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3 (목)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이 달의 문화 _ 가을날의 좀비를 좋아하세요?


△영화 <부산행 스틸컷>

 한국 최초의 장르로 첫 도전부터 누적 관객 천백만을 넘어선 영화가 있다. 좀비영화 <부산행>이다. 사실 우리는 <나는 전설이다> <월드워Z> 등 숱한 외국산 좀비 영화를 보아왔다. 그래서 국내산 좀비 영화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았다. 반신반의하며 극장으로 향한 사람들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흥행했고 냉철하기로 유명한 평론가들에게서도 나쁘지 않은 평가들을 이끌어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만한 선의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대한민국에 긴급재난경보가 선포되었다.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서 가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가족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특히 이 영화는 부성애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가족주의에 환원한 진부한 재난영화라는 평도 있지만, 좀비의 액션만큼은 보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연상호 감독이 본래 애니메이션 감독이기 때문에 액션과 동선에 일가견이 있었다는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영화 <서울역> 포스터

그러한 실감나는 훌륭한 액션덕분인지 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대중성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고 감동할 수 있는 성공한 상업적인 오락영화다. 조금 더 암울하고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역>을 보기를 추천한다. 항간에서는 <서울역>을 추천하는 사람은 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며 악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맨 처음 연상호 감독이 만들고자 했던 영화의 메시지,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노숙자들의 삶에 대한 편견 등 사회 비판적인 그의 시선이 더 생생하게 드러난다. <부산행>의 프리퀄 영화라고는 해도 아예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는 것이 낫다.

이러한 좀비 영화의 등장은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 문화 속에 좀비들이 들어온 지는 꽤 됐다. 서양 전통 귀신 좀비는 오랜 시간 외국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져갔다. 처음에는 목을 물어뜯을 줄만 알던 좀비들이 잘생겨지고 사랑도 하고 욕망도 생기고 말도 하는 그런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갔다. 그 시간들 동안 국내 좀비물, 고어물 매니아 층이 생겨났고 여러 공포 관련 행사 이벤트 축제에서 종종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에버랜드에서는 매년 할로윈 시즌에 '호러메이즈'라는 공포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가을, 좀비 체험을 원한다면?

에버랜드에서는 2011년부터 ‘호러메이즈’라는 이름으로 여름과 가을 할로윈 시즌에 공포체험 어트랙션을 진행해왔다. 이 어트랙션은 처음 시작할 당시부터 여러 방송을 타며 인기를 얻었다. 건물 안을 통과하며 좀비에게 쫓긴다는 컨셉의 어트랙션은 여타 다른 ‘귀신의 집’들보다 실감나고 높은 게임 연출력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진행 중인 시즌 이벤트다. 2016년에는 ‘호러메이즈1’이 7월과 8월 진행되었고 가을부터는 할로윈 컨셉을 맞아 더 다양한 이벤트들과 ‘호러메이즈2’가 진행 될 예정이다. 부산행을 보며 한 번쯤 좀비에게 쫓겨보고자 했던 사람들은 방문해서 즐겨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실감나게 넓은 공간에서 대규모의 좀비들에게 쫓기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좀비런’을 추천한다. ‘좀비런 코리아’는 2013년부터 진행된 체험형 생존 게임으로 에버랜드와는 달리 종합 운동장, 서울랜드, 대학교 캠퍼스 등의 넓은 부지를 대관하여 진행된다. 좀비의 수도 급이 다르다. 대체 이런 좀비들은 다 어디서 나타난 것이냐 물으면 공짜로 좀비체험을 하고자 하는 체험자들이라 답할 수 있겠다. 좀비 플레이어들은 소수의 연기자 NPC캐릭터와 다수의 일반 좀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수의 일반 좀비들은 티켓값을 아끼면서 쫓기는 자가 아닌 쫓는 쪽이 되어 게임에 참여한다. 좀비가 되는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으니 조금 더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은 사람은 좀비로 게임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올해 서울에서는 10월 29일에 예정이 되어있다고 하니 좀비런 페이스북을 잘 살피면 좀비가 되어 쫓거나 혹은 쫓기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채원기자 itsmechae@sejongal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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