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1 (일)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편집장의 편지랄랄라]
늘어서 하는게 아니다. 하면 는다.

|외대알리| 특이한 취미를 가진 친구들이 있습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컨투어 드로잉(Contour Drawing)이라는 방법의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보지 않고 사물만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또 한명은 크로스핏(Crossfit)이라는 운동을 매일같이 합니다. 휘트니스센터에서 몸 만드는 운동이 아니라, 순발력이나 지구력 같은 신체능력향상을 목표로 하는 실전적인 운동입니다. 어디서 계기를 얻었는지 기억조차 못하지만, ‘헉’소리 나게 재밌어 보이고, 실력 또한 수준급입니다. 사물에 기름종이를 대고 그리더라도, 저는 도저히 그의 컨투어드로잉을 능가 할 수 없고, 저보다 얇은 팔을 가진 그녀는 나보다 턱걸이를 더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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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그들은 어떻게 이런 취미를 수준급으로 가질 수 있었을까요? 주입식교육의 대표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과연 색다른 경험을 통해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너무 완벽한걸 원하는 세상을 사는 것 같습니다. 받아쓰기부터 수능까지, 100점을 목표로 하는 시험 속에서 우리 자신을 속박하고 있습니다. 까짓거 몸 개그 한번 해보고, 그냥 관심가는 무언가에 무작정 달려들어서 조금씩 변해갈 생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남들 안볼 때 연습해야지.’라 는 생각으로 이루지 못할 목표를 잡고, 언젠가 잘되면, 좋아지면 그 때 열심히 해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 게임을 시작할 때 보통 처음엔 재미가 없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LOL’조차도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튜토리얼을 지나고, 게임 캐릭터가 몇 번 죽고, 오기로 해보겠다고 덤비다가 레벨이 오르고, 아이템을 몇 개 맞추다보면, 재미도 붙고, 실력도 생기는 법이죠.

‘하면 된다’ 이건 특전사만의 생각이 되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13년이상 의무교육을 받으며 똑같이 살아왔는데 20대에 어떻게 완벽한 모습으로 데뷔한단 말입니까?

일단 해보죠.

저는 늦은 나이지만, 내년 농구대잔치에서 영어교육과의 팀원으로 10득점 이상 할겁니다. 지금부터 남들 앞에서 공 던지러 나갈 겁니다. 지금은 드리블도 잘 안되지만 말입니다

조봉현 편집장 chop01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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