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4 (수)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미가엘관 크랙

깐뚜치오에서 편집회의를 하고 있었던 알리. 회의 중간 화장실을 가다가 벽면에 일견 심각해 보이는 크랙을 발견했다. 왠지 여기서 회의를 하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과 함께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우들의 안전도 염려되기 시작했다. 과연 안전한 것일까? 모든 크랙이 이렇게 크지는 않지만, 전 층에 걸쳐서 크랙이 발견되었기에 걱정을 느끼며 조영훈 시 설관리팀장과 만났다.

조영훈 시설관리팀장의 말에 따르면 학교는 이미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건물의 크랙 중 하리나 기둥에 금이 간 것은 없고, 모든 크랙은 칸막이를 위한 조적벽에 나타났다. 즉, 건물을 지탱하는 축인 내력벽에 금이 간 것이 아니라 방을 나누는 칸막이에 금이 갔기 때문에 안전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다. 조영훈 시설관리팀장은 ‘만약 내력 구조에 금이 갔다면 안전진단이나 구조진단 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정조치를 해야 하지만, 미가엘관은 건축 구조상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가엘관의 크랙은 건물을 지을 당시 조적과정에서 수평을 맞추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수 평이 맞지 않게 쌓은 상태에서 건조가 진행되었고, 이에 더해 시공 당시 유리창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 조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겨울의 찬바람이 건조 중인 시멘트를 수축시켰다. 그리고 완공 후 건물을 사용하면서 점점 크랙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설명을 한 조영훈 시설관리팀장은 시공 당시 건축 당사 자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다 짓고 쓰다 보니 금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처음 이 문제를 인지한 학교는 임시방편으로 크랙에 테이프와 백시멘트를 이용해 빠데칠을 했다. 만 약 빠데칠을 한 부분이 차후에 더 벌어진다면 크랙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러 므로 빠데칠은 단순히 보수작업이라기보다는 일차적인 테스트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시설관리팀은 테 스트 결과 미가엘관의 경우 진행 중인 크랙은 없다고 말했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건축 전문가와 재난공제회 담당관이 합동으로 시설물을 검사하는 안전진 단의 결과 중 구조분야에 한해 살펴보면 미가엘관은 A급으로 분류되었다. 점검결과 중점관리대상시 설(C급) 및 재난위험시설물(E, D급)로 분류된 건물은 노후화로 각각 C급을 받은 구두인관과 나눔관(학 생회관)이다. 나머지 건물은 모두 A급이었다. 덧붙이자면 이 검사의 소방분야에서 미가엘관 옥상문의 ‘화재 시 자동 개폐장치’가 없는 것이 시설 미흡으로 지적되었고, 현재는 설치되어있다.

조영훈 시설관리팀장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미가엘관 1층 화장실이 있는 벽면에 대한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시설관리팀이 자체적으로 만든 체크리스트가 있다며 이번 겨울 행복기숙사를 진행하면서 미가엘관도 함께 검사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내의 누구도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도, 시설관리팀에 문의한 적도 없다.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보았어도 별 신경 안 쓰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안전불 감증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건물이다. 우리의 친구, 선배, 후배가 생활하는 기숙사가 있는 건물이다. 학교에서 미리 알고 있었고, 큰 위험이 없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아니었다면 무서운 일이다. 누군가는 보았고, 누군가는 지나쳤다. 아는 자도 있고, 모르는 자도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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