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0 (수)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 커뮤니티 공략집

#커뮤니티 춘추전국시대

 

정문에 가면 후문이 보인다고 했던가, 10분 정도를 할애하면 웬만한 건물은 다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외대. 잔디광장에 10명 이상만 모여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훕스라이프, 디시 외대갤, 에브리타임, 대나무숲, 어둠의 대나무숲에 이르기까지 외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절대강자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외대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쯤 되면 커뮤니티 춘추전국시대라 불러도 되겠다. 이에, 알리는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커뮤니티들을 하나하나씩 파헤쳐 보기로 했다.

 

#1 “아 옛날이여!” 훕스라이프(www.hufslife.com)

<고령화현상은 어디서나 문제이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명실상부한 외대의 대표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 하지만 그곳은 생각보다 황량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영광스런 시절을 추억하는 몇몇 고학번들이 남아있을 뿐,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정보들이 유물처럼 널려 있었다. 메인 커뮤니티인 ‘미네르바’조차 한 페이지를 넘기려면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수준이다. 빠른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훕라의 재도약을 기대할 순 없는 것일까. 속도는 느리지만 타 커뮤니티에 비해 깊이 있는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고, 아직 많은 수의 눈팅족이 건재하다는 점은 희망으로 보인다.

 

활성도 ★ (세월이 무상하다)

자유도 ★★ (뻘글을 마구 올리기에는 부적합)

친절도 ★★★★(연륜이 묻어나는 댓글들)

기능 ★★★ (다양한 게시판, 검색기능 지원)

추천 : 뻘글이 싫은 당신, 옛날이 그리운 고학번

 

#2 “혼돈의 카오스” 디시인사이드 한국외국어대학교 갤러리 (gall.dcinside.com/board/lists/?id=hufs)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뱉으면 된다>

커뮤니티 초심자라면, 긴장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 서식하는 ‘갤러’들은 커뮤니티 경력 기본 4~5년 이상의 상당한 고수들이다. 광고성 글, 훌리(타 대학과 서열 비교) 등 온갖 컨셉러들이 난무한다. 질문에 대해 친절한 답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그래도, ‘츤데레’같은 갤러들이 현실적인 답변을 던져주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 친절하게 접근해 보자. 디시 외대갤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런 가입절차 없이도 제한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인데, 주로 유동닉(보통’ㅇㅇ’)을 사용하거나 고정닉(일정한 아이디)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 아무런 제한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이곳은 혼돈 그 자체이다.

 

활성도 ★★★ (물론 대부분이 뻘글이다.)

자유도 ★★★★★ (자유 그 자체)

친절도 ★ (일단 반말은 기본)

기능 ★ (분란에 휘말리지나 말고 재미있게 놀다 가자)

추천 : 드립력+잉여력 상위 10% 이내라고 자부하는 자.

 

#3 “모르면 아재” 에브리타임 (everytime.kr/ 어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

  <모바일 후렌들리한 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 누군가에겐 생소한 커뮤니티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에브리타임은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커뮤니티이다. 기본적으로는 시간표를 짜는 사이트이지만, 외대 인증을 하면(학교 메일을 통해 인증)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글은 익명으로 쓸 수 있고, 댓글도 익명으로 남길 수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익명성의 폐해’로 리포트를 쓴다면 상당히 좋은 예시가 될 만한 글들도 많다. 게시물마다 댓글이 기본 한 개씩은 달리니 만약 질문이 있다면 가장 이용할 만한 커뮤니티로 추천한다.

 

활성도 ★★★★★ (하루 평균 약 100개의 게시물!)

자유도 ★★★★ (익명이니까)

친절도 ★★ (익명이니까)

기능 ★★★(각 게시판마다 검색기능 제공. 취업, 장터게시판도 있다.)

추천 : 기다리는 걸 못 참고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는 당신

 

#4 “대신 전해드립니다” 한국외국어대 대나무숲 (www.facebook.com/hufsbamboo)

<제보화면, 직접 제보해 보았다. 물론 필터링 됐지만!>

2014년 시작해 2016년 5월 현재 약 만 4천 개의 게시물, 천 3백 명의 좋아요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전부가 외대생은 아니다.) 제보는 '그루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받고 있다. 익명, 댓글은 실명이 기본이지만, 관리자에게 게시글 번호와 내용을 말하면 익명으로도 댓글을 남길 수 있다.(** 2016년 3월부터 익명댓글도 제보글을 받는 프로그램인 '그루퍼'에 작성하고 관리자의 승인을 받는 과정을 통해 게시되고 있다.)  익명 우화 속 대나무숲에서처럼 진지한 고민, 훈남 훈녀들을 향한 초성 자격들이 주를 이루지만, 사회나 학교 문제를 토론하는 거대한 공론장이 되기도 한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실명이나 글은 관리자의 기준에 의해 필터링된다.

 

활성도 ★★★★★ (하루 평균 약 100개의 게시물)

자유도 ★★★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지만, 아무 말이나 다 올려주진 않는다)

친절도 ★★★ (프로 대숲러들이 반겨줄 것이다)

기능 ★★ (제보 검색기능이 제공된다)

추천 : 같은 수업을 듣는 이성이 마음에 드는 당신, 마음속 깊은 얘기를 누가 들어줬으면 하는 당신

 

#5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진” 어둠의 대나무숲

* 올해 5월 기존 대나무숲의 필터링 정책에 대한 반발작용으로 ‘어둠의 대나무숲’이 생겼다. 어대숲은 필터링 없이 할말 편하게 해보자! 라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시작과 동시에 서울-글로벌 캠퍼스간의 소모적인 갈등의 장이 되어버렸고,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5월 19일 제보를 마지막으로 업로드가 중단된 상태다.

 

# 마치며

훕스라이프와 같은 전통적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에브리타임, 대나무숲 등의 익명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급부상하고 있다.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익명은 분명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익명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까지 일삼는 경우는 없어야겠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매우 편리하고, 발전 가능성도 높지만 아무리 잘 짜여진 커뮤니티라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때의 표정과 몸짓, 사소한 감정들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는 법이다. 좁은 캠퍼스라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빈다.

 

현우식 기자 inspired@gmail.com

홍민기 기자 tjtlm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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