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칼리움;k-alli-um] 무한재회
장면 하나. 동거인과 함께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간 날이었다. 도통 요리를 하지 않는 동거인이 무려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고 넌지시 말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 함께 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그러다 두부를 깜빡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에야 깨달았다. 동거인은 자기는 먼저 들어갈 터이니 나에게 돌아가는 길에 있는 할인마트에 들러 두부를 사 오라 말했다. 한데 내 두 손은 계란 30구와 이백 미리 우유 등 각종 식재료로 충분히 버거웠기에 일순 화가 일었다. 같이 가면 될 것 아닌가, 자신만 편히 일찍 들어가겠다는 고약한 마음씨에 기분이 퍽 상했다. 잠깐 대거리를 했으나 2인 가구 가장의 말을 당해낼 재간이 있을 쏘랴. 이쯤에서 말하건대 내가 월세를 나누는 사람은 나보다 세 살이 많은 친언니다. 별 수 있나. 아랫것인 나는 씩씩대며 마트에 들어갔고 나의 가모장은 자신 몫의 짐을 챙겨 들고 먼저 집에 다다른다. 나는 두부를 사고 늦게 돌아와 냉장고에 챙겨 넣으며 되뇐다. “으휴, 저놈의 성질머리……” 지방을 떠나 수도권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두 사람은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며 살림을 합쳤다. 동거의 매일은 녹록지 않다. 장성한 청년들이 그다지 널찍하지 않은 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