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목) 숙명학원 법인 이사회는 현행 총장선출제도를 불인정하고 총장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구성원 회의체(TF)를 오는 12월 13일(금)까지 구성할 것을 결정했다. 해당 결정이 이행되는 것을 조건으로 오늘 22일(금), 황지수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44일에 걸친 무기한 노숙농성을 조건부 해제했다. 숙명여대 제51대 총학생회 ‘오늘’은 오늘 22일(금) 오후 6시 경, 숙명여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노위(SnoWe)와 공식 SNS 채널 등을 통해 농성 종료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지난 21일(목) 진행된 이사회 회의에서 총장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TF 구성이 확정됐고 총학생회는 이에 동참해 총장선출을 위한 향후 규정 마련과 민주적인 제20대 총장 선거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1년 내내 지지부진했던 TF 구성이 법인 이사회의 회의록에 명시됐고, 말로만 노력하겠다던 본부의 의지를 드디어 확인 할 수 있었다”며 “대학 본부와 교수사회도 이사회의 TF 구성 결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종료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결정이 기한 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천막 노숙농성보다 더욱 강도 높은 투쟁으로 돌아올 것”이
피로가 누적돼 보였다. 질문에 답할 때 조금 지친 기색이었다. 본부는 여전히 어떤 입장도 발언하지 않았다. 농성이 중단돼야함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같이 농성을 전개하는 총학생회부원들의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해서 그는 걱정이 들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학우들이 농성현장에 방문했다. 학생에게 참정권을 부여함이 학내 민주주의를 성취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었다. “숙명여대 학생참여 총장직선제가 이뤄질 때까지 옆에서 연대하겠습니다”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들은 기꺼이 당신의 곁이 되겠다고 말한 셈이었다. “이제 8일째인데 80일 800일이 걸려도 계속 할겁니다” 망설임 없이 말한 그의 모습에서 저 말이 허울이 아님을 체감했다.<글 제공= 박성빈 기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관계자 : '한국외대나 이번 상반기 기자회견 할 때만 해도 거의 10개 넘는 대학이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숙명여대도학내 민주주의를 위해대학 내 학생들도 참정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① "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 https://univalli.com/news
노숙 농성 7일 차, 총장이 천막에 방문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맥락은 없었다. 시간이 더 필요해서 기다려달라는 언급이었다. 피켓팅 시위와 함께 총장과 교수 일동에게 편지 쓰는 활동을 전개했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동참해 총장선출방식 관련 논의가 진행돼야 함을 말했다. 이만큼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다. 자신들의 농성에 대한 당위를 감각할 수 있었다. 그들은 확고해졌다. 목소리가 커졌다. 울림을 담았다. 당신들의 호응을 원한다. 그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밤이 돼도 본부 불이 켜 있었다. 교수 협의체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그들은 회의 장소로 진입하여 발언했다. 우리가 이만큼 목소리 내는 이유를 언급했다. ‘우리’임이 중요했다. 대학의 주체이자 구성원인 ‘우리’ 학생들의 목소리에 침묵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밤이 됐는데 빛이 한동안 꺼지지 않아 밝았다. <글 제공= 박성빈 기자> ① "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② "아직 별 다른 일은 없었어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
밤은 추웠는데 낮은 쨍한 햇빛이 돌았다. 피켓 시위와 함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적고 서명을 한다는 것 역시 운동이며 투쟁이다. 그것은 그들을 지지한다는 무언의 의사표시였다. 농성장 천막 사위에서 학내 구성원들은 이름을 올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그들은 농성장 주변을 이동하는 교수의 숫자가 퍽줄어든 것을 느꼈다. 차가운 거리에서 총장직선제 쟁취를 외치는 그들 곁을 지나갈 때마다 교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확고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냥 지나갈 수 있었을테다. 교수들도 모종의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었다.낮이 점점 짧아진다. 밤이 길다. <글 제공=박성빈 기자> ① "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② "아직 별 다른 일은 없었어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2 ③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대로 생각한 대로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5 ④ 지금, 여기, 우
농성이 시작되고 5일이 지났다. ‘총장님과 함께 하는' 중간고사 간식 배부 행사는 자취를 감췄다. 명칭과 공지내용이 변경되고 총장 대신 학생지원센터 직원들이 나와 간식을 나눠줬다. 총장이 모습을 감추는 까닭이 무엇인지 헤아려볼 수 있었다. 대화는 없었다. 모든 것이 여전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거리에 나와 민주적인 총장선출을 뜨겁게 외쳤다.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총장은 외침에 답하라는 선언이기도 했다. 침묵은 만사형통이 아니다. 만사형통이 돼선 안 된다. 그들의 외침은 동시에 그렇게 들렸다.<글 제공=박성빈 기자> ① "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② "아직 별 다른 일은 없었어요"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2 ③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대로 생각한 대로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5 ④ 지금, 여기, 우리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8
맑고, 밝고, 깨끗한 날이었다.천막을 걷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은 여전히밝게 빛났다. 농성장의 첫 주말은 고요했지만쓸쓸함이 감돌지는 않았다. 총장의무대응에도찾아와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생한다고언급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빵을 주고 갔다. 당신들과 연대한다고 말했다. 상기된 얼굴과 든든한 단어가그의 눈과 귀에 담겨졌다. 그는 생각할 수 있었다. '아,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구나.' 그들은 밖으로 나왔다. 스탠드 조명을 둘러싸고 앉아 공부도,이야기도 했다. 휴식을 취하고 생활을 복구해야겠다는 욕망보다 여전히 목적을실현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큰 필요였다. 그는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어서 좋았다. 농성을 시작해도 외롭지 않을 거라는 마음은 계속 유효했다. “참 좋은 애들과 함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매일매일 질리도록 하고 있어요.” 괜찮냐고 묻고 챙겨준 지지자의 담요가 유난히 따뜻하다.<글 제공=박성빈 기자> ①"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②"아직 별 다른 일은 없었어요"https://univalli.com/n
차가운 새벽 탓에 무거워진 어깨를 어루만진다. 천막을 통과한 뜨거운 햇빛에 짙은 그림자가 졌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노끈과 테이프를 동원해 위태로운 곳을 정비한다. 누군가 새빨간 화분을 주고 갔다. 불합리에 굴복하지 않는 당신들의 투쟁을 양분 삼겠다는 응원처럼 보였다. “얘를 잘 키워보자고 다짐했어요” 조그만 화초가 뿌리내려 식물로 성장하기까지, 쉽게 끝나지 않을 투쟁임을 인지한듯 보였다.주말에도 기획처의 불은 밝았다. 이 불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총장실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오늘은 어제가 되어 흘러가지만 반드시 기록될 테다. 그들은 다시 의지를 다졌다. 달이 떴다. 그래도 밤은 추웠다. <글 제공=박성빈 기자> ①"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②"아직 별 다른 일은 없었어요"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12
낮은 더워서 그들은 소매를 걷었다. 잘 잤냐는 물음에 그는 춥지 않았다고 답했다. 파리한 기색은 없었다. 눈자위는 형형했는데 피로를 담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종종 지지를 표명하는 학생들이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덕분에 그들은 웃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천막을 응시한다. 금방 다가가지 못한다. 잘못 개입해 그들의 서슬을 망치면 어쩌나 자문하는 것 같다. 사위는 조용했다. 잿빛이 됐다. 종종 다른 빛이 점멸했다. 그들은 계속 거기 있다. <글 제공= 박성빈 기자> ①"어두운 밤에도 꺼지지 않을게요"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2908
낮인데 날이 찼다. "소감이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저녁에 춥겠다' 뭐 이런 생각?" 그는 웃고 있었다. 사명감이나 결기보단 당연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뿐이라는 감각인 듯했다. 이들은 자문하거나 의심하지 않았다. 이들에겐 온당하지 않음을 발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였다. 밤이 됐다. 날은 더 추워졌다. 피로를 내색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천막 사이로 새어 나온 빛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글 제공= 박성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