 학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대학 평가를 대비하는 게 목적이었던 만큼, 재정 기여도 문제 해결을 위해 법인과 논의할 게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진영종 부총장 이번에 92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건물을 하나 기증했다. 이는 학교로 기증되는 게 아니라 법인으로 기증되는 것이다. 법인의 수익용 자산 규모가 늘어 올해는 편입생을 15명 뽑던 걸 50명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 수익용 기본 자산을 올리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밝히기 어렵다.

 

다양한 방안이 있다. 국제학부가 있고, 사회교육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하사관 전역을 하면 국가에서 재취업을 하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글로벌 리더십 등 프로그램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 한다. 법인이 돈을 내는 방법도 있고, 학교와 법인이 기업과 연관해 이런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방안도 있다. 그런 것 없이 기부를 바라는 것은 무의미하다 생각해 (법인과) 같이 논의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도 학제 개편을 논의했다고 하는데 이사회 회의록이나 안건지에서 해당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이사회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궁금하고, 왜 회의록이나 안건지에 내용이 없는지 묻고 싶다.

 

진영종 부총장 전체적으로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계획을 하니, 발전 방향을 우리가 고민하고 있으니 이사회에서도 재정적인 부분 등을 지원해줘야 된다는 맥락에서 학부제 재편을 이야기했다.

 

최영묵 교무처장 총장이 이사회에 학교 재정 문제 해결을 호소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신임 총장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하며 학부제 개편 논의를 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때 배석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무처장이 설명을 하라고 해서 그때까지 논의했던 대강을 말한 게 전부였다.

 

대강이라고 하면 당시까지 논의한 내용을 의미하는 것인가?

 

최영묵 교무처장 국제학부와 미래융합학부를 만드는 정도를 얘기했다. 기존 학부에 두 학부를 추가해 유학생 유치와 새로운 교육 개혁 추진이라는 두 지점을 말했다.

 

현재처럼 소속 학부 전공을 하나 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인공지능학과를 미래융합학부로 옮기는 게 IT융합자율학부의 전공 선택을 복잡하게 하거나 다른 방향을 통해 한 번 더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대책이 있는가? 전공 안에 새로운 트랙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식 학위가 나오는 게 아니라 학위증에 표기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에 없어진 혁신융합전공과 트랙 제도의 차이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혁신융합전공이 사라진 과정을 지난 간담회에서 물어봤는데 확인을 했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사라졌고,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지했는지 아는 이가 있는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가 소프트웨어융합학부로 바뀐다. 그 안의 4개 전공 중 인공지능이 미래융합학부로 이동하고, 나머지 세 개 전공이 통합해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 된다.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이라는 전공 학위는 항상 존재한다. 그 안에 트랙을 이수한 걸 추가적으로 표기한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미 인공지능을 선택한 IT융합자율학부 학생들이 있다. 그러면 그 학생들과 미래융합학부로 인공지능 전공이 옮겨갔을 때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과연 전공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인데, 지금도 우리 학교는 2개 전공을 선택할 있다. 타 학부 전공을 선택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는가? 전혀 없다. 그러니 IT융합자율학부 학생이 미래융합학부의 인공지능 과목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그리고 IT융합자율학부 안에서 인공지능 전공을 계속 유지한다. 교수들이 양쪽에 겸직하고, 그 전공을 당분간 유지한다. IT융합자율학부로 들어온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싶다고 하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혹은 주전공으로 해당 과목을 듣는 것을 당연히 허용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전공이 학부를 옮긴다는 사실만으로 복수전공 선택 과정에서 기준이 바뀐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로 들어와 인공지능을 전공한 학생들이 있는데, 인공지능 트랙을 개설한 뒤 IT융합자율학부에 기존의 인공지능 전공이 유지했을 때 학생들이 경험하는 불이익이 많다 판단하면 학부를 바꿀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학부 변경을 허용하는 것으로, 아예 미래융합학부로 옮기겠다고 하면 교무처에 학부를 바꿀 수 있도록 요청할 생각을 갖고 있다.

 

최영묵 교무처장 교무처 입장에서 학부 변경은 불가능하지만, 인공지능의 경우 이제 미래융합학부로 옮겨갈 경우 학부 변경을 허용해달라는 것인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인공지능 같은 경우 전공 자체가 이동하는 경우니까 특별한 예외 규정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다.

 

최영묵 교무처장 논의하겠다.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인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 안에서 많은 교수들이 이러한 경우를 고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T융합자율학부에서 교무처에 요청할 게 굉장히 많다. 어떡하든 최종 결정은 교무처 하고, 교무처와 이야기해 결정해야 한다. IT융합자율학부 의견은 이렇게 준비가 되어 있다. 나중에 교무처와 논의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개편한 학제는 새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이라 했고, 최대한 변화와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예시는 왜 지금 IT융합자율학부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학생으로 드는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예를 들어 군대를 갔다 온 학생들은 새로 변경된 학제를 적용 받을 수 있다. 그럴 때 학부 변경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하고 있다.

 

새로 들어온 학생에게 적용할 새 학제라서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해당이 없고, 그에 따른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간담회부터 지금까지 제시했다. 그러면 지금 기조가 달라진 게 아닌가? 결국 이번 학제 개편이 지금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바뀌었을 때, 글로컬IT전공이 사라졌을 때, 행정 공백이나 학제가 달라져 소속이 애매해진 학생들에 대한 대응은 학제가 바뀐 뒤에야 이루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먼저 논의한 적이 있는지 학생들이 계속 물었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그런 문제들을 다 고려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상황을 다 예측 못했을 거다. 계속 이야기를 하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학교에서 결정하면, IT융합자율학부 교수들이 전공 운영 방안에 대해 깊게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이 문제도 계속 연구를 하고, 학생들과 논의도 해야 한다. 신입생부터 바뀐 학제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준비해야 한다. 실제 전공 운영은 2025년에 신입생이 2학년에 진입할 때로 계획하고 있다. 그때까지도 1년 여유가 있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계속 준비해야 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한 답은 누가 할 것인가?

 

최영묵 교무처장 2017년에 혁신융합전공을 만들 때 굉장히 반대했다. 누가 운영하느냐가 불분명하다 생각했다. 학생들의 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그게 관철돼 일부 학생들이 혁신융합전공을 선택했는데, 아주 소수였다는 학교의 판단에 따라 전공이 유명무실화 되었다. 성공회대학보에도 혁신융합전공 기사가 나간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혁신융합전공이 유명무실화 된 단계에서 교무처장을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학제 개편의 이유 중 하나가 될 거라 생각했다. 유명무실한 부분을 살릴 수 없다면, 다른 선택지를 다양하게 열어 학생들이 복수 전공을 비롯해 학교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는 게 관건이다.

 

질문의 요지는 혁신융합전공이 지금의 트랙 제도와 다른 게 무엇인지 묻는 것이었다.

 

최영묵 교무처장 혁신융합전공은 새로운 전공 영역으로 하위 명칭에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전공 트랙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마이크로 디그리나 미니 전공을 논의하는 건 그런 측면과 달리 명확한 관리 운영 주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가는 핵심 이유는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전공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거기서 자신의 선택지를 갖고 전공을 하면 실효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이 점에서 혁신융합전공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혁신융합전공에 대해 아무도 조사하지 않은 것 같아 얘기하자면, 혁신융합전공은 폐지된 이유조차 학생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2학기에 갑자기 제3전공 공지에서 혁신융합전공이 빠지고, 수강 안내 책자에서 작은 글씨로 추가 신청이 불가하다고 표기해놨다. 회대알리에서는 이미 혁신융합전공이 통보조차 없이 폐지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혁신융합전공을 폐지한 이유를 교무처에 물으니 처장단 교체를 이유로 답을 주지 않았고, 교무처 직원은 처장단 결정을 통해 사라졌으나 정확한 내용은 실무자라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제3전공 제도의 미래를 물었을 때 자기주도설계 전공을 남기고 새로운 제3전공을 준비하겠다는 답을 남겼다. 그런데 지금 제3전공이라면서 들고 나온 것도 아니고 ‘트랙’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는데, 달라진 게 없는 이 방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트랙도 결국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으면 똑같은 방식으로 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IT융합자율학부에서 트랙은 유연하다. 사라질 수 있다.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수요가 달라지면 언제든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수요가 없다면 사라질 것이다. 수요가 있다면 공급하겠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려 한다.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와 방금 질문한 내용의 본질은 혁신융합전공이 사라진 것도 중요하나, 통보하지 않고 삭제한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방금 한 얘기는 앞으로 더 유연하게 없애겠다는 말로 들린다.

 

이하규 IT융합자율학부장 학생들의 의견을 당연히 물을 거다. 학생들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트랙을 만들라고 하면 만들어야 한다. 그럼 만드는데, 다 유지할 수 없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몇 개는 없애야 할지 모른다. 문제는 절차다. 교수들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을 구해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인 생각은 트랙이 새로 필요하면 만들고, 필요 없으면 해당 트랙은 없애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려 했다. 그래서 트랙에 대해 미리 전공처럼 지원하고 이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정 과목을 다 들으면 그 트랙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려 한다. 대신 트랙을 개설하고 없애는 문제는 교수들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의논하고, 사회의 방향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한다.

 

방금 얘기한 내용을 글로컬IT전공이 없어졌을 때,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넘어갈 때 모든 담당자들이 똑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방금 당연하다고 했는데, 그 당연한 걸 왜 하지 않았는가? 질문 마치겠다.

 

 

 

질의는 오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사회를 맡은 김현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늦어 공청회를 마치겠다고 발언할 때까지, 학우들은 한 가지라도 더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기사가 올라가는 오늘, 교무위원회가 학부제 개편 관련 학칙을 개정한다. 이틀 뒤에는 학교가 학부제 개편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한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와 공청회를 제외하면, 학교 측이 약속한 소통은 현재까지 없다. 학교 측이 나서 학우들에게 학제 개편을 말한 건 지난달 13일, 최영묵 교무처장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나 완성하지 않은 개편안을 전달한 것 한 차례가 전부였다. 학교 측이 지난해 11월부터 학제 개편을 다섯 차례 논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제학부와 트랙 제도를 비롯한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결국 "논의하겠다"는 말뿐이었다. 지난 간담회에서 학우들이 드러낸 우려를 어떻게 새 개편안에 반영했는지 설명하는 이는 없었다. 학우들이 학제 개편 과정 중 이뤄지지 않은 논의가 개편 이후에 이뤄질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취재: 강성진 기자(helden003@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유지은 기자(ujieun0231@gmail.com), 정인욱 기자(wjd053@gmail.com), 황바우 기자(ghcggb@naver.com)

글: 강성진 기자

사진: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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