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4 (금)

대학알리

가톨릭대학교

동백꽃처럼 스러져 간 4.3과 우리

 

 

지난달 31일, 제주도는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4월3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 전역에 묵념 사이렌을 울린다고 밝혔다. 77년 전, 그날의 총성은 무고한 제주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제주 4.3 사건 진상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P.536>

 

제주도에서 일어난 이 학살은 한국전쟁에서 보여준 비극을 제주도에서 먼저 예고편처럼 보여줬다.


미군정은 제주도에 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해안에서 5km 이상 들어간 중산간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대로 간주해 총살하겠다고 포고했다. 이후 군경토벌대는 중산간마을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집단으로 학살했다. 또한 무장대 역시 학살을 자행했다. 제주 4.3사건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중 10955명(78.1%)가 토벌대에 의해, 1764명(12.6%)가 무장대에 의해 살해되었다.

 

4.3 사건으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3만 명 가까이 되는 주민들이 희생당했다. 이후, 단순 폭동으로 묻히고, 유족들은 숨어서 희생자를 기억해야 되는 또 다른 슬픔을 겪어야만 했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무고하게 시민들이 희생되고 그 의미가 변질되는 사건은 너무 많다. 서북청년단 주도의 보도연맹 학살사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시기 계엄군의 총격 등 직접적으로 국가 권력에 희생되는 사례들이 있다. 또한, 천안함 사건, 세월호 사건, 무안공항 사고 등 좌우의 정치적 이해를 떠나 모두가 한마음으로 애도하고 추모해야 할 사건에 우리 사회는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지지했었는지 편 가르는 행위는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깊이 새기는 것이다. 참사와 희생 사건을 오로지 정치적인 이해로만 이용하려는 정치권, 그에 맞춰 진영 양극단에서 생산되는 음모론은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비인도적인 야만이다.

 

1992년 강요배 화백의 4·3 연작 '동백꽃 지다' 이후 제주 4.3의 희생자를 기리는 의미는 동백꽃이 됐다. 그날 4.3의 희생자들은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에 스러져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교훈은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죽인 끔찍한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참사들의 희생자들을 추모해야 한다.

 

더 이상의 왜곡 없이.

 


조우진 편집국장 (nicecwj1129@gmail.com)


편집인 : 권민제 대표 (특수교육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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