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3 (금)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단독] 한국외대 교양대학, 법학 교양 대폭 축소 요구…21과목→8과목 축소되나

법학 교양 과목 연간 21과목→8과목 축소안 제시한 교양대학
법전원 교수진 “각종 자격시험 및 로스쿨 입시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
학생들은 황당…“왜 수요 많은 법학 교양 수업을 줄이냐”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본교) 대학 본부가 교양 교육 체계 개편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법학 교양 과목을 대폭 축소하는 안을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에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측은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법학 교양 수업을 학기당 4과목으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법전원 교수진과 학생들은 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본교에서는 일반교양 과목에서 1학기와 2학기를 합쳐 서울캠퍼스 21과목, 글로벌 캠퍼스 15개의 법학 교양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하지만 교양대학은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법학 교양 과목을 학기당 4과목으로 축소하는 교양 과목 개편안을 본교 법전원에 전달한 상태다.

 

본교 법전원 소속 교수 A 씨는 “본부에서 교양과목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법학 교양 과목을 서울캠퍼스 기준 학기당 4과목으로 줄이는 교양 과목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법전원에 요청했다”며 “국가리더 전공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양에서도 법학 과목을 개설하는 것에 대해 본부에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법학 교양 과목의 경우 학생들의 각종 자격시험 대비뿐만 아니라 로스쿨 입시에서도 유의미한 정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학 교양 과목이 대폭 축소될 경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교 법전원 소속 교수 B 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법학 과목 수가 많아 보일 수 있으나, 한 학기 평균으로 계산하면 캠퍼스당 평균 10과목 안팎의 법학 교양 과목이 개설되는 것으로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전원 입학 서류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학부에서 법학을 공부하였는가’다. 법학 교양 과목을 대폭 축소할 경우, 본교 학생들이 법전원 진학에 불리한 위치에 놓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교양대학이 어떻게 이 개편안에 도달했는지 관련 과정과 구체적 근거가 법전원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학생 수요 조사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전원은 교양 과목 축소로 법학 관련 진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학 교양 과목을 학기당 4과목으로 축소하는 개편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교양대학 학장(서울캠퍼스 부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대알리와 인터뷰한 학생들 역시 이러한 개편안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법학 교양을 듣고 있는 C 씨(경영대학, 2학년)는 “우리 학교의 이점 중 하나가 학부 때 법학 과목 수강을 통해 로스쿨 진학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법학 교양 과목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으로 우리 학교의 교양은 별로 많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더 줄일 게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법학 교양을 듣고 있는 D 씨(스페인어과, 2학년)는 “법학 교양을 수강하면서 단순히 법을 배운다기보다는 법을 매개로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며 “법학 교양 과목이 줄어든다면 법학 적성을 확인하고 싶은 학생들의 기회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공 수업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분야를 접할 기회가 축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리더 전공을 이중전공하며 법학 교양 수업을 듣고 있는 E 씨(영어교육과, 3학년)는 “법학 교양 과목은 수요가 많은데 줄일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학년 학생들이 국가리더전공 선택을 고민할 때 관련 수업을 먼저 들어보면서 적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학 교양 과목은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교 학사종합지원센터는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 컨설팅에서 법학 관련 과목이 교양과정 내 전공과 같이 개설된 점을 지적 받았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양교육 편성 체계 및 과목 적합성에 관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교양교육 개편 관련해 결과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법학 교양 과목은 본교 학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교양 수업으로, 담당 교수들에게 증원 요구 메일이 쇄도하는 과목이다. 개편안처럼 법학 교양 과목을 대폭 축소할 경우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기에, 개편안 확정 전 충분한 학생 의견 수렴과 숙의가 요구된다.
 

 

강승주 기자(math.sang.ju@gmail.com)
외대알리는 학우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학내 사건이나 이슈 등에 대해 제보가 있으신 분은 메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