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주차장 요금, 비싼 건가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는 글로벌캠퍼스와는 다르게 교내 주차장을 전면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관해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교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주차장 요금에 관한 학생들의 생각을 찾아보았다.

 

     

 

글 대부분은 주차장에 대한 불만을 포함하고 있었다. 학교가 학원생과 학부생을 차별한다거나, 등록금은 학생이 내는데 왜 학생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냐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다른 학교들도 마찬가지라는 내용의 댓글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주차장 요금은 얼마이고, 서울의 다른 학교들은 어떨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주차요금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울캠퍼스 주차장은 최초 30분에 1,500원, 한 시간에 3,000원, 초과 10분당 500원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이 요금은 교직원과 강사 그리고 학생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교직원과 강사, 연수원, 대학원생(박사과정)은 학부생과 다르게 정기권 요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기권 요금 적용 시, 교직원과 강사는 월 1만 원, 학기당 6만 원으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연수원생과 대학원생은 월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학기당 8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방진희 기자)

 

서울의 다른 학교 주차장 요금

 

서울 대부분의 대학교 역시 유료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편집 - 정성호 기자)

 

외대알리는 우리 학교와 가까이 있거나, 비슷한 규모를 가진 대학교의 주차장에 대해서 심층 취재해보았다.

 

서울캠퍼스 바로 옆에 위치한 경희대학교의 경우, 최초 30분에 1,000원, 초과 10분당 500원의 추가 요금을 징수한다. 외대알리는 경희대학교가 학생에게도 정기권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주차관리 사무실로 문의한 결과, 학생에게 제공되는 정기권이 있지만, 이것은 일부 학생에게 한정된 것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정기권 적용 가능 대상자는 상해를 입어 진단서를 제출한 학생 또는 무거운 악기나 용품을 들고 다녀야 하는 음대, 미대 학생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정기권과 별도로 장애학생에게 적용되는 요금 또한 존재한다는 답변을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경희대학교는 주차장 수용 가능 차량 수가 1,000대 이상으로 우리학교보다 넓은 주차장 면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희대학교의 경우 주차장을 C&S 자산관리에 위탁하여 관리하며 학교 재단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캠퍼스와 비슷한 면적을 가진 숙명여자대학교의 경우, 최초 30분에 1,500원, 초과 10분당 500원의 요금을 징수하며 일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숙명여자대학교는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학부생에게 정기권을 발급한다는 항목을 홈페이지에 명시해 두었다.

 

주차장 관리 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특별한 사유로는 무거운 악기를 든 경우, 상해를 입은 경우, 학교와 집 사이의 거리가 먼 경우가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진단서와 같은 별도의 서류가 필요하지만, 그 외에는 사무실에 비치된 특별 사유서를 작성한 후 교수 혹은 해당 팀의 서명을 받고 제출하면 정기권 적용이 가능했다. 정기권과 별도로 장애 학생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주차장은 최대 차량 790대를 수용할 수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구간을 제외하면 현재 약 74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해당 주차장을 관리하는 업체는 ELX 서비스로 위탁업체이다.

 

광운대학교의 경우 20분은 무료로 주차장 이용이 가능하고 초과 10분당 500원의 추가요금을 납부하는 형태이다. 야간 대학원생과 학부생에게는 월 2만 원, 학기 8만 원으로 정기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학교와 다른 부분이다.

 

광운대학교 주차장 역시 위탁업체인 아마노코리아(주)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외대알리가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주차장 관리사무실 측은 위탁업체라는 이유로 답변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기자가 다리를 다친 광운대 학생으로 가장해 정기권 가능 여부를 물은 결과, 상해를 입은 학생이 진단서를 제출하더라도 정기권 발급이 안된다 설명만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는?

외대알리는 우리학교의 주차장 요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에 위치한 동원사무실을 방문했다. 취재 결과, 우리는 우리학교 홈페이지에서는 알 수 없던 많은 부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사진 - 방진희 기자)

 

- 왜 학생에게는 정기권을 발급하지 않을까?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내 주차 안내 페이지에서는 학생에게 정기권을 발급하지 않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았다. 서울캠퍼스 주차장 동원사무실에서는 주차공간 부족동원사무실 운영비 마련을 그 이유로 들었다.

 

- 학교 주차장을 얼마나 많이 이용할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주차장은 총 634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입∙출차 기록 확인 결과, 하루 평균 1,000대의 차가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용량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하지만 현재 도서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공사 차량이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기권 차량의 경우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중복체크가 된다. 그렇기에 하루 1,000대라는 숫자는 실제 이용 차량 수보다 많은 수다. 만약 중복차량을 뺀다면, 하루 평균 500대 정도의 차량이 주차장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중 200대는 정기권을 이용하지 않고 요금을 내는 일반 차량이다. 무료차량 역시 존재했다. 무료차량에는 A/S 차량 등 학교 관련 차량, 기자, 총장 손님, 외교관 차량 등이 포함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기권을 이용하는 교수 측 역시 협소한 주차공간에 불만이 있다고 했다. 거기다 최근 도서관 공사로 인해 도서관 근처에 주차하기 어려워지자 더 많은 불만이 제기된다고 했다. 교수 중 다수가 이중주차를 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주차장 동원사무실은 법인 사업체

주차장을 운영하는 동원사무실은 하나의 용역회사로 법인 사업체의 구조를 띠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운영을 하기 위해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주차장 운영과 관련해 ‘학교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학교로부터 최소한의 투자를 받고, 학생들과 교직원에게 최소한의 부담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사무실은 대답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기색을 보였고 모든 가격은 학교와 상의를 통해 정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 장애 학우에게 적용되는 주차요금은?

한국외대 주차 안내 페이지에서 장애인 차량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학부생이 교통약자의 경우, 매일 주차비를 내며 등하교를 해야 할까? 이에 대해 동원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장애인 학생의 경우 정기권이 적용되어 월 3만 원으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상해를 입어 거동이 불편한 학생의 경우에는 진단서와 함께 차량이 필요하다는 사유서를 제출하면 정기권을 발급해준다고도 언급했다. 사유서는 병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애 학우와 상해를 입은 학생은 정기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홈페이지상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해당 학생의 경우 정기권 요금을 적용받지 못한 채 지나칠 우려가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결론적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의 주차요금은 서울의 다른 대학보다 크게 비싸지 않고 크게 다른 점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불만이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외대알리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학생은 정기권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이를 홈페이지에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학생들은 해당 정보를 알 수 없었고 이는 관련 혜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왔다. 

 

또한 학생들에게 정기권 적용이 불가한 이유를 명시해두지 않았다. 우리 학교의 경우 다른 대학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에게 주차장 정기권 혜택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홈페이지에 ‘학부생은 현재 주차공간 부족으로 정기권 발급 제한’이라는 한 문장도 명시하지 않은 것은 학교의 소통 능력 부족을 또한번 보여주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 학교가 홈페이지에 주차요금에 관한 정보와 학생에게 정기권 발급이 불가한 이유만 추가하면 모든 것이 완벽히 해결되는 것일까? 교수와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생 또한 학교의 구성원 중 하나로 주차장을 이용할 권한이 충분히 있다. 주차장 공간의 부족이란 이유로 학생을 정기권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수와 교직원에게만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차 공간을 제공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일정한 비율로 분배하는 등의 개선 방법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는 외대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모든 학교도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학생을 정기권 혜택에서 배제하는 것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 대학 사회 내에 알게 모르게 만연하게 퍼져 있는 권위의식이 타파되길 바란다.
 

 

정성호 기자 (tjdgh5424@gmail.com)

방진희 기자 (genie950624@gmail.com)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