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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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슐랭] 벗이 있는 집

외슐랭 : 벗이 있는 집

도서관 뒷길로 빠져나가 회기동까지 이어지는 이문동 골목 곳곳을 살피다 보면 꽤나 보물 같은 맛집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벗이 있는 집’도 그런 유의 식당 중 하나다. 그 근방에서 거주하고 있는 학생이 아니라면 찾아가기 꽤나 까다로운 곳이기 때문일까. 필자가 이곳을 처음 방문한 것도 한 달이 채 안된 일이다.

나는 곱창, 허파 볶음, 순대, 막걸리 따위가 생리에 맞는 아재 같은 사람이다. 홍대보단 종로가 더 친숙하고, 세련된 최신음악보단 7080을 좋아하는 사람. 그렇게 되어 먹은 탓에 학교 앞에 있는 최신식 식당엔 어쩐지 거부감이 든다. 내가 들어서는 식당마다 케케묵은 기운이 느껴지면 좋겠다. 소주에 반쯤 취한 아저씨 둘이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나를 반겨줬으면 좋겠다. 벗이 있는 집은 바로 그런 식당이었다.

아재 식당이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바로 푸짐한 식사다. 우선 반찬 대여섯 첩이 나온다. 신선한 나물에 무슨 요술을 부렸는지 하나같이 맛이 있다. 방문할 때마다 반찬의 종류가 바뀌는데, 오늘은 무슨 반찬이 나올 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다. 다음으로, 내가 벗이 있는 집에서 즐겨 먹는 식사는 김치찌개와 허파 볶음이다. 3인분 같은 2인분의 김치찌개를 국자로 퍼보면 어김없이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건져지고, 허파 볶음을 한 점 씹을 때 마다 소주 한 잔을 걸치고 싶다. 네 명이 가도 한 끼 2만원 내외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벗이 있는 집, 적극 추천한다.

식당메뉴

김치찌개 1인분 6000

허파볶음 5000

백반 5000

콩국수 5000

제육볶음 7000

곰탕 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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