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0 (수)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알리Week 5일차] 德(덕)스러운 이야기 - 한요한 음악 듣기

德(덕)스러운 이야기: 한요한의 음악 듣기

 

회대알리의 수많은 기획들, 사라진 기획들, 그리고 쉬고 있는 기획들. 그 쉬고 있는 기획 중 하나가 ‘德(덕)스러운 이야기’다. 회대알리 사이트에는 ‘판교 포켓몬 이벤트 편’과 ‘커피 내리기 편’이 있다.

 

앞서 쓰여진 덕스러운 이야기들이 언급한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은 덕질을 한다!’. 격하게 동의한다. 그리고 사람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덕질이 생긴다. 나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여기까지는 흔히 취미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서 한층 더 들어가 특정 아티스트의 곡을 격하게 좋아하면 그건 ‘덕질’이 된다. 내가 덕질 하는 아티스트는 한요한이다.

 

덕의 시작

 

여느 때처럼 유튜브로 저스디스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연관 동영상에 300KM라는 제목의 곡이 떴다. 저스디스의 랩을 듣고 싶어 클릭했다. 갑자기 강렬한 일렉트릭 기타소리와 함께 락이 시작되어 당황했다. 하지만 계속 들었다. 락과 힙합의 콜라보는 태어나서 이때 처음 들어 봤다. 곡이 끝나고 나서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보았다. 그가 바로 한요한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요한은 전 세계에서 락앤힙합이라는 장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자기 전자 기타에 빠졌다고 한다. 그 후 실용음악학부에 입학, 재학 중 오버클래스라는 힙합 크루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여러 음악적 교류와 작업을 하면서 음악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는 게 학계의 정설. 특히 스윙스와 가까운 사이였던 한요한은 자신의 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힙합 레이블 저스트 뮤직에 들어가게 되는데...!

 

한요한의 앨범 소개

 

한요한은 정규 앨범이 없지만 싱글 앨범과 EP 앨범이 있다. 한요한의 EP 앨범들을 살펴보자.

 

   ⓒ저스트 뮤직 홈페이지

SELFMADE와 911이다. 프로듀서 겸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던 파릇파릇한 한요한의 곡들을 만끽할 수 있다.

 

   ⓒ저스트 뮤직 홈페이지

기타 멘 무사시다. 저스트 뮤직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업물. 본격적인 락 앤 힙합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저스트 뮤직 홈페이지

칼춤이다. 음악의 색이 더 뚜렷해진다.

 

 ⓒ저스트 뮤직 홈페이지

기타 멘 무사시2다. 싱글앨범 수록곡 범퍼카와 나의 최애곡 람보르기니 2018이 담겨있다.

 

  ⓒ저스트 뮤직 홈페이지

청룡쇼바다. 락같은 힙합 곡과 감성적인 느낌의 곡이 두루 들어있는 수작이다.

 

한요한의 곡

독자들이 한요한 음악의 맛을 알고 자주 듣기를 바란다.

 

람보르기니 2018

2016년에 발매된 EP 앨범 911에 람보르기니라는 곡이 수록되었다. 이후 편곡되어 18년 기타 멘 무사시 앨범의 보너스 트랙으로 실린 곡이 바로 ‘람보르기니 2018’이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과 안 어울리게 여유로운 밴드 사운드가 입혀진 감성 터지는 노래다. 포인트는 자신을 람보르기니에 비유하는 가사와 그런 람보르기니를 멈추거나 움직이는 그 사람. 그리고 이런 가사들을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달달한 목소리.

 

“시속 300킬로로 달려 최대한 람보르기니처럼 달려. 머릿속 꽉 박혀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뒤로하고 더 달려”

 

영화관

역시 EP 앨범 기타 멘 무사시2의 수록곡. 무려 타이틀곡이다. 최엘비가 피처링했다. 영화관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요한이 누군가와 썸을 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밌는 건 최엘비가 그 썸을 뒤에서 구경하고 있다는 듯이 썼다는 점이다. 최엘비는 그 장면을 멜로 영화의 한 장면이라 표현하며 둘의 사랑을 응원한다. 사실 다 떠나서 후렴이랑 랩의 멜로디컬함이 너무 좋다. 한 번 들어보자.

 

“조조영활 보겠다는 계획은 다 물거품이 돼 버렸고 나는 아직도 무거워 눈꺼풀이. 역시 주말 저녁 영화관은 커플들로 붐비고 혼자 보러 온 나는 닌자처럼 movin movin”

 

록시땅

록시땅이 뭔지 필자는 몰랐다. 록시땅이라는 어감이 주는 오묘한 느낌만을 즐기며 노래를 들었다. 나중에 그게 프랑스 유명 화장품 브랜드라는 걸 알고 곡을 한층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지난 10월 16일에 발매된 디지털 싱글 ‘걱정 마’의 수록곡 록시땅은 ‘영화관’처럼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리게 만든다. 음악 작업을 하고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자켓에서 나온 ‘너’의 록시땅.. 갑자기 공연장에서 보이는 ‘너’의 얼굴.. 앞뒤 맥락으로 ‘너’는 헤어진 연인임을 알 수 있다. 감성적 분위기에 깨알 같은 재미도 들어가 있는 한요한의 록시땅. 리듬타며 들어보자!

 

“내 자켓 주머니에서 너의 록시땅이 나왔네 너의 록시땅이 나왔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왜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왜”

 

따릉이

람보르기니, 범퍼카, 헬리콥터에 이어 자전거까지. 한요한이 이동수단 래퍼라는 별명을 갖게 하는데 일조한 곡이다. 따릉이는 서울특별시의 무인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통해 빌릴 수 있는 초록 자전거를 의미한다. 곡 초반, 한요한은 따릉이를 빌리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는데 다시 양재고등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에 자전거를 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감정을 가사로 풀어낸다. 분명 힙합적 요소가 있고 기타소리도 들어있지만 여느 발라드보다 큰 울림을 주는 건 왜일까?

 

“엄마 잘 지내지 내가 미안해 이런 말은 했어야지 그날 진작에. 다시 나는 따릉이를 타 작업실도 지나치고 옛 동네를 가.”

 

마치며...

 

기사를 작성하는 와중에도 뒤에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한요한의 음악을 들었다. 마감 못 지켜서 위험할 뻔했는데 덕분에 힘을 얻고 무사히 쓸 수 있었다.

한요한... 고오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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