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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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웹툰 특집 - 오무라이스 잼잼 VS 밥 먹고 갈래요?

오무라이스 잼잼
글/그림 : 조경규 | 다음 웹툰 | 생활툰, 음식툰 | 매주 화/목요일 연재


ⓒ 조경규, <오무라이스 잼잼>, 다음 웹툰

일찌감치 먹방의 선두자로 나선 웹툰이 있다. 평소에 맛집을 잘 찾아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도 식신로드 뽐뿌를 일으키는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이다.(오무잼) 어떻게 요리하는지 그런 거 관심 없다. 오무잼은 오로지 먹는 것, 음식에만 집중한다. 언제 이 음식을 먹었는지, 언제 땡기는지, 어떻게 먹는 게 맛있는지 말이다.

오무잼의 매력 포인트는 군침을 돌게 하는 그림이다. 웹툰 페이지로 들어가면 메뉴판 뺨치는 그림들이 늘어져 있다. 매 화마다 그 음식에 맞게 제목이 바뀌는 걸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사진을 뛰어넘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 그림이 화면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으면 군침 도는 걸 넘어 서 당장 이걸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알지 못했던 음식도 오무잼 그림을 보면 먹고 싶어진다. 왜 이 음식을 당장 먹지 못하는지 한숨 만 나온다.

난처한 점은 오무잼에서 소개되는 음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마시멜로, 초코바 같은 간식과 과일부터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세계 음식들까지 모든 음식이 오무잼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오무잼을 보면 이걸 먹기 위해 당장 비행기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자튀김 편을 보고 언젠가 벨기에를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감자튀김을 아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오무잼에서 소개된 벨기에 감자튀김 이 야기는 벨기에행 결심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마카오 음식 쭈빠빠오 편(돼지고기 샌드위치)을 봤을 때는 생전 관심도 없던 마카오에 가고 싶어졌다. 단순히 저 음식이 너무 나 먹고 싶어서! 이게 다 오무잼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오무잼에 나온 음식을 먹기 위해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인생. 그래도 괜찮다. 베이글, 맥모닝, 굴비, 낙지볶음 등 등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나올 때 땡기는 걸 찾아 먹으면 된다. 매번 소개 되는 음식의 역사를 보며 비록 배가 부르진 않지만 작은 지식이 느는 것도 괜찮다. 이 웹툰의 목적이 먹지 못함에 괴로워하게 만드는 건 아닐 거다. 오무잼은 세상 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 있는지 알게 되고, 뭘 먹을지 고민하고 먹는 과정의 재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혹시 입맛이 없거나 뭘 먹을지 고민이 된다면 오무잼을 보시라. 하다못해 오무잼에 소개된 과자 하나라도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여행을 가는데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된다면 오무잼을 봐보시라. 가려던 여행지의 음식이 소개되어있을 수도 있고, 음식 때문에 가고 싶은 여행지가 바뀔 수도 있다.

 

밥 먹고 갈래요?
글/그림 : 오묘 | 네이버 웹툰 | 생활툰, 음식툰 | 매주 금요일 연재


ⓒ 오묘, <밥 먹고 갈래요?>, 네이버 웹툰

보라, 이 한 쌍의 커퀴벌레들을. 이 웹툰의 주인공 백미이 서이태 두 커퀴벌레들은 봄에는 닭꼬치를 구워서 동네 놀이터로 꽃놀이를 나가고, 비오는 여름엔 비를 뚫고 달려가 치즈감자전을 부쳐먹으며, 새해 첫 날에는 떡국을 끓여먹는다. 아, 커플로 바퀴 벌레짓 하는 것도 열받는데 철마다 계절음식부터 시장 빵가게 모닝빵까지 먹기도 잘도 먹어요.

<밥 먹고 갈래요?>는 평범한 자취생 직 장인 커플 백미이와 서이태의 먹부림 관찰 일기에 가깝다. 둘은 서로를 '미야', '리태'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퇴근하면 미이의 자취방에서 저녁을 먹고 주말은 함께 보낸다. 백미이의 여동생 백설기는 우연히 학교에서 만난 서이태의 남동생 서목태를 짝사랑한다. 목태는 몰래 입영신청을 해놓은 부모 덕분에 군대로 끌려간다. 미이와 리태의 연애는 리태의 말실수 때문에 싸우고, 미이의 질투 때문에 싸우고, 그래놓고 밥 먹으면서 화해하는 일상의 연속이다. 이들의 일상과 연애를 이들이 차려먹는 밥을 중심으로 풀어내면 그게 <밥 먹고 갈래요?>의 스토리가 된다.

미이와 리태가 그날그날 메뉴를 고르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다. 먹고 싶어서, 제철이라서, 밥반찬이 없어서, 냉장고에 있는 게 그것뿐이라서, 너무 덥거나 비가 내려서, 아침 출근길이 나 저녁 퇴근길에 시장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에 회가 동해서, 회사에서 잔뜩 깨지고 우울해서, 애인이 입맛도 의욕도 없다고 늘어져 있어서.

요리할 때는 '제품'도 서슴없이 쓴다. 단지 내가 만족스럽게 맛있게 먹으면 그 뿐이다. 스프가루로 크림스튜를 만들어먹고, 레토르트 우동을 사서 안에 든 육수 다시를 이용 해 샤브샤브를 해먹는다.

매일 우리의 한 끼 때우기와 전혀 다르지 않은 이 메뉴 고르기와 간단한 요리 과정은 이 웹툰이 왜 자취생 최적화 음식 웹툰인지 보여준다. 애인과 싸우고, 청소를 안 해 쌓여있는 머리카락에 경악하며, 안 입던 옷이 불어난 뱃살에 '못 입는 옷'이 되어버리는 일상. 짝사랑하는 애한텐 꼭 애인이 있고 날 좋아하나 싶었던 애는 나한테 전혀 관심없으며, 내가 좋아하던 애가 나한테 드디어 고백했을 때 나는 걔를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날 우리는 별것도 아닌 호박죽에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고, 씁쓸한 연애감정의 찌꺼기를 컵라면 국물과 호로록 들이킨다.

그래서 사실 <밥 먹고 갈래요?>에서 가장 맛깔나는 건 미이와 리태가 차려먹는 밥상이 아니라, 두 사람이 밥상을 차려 먹는 매일의 일상이다. 무슨 음식이 얼마나 그럴싸하게 그려졌느냐보다, 무엇에 식욕을 느끼고 차려먹는 그 과정이 맛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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