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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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 3.23 한화 VS 두산 개막전 분석

9회말 2아웃

9회말 2아웃, 승패를 가를 수 있는 희망적이고 절박한 기회. 그 기회를 놓치는 팀과 선수들이 한둘이 아닌 야구. 그런 야구를 주의 깊게 쳐다보는 김영건 기자가 '놓치는 것 없는' 야구 분석 기사를 시작합니다.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토, 일 개막 2연전 중 오늘 볼 경기는 한화와 두산의 개막전이다.

사진=네이버 스포츠

한화가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한화는 두산보다 안타를 2배나 더 많이 쳤고,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잔루를 무려 13개를 남기며 개막전 9연패를 기록했다. 반대로 두산은 6안타에도 불구하고 중심타선의 집중력으로 5득점을 내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화는 왜 이길 수도 있는 경기를 졌을까. 분석해보자.

 

한화 벤치의 미스

한화의 선발 타순 중 가장 눈에 띄는 타순은 ‘6번 타자’ 하주석이었다. 저번 시즌 주로 8,9번 타순에 위치했던 하주석은 스프링캠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6번 타순으로 선발 출전했다. 최악의 선택이었다. 하주석은 잔루 6개를 남기며 팀 패배의 크게 기여했다. 이 경기에서 한화는 득점권에서 9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하주석은 홀로 득점권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사진=뉴스1. 24일 2차전, 하주석의 슬라이딩.

승부처였던 5회 초 병살타는 너무나 뼈아팠다. 한화가 2대 2로 따라잡은 5회 초, 한화는 1사 만루 상황을 맞이했다. 타석엔 하주석.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하주석은 맥없는 2루 땅볼을 치며 병살타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하주석은 3회 초 2사 1, 2루, 9회 초 2사 1, 2루의 찬스를 무산시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하주석의 병살타는 뼈아픈 실책이었다.

코칭스태프 잘못된 선택은 수비에서도 나타났다. 8회 말, 한화는 2아웃을 무난히 잡았다. 그리고 김재환, 오재일 두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우완 송은범을 좌완 김범수로 교체했다. 좌완 원포인트, 일명 ‘좌우 놀이’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 작전은 실패했다. 김범수는 김재환, 오재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가 2타점 2루타로 루상의 주자들을 싹쓸이 했다.

한화의 좌우놀이가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김재환, 오재일은 저번 시즌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우완 투수를 상대했을 때보다 더 높을 정도로 좌완에게 강하다. 물론 야구에서 만약이란 없지만, ‘한화가 송은범을 계속 올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산의 집중력

두산은 안타 6개, 볼넷 5개로 무려 5득점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높은 득점 전환율은 두산 중심타선의 높은 출루율 덕분이다. 두산의 3번부터 5번 타자들은 8타수 2안타로 타율은 낮았지만, 출루율은 12타석 6출루, 5할의 높은 출루율을 보였다. 2번과 6번 타자들 까지 포함한 기록은 더 뛰어나다. 2번부터 6번 타순은 20타석 10출루, 15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5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사진=OSEN. 적시타를 친 페르난데스.

그 중 6번 타자 페르난데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페르난데스는 6회말 2대 3으로 달아나는 역전 타점과 8회말 2타점 결승 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8회말 이태양의 낮은 바깥쪽 직구를 결 따라 밀어치는 모습을 통해 타격 기술도 엿볼 수 있었다.

타선의 집중력도 좋았지만, 린드블럼의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5⅔이닝 동안 9피안타를 맞았는데, 그 중 1피안타만이 득점권에서 맞았을 정도로 위기 상황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롯데 구단과의 소송 등 잡음이 많은 가운데 얻은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개막

두산과 한화 모두 준비가 잘된 느낌을 받았다. 두산의 안정된 내야 수비, 그리고 한화의 강한 2번 작전 등 두 팀은 그들이 강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두 팀의 명승부는 긴 겨울동안 잃어버렸던 프로야구 DNA를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프로야구 장기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이런 명승부가 얼마나 많이 벌어질지 기대되지 않는가?

 

글 = 김영건 기자 (dudrjs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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