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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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편지] 나는야 요술공주 밍키, 알리에서 일 한다

[기자의 편지] 나는야 요술공주 밍키, 알리에서 일 한다

공주님의 은혜가 알리를 여기까지 영도하시었다.

ⓒ PRODUCTION REED. 1982. (편집자 주 - 정민기 기자의 실제 모습과 무관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평기자, 하지만 제 정체는 ‘알리 공주’. 편집장 핸드폰에는 요술공주밍기밍기. 정민기입니다. 편집장의 글이 개강호 맨 앞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건방지게? 용납할 수 없어요. 마법 대신 평기자의 글을 통해 혼내줘야겠습니다.

 저도 편집장과 같이 알리에 들어왔습니다. 시작은 개강 며칠 전, 2월 말이었습니다. 새내기 새로 배움터 때 회대알리 부스를 갔습니다. 운명이었죠. 강의실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던 박재연 전 이사장(현 가대알리 사장)이 기억납니다. 녹색 맨투맨 티도, 가지런한 앞머리, 그리고 가지고 있는 지면 부수가 적어 가져가면 곤란하다는 것도.

 

 어쨌든 설명회에서 회대알리의 매력에 큰 흥미를 느꼈고, 마음이 맞았던 학부 친구들과 함께 3월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때 만난 친구들이 지금의 알리 기자들입니다. 금발을 휘날리던 인문융합자율학부 친구는 맛집 리뷰 기사로 글빨을 날렸고, 얌전해 보였던 사회융합자율학부 친구는 판 크게 벌리고 수습 하느라 바쁜 편집장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어색했던 3월, 신입생들을 위한 기사작성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게 학교 근처 맛집 기사 ‘회대인의 한 끼 탐방기’였지요. 제가 담당한 곳은 돈내고 돈먹기, ‘돈돈’이었습니다. 돈돈에서 서로 친해졌고, 지금은 군대에 간 당시 편집장, 현 이병 김주환 씨의 도움으로 제 기사가 완성되었습니다. 기사 작성이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습니다. 단순히 식당 리뷰여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전임 편집장의 능력이었을까요. 아마 제 글에 여러 피드백을 해준 알리 구성원들 덕분이겠죠.

 

 그리고 3월에 제겐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스쿠스쿼드’ 국범근 편입니다. 성공회대 출신 유명인을 인터뷰하는 콘텐츠인 스쿠스쿼드! 첫 번째 인터뷰이는 국범근 씨였습니다. 평소 국범근 씨의 영상을 재밌게 봤는데, 무려 우리 학교 동문이었습니다. 꼭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회대알리 대표가 된 김연준 기자와 같이 연락을 하고 질문지를 짰습니다.

 인터뷰 당일, 굉장히 떨렸습니다. 누군가를 인터뷰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20분, 어찌저찌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후련했습니다. 국범근 씨와 인터뷰를 하며 배울 것이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 행보들이었죠.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영상과 또 다른 배울 점들을 보게 되었지요.

 

 4월이 되었습니다. 한 때 업로드 되었던 ‘알리 사운드’. 김형훈 기자님, 카드뉴스 잘 만드시더라고요. 멋있어서 저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르게 된 콘텐츠가 ‘방탈출 카페 테마 리뷰’였습니다. 글로도 몇 번 써봤지만, 방탈출은 글로 남기기에는 너무 재밌어서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려웠습니다. 카드뉴스는 생각처럼 나오지 않았고, 편집장의 마음에도 맞지 않았나 봅니다. 하나도 안 내보내주더라고요. 이 나쁜 새ㄲ.. 4월은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 NAVER CORP. 2011. 밥상머리에서 수사하는 일 즐겁습니다.

 5월, 대동제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각 동아리·소모임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먹어보고 평을 쓰는 ‘알슐랭 가이드’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먹고 평가하는 건 잘하거든요.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일이 또 하나 있는데요. 스쿠스쿼드 매드클라운 편입니다. 이쯤 되니 스쿠스쿼드는 제 덕질 프로젝트였나 봅니다. 국범근 편을 하고 자신감이 차올라서, 매드클라운을 섭외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엔 안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패한다고 잃을 게 있었나요? 거절조차도 본전이지요. 총학 소속 친구에게 매드클라운에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지 의사 전달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총학 비대위원장과의 여러 차례 대화가 오간 뒤, 인터뷰가 성사됐습니다.

 그러고 며칠 지난 뒤, 온수-역곡 최고 맛집, 유한대학교 학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총학 비대위원장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인터뷰가 성사 되었다네요. 소리를 질렀습니다. 식당 직원 분들께서 다 처다보셨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매드클라운이잖아요.

 

 인터뷰 당일, 여러차례 생각했습니다. "연예인이 아니라 선배님 인터뷰라고 생각해야지. 떨지말라고.." 그리고 제가 제일 열심히 떨었습니다. 제가 매드클라운의 팬이어서 그랬던 것이었을까요. 국범근 씨와 인터뷰 할 때 보다 목소리를 더 떨었습니다. 그래도 대답을 잘 해주신 매드클라운님 감사드립니다. 이게 다 저의 마법입니다. 이게 바로 요술공주 밍키입니다. ㅋ

 

 6월에는 신입 기자 모집을 했습니다. 새로 알리 기자들이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지요. 안 그래도 각 구성원마다 색깔이 뚜렷한 회대알리에 더 다양한 색깔들이 더해졌습니다. 6월은 역시 기말고사죠. 일 열심히 하기 어려웠다구요.

 

 7월에는 ‘교수님과 강의평가 읽어보기’를 두 분의 교수님과 촬영했고, N대알리 하계교육, 시사IN 반상회, 회대알리 MT 등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9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김연준 기자와 만났었습니다. 이쯤 되면 아주 서로 정들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드디어! 저의 방탈출 테마 리뷰 [알리이스케이프]가 정식으로 연재를 시작한 달 이기도 합니다. 한 번 틀을 잡으니 금방금방 재밌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편집장의 고나리질도 크게 줄었고요. 한편으로는 9월 개강호에 들어갈 콘텐츠들을 서로 구상하던 시기였기도 했죠.

 

 8월은 9월 개강호에 들어갈 콘텐츠를 만드느라 바빴습니다. 저는 방탈출 카페와 문화생활의 연관성을 다룬 기사를 썼습니다. 방탈출 카페를 많이 갔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자신 있게 쓸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쓰며 내용의 완성도를 위해 사진을 구하거나, 인터뷰를 요청하고. 3년 동안 쌓은 방탈출 내공을 다 담았지요. 덕분에 제가 가진 방탈출 카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더 높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전 방탈출을 단순히 놀이로 생각 안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번 9월 개강호에 들어간 는 매우 애착이 가는 글입니다. 서로의 글을 피드백 하고, 자료를 보내고.. 8월은 바쁘게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9월.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한 해의 메인 이벤트, 개강호 발행을 마치고, 지난 일들을 정리 해보고 싶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개강호가 원래 날짜보다 계속 미뤄져서 언제 오는지, 이러다 발행 전체가 꼬이는 건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9월 12일, 무려 5일이나 미뤄진 그 날, 개강호를 제 손으로 처음 만졌습니다. 각 구성원들의 다양한 맛이 담긴 코스요리라고 해야 할까요. 솔직히 좀 맛있더라고요. '회대알리' 스러움이 가득한 콘텐츠들. 개강호를 학교 곳곳에 배치하는 발걸음은 설렜고, 그 결과는 뿌듯했습니다.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른 야외 홍보는 즐거웠고, 어느새 몇 부가 채 남지 않은 지면 부수는 믿겨지지 않습니다.

 

 뭔 편지가 이리 길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정말 긴 분량처럼 열심히 소화했습니다. 앞으로 더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배우는 단계입니다. 월급을 받지 않는 기자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요. 끝은 보이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까요. 회대알리의 기자로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 = 정민기 기자 (alsrl5431@naver.com)

사진 = 정민기 기자 (alsrl54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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