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시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열린 '박철 명예교수 임명 철회' 기자회견(사진 - 외대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는 11월 1일 오후 1시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명 철회 및 해당 사건에 항의하여 중징계를 받은 학생들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였습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박철 전 총장의 범법행위를 규탄하고 학교 측에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철회를 요구하였습니다.
LD학부 이영우 학생회장은 “박철 전 총장은 재임 기간 중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 노조 탄압, 교비횡령 등을 자행한 구시대의 적폐세력이며 이러한 인물을 명예교수로 임명한 학교 본부 또한 적폐세력”이라고 밝히며 “우리 대학 사회도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박철 전 총장의 형이 확정되며 우리 학생들이 옳았음이 밝혀졌다. 교수와 학생 모두 투쟁에 나서자”고 발언하였습니다.
중국어대학 김도연 학생회장은 “학생들은 박철 전 총장을 명예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도 이에 동의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남기지 말아 달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이어서 발언대에 오른 서양어대학 권준한 학생회장은 “일방적인 행정의 상징이며 범법자인 박철 전 총장을 교수로 둘 수 없다. 현 총장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어서 “학생에 대한 학교의 사죄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사죄의 일환으로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직 철회, 학생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중헌 총학생회장은 성명문을 낭독하며 총학생회, 단과대학 회장들과 임명 철회 구호를 외쳤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학생회의 예정된 행보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중헌 총학생회장은 “김인철 총장이 11월 중순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명예교수 임명 철회 건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원인사위원회는 총장이 임명한 각 대학의 학장들과 부총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위원회가 명예교수 임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소집, 점거, 단식투쟁, 집회, 비상총회 등의 강경한 대처도 불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2016년 일어난 박철 전 총장 관련 사건을 잘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박철 전 총장이 자행한 사건들에 대한 카드뉴스 제작 등 노력을 하고 있으니 학우 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총학생회 페이스북)
한편, 2016년 박철 전 총장은 개인적인 소송과 학교법인 동원육영회의 소송비용, 성희롱 가해자 L교수의 변호비용 등 총 11억여원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업무상횡령, 사립학교법 위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는 2016년 6월 1심재판부로부터 벌금 1,000만원 형을 선고 받았으나, 1심 판결 이후 학교 측은 박철 전 총장을 명예 교수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에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학생들은 같은 해 8월 10일 총장실을 점거하며 학교의 독단적인 결정에 항의하였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예교수직 해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위를 전개한 학생 대표자 3인에게 학교의 명예를 실추 시켰다는 이유로 각 7주, 6주, 5주 정학 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2017년 5월 대법원이 박철 전 총장의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을 확정하였고, 2018년 8월 30일 박철 전 총장이 제기한 헌법소원마저 기각되었으나 학교 측은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외대알리 외에도 다양한 학내 외 언론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박철 전 총장의 임명 철회 여부는 11월 중순 개최되는 교원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향후 행보가 정해질 전망입니다.
박원희 기자 (whpak95@naver.com)
정지우 기자 (stardustj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