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5) 할머니가 위안부 강제 동원 부인 발언을 한 경희대 철학과 최정식 교수에게 엄벌을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달 15일 "경희대 철학과 교수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자필 진술서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보냈다.
최 교수는 1학기 전공 필수 과목인 '서양철학의 기초' 강의에서 "일본군을 따라가 자발적으로 매춘을 한 사람들이 위안부"라며 "성매매 여성을 우리가 위하거나 동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10년 경술국치의 가장 큰 책임은 조선에 있다"며 "일본이 아니었다면 우리 민족은 고종 시대부터 신음하며 살았을 것이다"라고 식민지 근대화론도 거론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해 수업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언급됐으나 문과대 차원의 주의 조치에서 그쳤다.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경희대 서울캠퍼스 정문에서 "경희대학교는 '위안부 매춘 망언' 최정식 교수를 즉각 파면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최 교수의 파면 촉구 시위를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최 교수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정의연은 성명을 통해 왜곡된 역사관을 주장한 최 교수의 공식 사과와 함께 대학 측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교수는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일자 대자보를 붙여 해명했다.
그는 "교수 생활하는 동안 참이라고 믿지 않는 어떤 이야기도 학생들에게 한 적 없다"며 "강의한 내용이 참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모르고 있을까 걱정이 돼서 한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발언은 다른 사람들이 연구한 것을 읽고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서서 대변하는 것이 어색해 취소한 것이다"라며 "발언이 참인지 아닌지는 철학과 구성원 모두를 모아놓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경희대 교원인사위원회는 최 교수에게 '견책' 수준의 경징계 제청을 결정했다. 경희대에서 규정하는 징계 단계는 수위에 따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순이며 '견책'은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로 훈계 조치에 그친다. 경희대 철학과 동문회는 "실망스럽고 비겁한 결정이다"라고 반발하며 경징계 제청을 철회하고 중징계를 내려달라는 입장문을 학교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