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특정 학과, 학년에게 성적 높게 줘”
“개인적인 업무까지 교수 지위 이용해 시켜”
지난 8일 교직 과정을 이수중인 학생 여러 명에게 J 교수와 관련된 제보를 받았다. 제보 학생들은 교양기초대학 소속 교직과 J 교수는 그동안 많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받은 학생들이 모여 카카오톡 단톡방을 꾸렸고, 피해 학생들은 서로의 피해 내용을 그곳에 토로하고 있었다. 이에 한림알리는 제보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과 3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끊임없던 지각, 휴강 그리고 도 넘은 출장횟수
피해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J 교수는 수업일수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J 교수는 2018년 2학기 기준 총 5개의 교직과목 수업을 담당했는데, 학기 동안 수업 시작 시간을 지킨 일이 거의 없다며 “수업 시작 후 평균 15분에서 30분 지각은 기본”이라고 밝혔다. 또한 “잦은 휴강과 수업 대체 특강 등으로 J 교수가 실질적으로 수업한 횟수는 5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휴강은 면담으로 대체하겠다던 J 교수는 면담 약속을 잡아놓고 이를 잊어버려 학생을 2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학생들과의 사전 협의나 공지 없이 수업날짜와 시간을 옮기는 것은 물론, 해외 출장이 잦은 휴강 이유이기도 했다. 피해 학생들 중 한 학생은 “출장 횟수가 도를 넘었었다”며 “불가피한 해외 출장은 이해를 하겠지만 계속 되는 출장에 수업은 결국 5회밖에 하지 못했다. 등록금 내고 듣는 수업인데 이게 말이 되냐”고 심경을 밝혔다.
줏대 없는 성적 산출 기준에 학생들 ‘황당’
피해 학생들은 “J 교수는 개강 후 첫 수업시간에서 고학년에게는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이고, ㅇㅇ학과 학생들은 무조건 A 성적을 줄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들의 증언을 살펴보면 이러한 행태는 수년 전부터 계속돼왔고, 하나의 관행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성적산출기준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 수업에서 시험 대체 과제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개인 과제를 받은 학생과 받지 못한 학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J 교수에게 연락했지만 개인 사정을 이유로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과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시험 대체 과제를 제출하지 못한 채 성적을 받아야만 했다.
이들은 ‘반장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A0가 최고 점수’라는 사실도 성적 이의 신청을 통해 알 수 있었다. J 교수는 모든 수업에서 원하는 학생을 지목해 반장을 뽑는다. 반장으로 지목되지 못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좋은 점수인 A+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피해 학생들은 반장 선출 전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시험 대체 과제를 확인하지 않고 성적 발표가 나 학생들을 황당케 한 일도 있었다. 시험대체 과제 제출 방식은 이메일이었다. 학생들은 과제를 끝내고 기한에 맞춰 J 교수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성적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메일을 읽지 않았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학생들은 J 교수에게 성적 이의 신청을 해 ‘어떤 기준으로 성적을 산출한 것이냐’ 물었지만 성적 이의 신청 메일조차 보지 않은 채 성적 정정 기간이 마감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회계 정산, 동영상 편집 등 개인 업무까지 학생에게 시켜
피해 학생들은 “개인 업무를 시키기도 했다”며 “교수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든 학생들의 심리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개인 업무를 주고 ‘알바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 돈을 지급받은 학생도 있었지만 지급받지 못한 학생도 존재했다. 해당 학생은 “알바라고 돈 다 줄 것처럼 얘기하시더니 프로젝트 거의 다 끝나갈 때쯤 돼서야 선정돼야 주는 것이라고 말을 바꾸셨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인 문서를 수정하라고 시키거나 알 수 없는 로고 만들기, 동영상 편집, 회계 정산을 지시했다. 또 다른 학생은 교수의 지시 때문에 연구지원팀에 가 연구비 정산 방법을 배워야 했다. 이렇듯 J 교수는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개인 업무를 무리하게 요구했다.
위 모든 내용과 관련해 J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현재는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또, "7월 경 사직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무처장은 “모든 진행 상황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학기 시작 전 회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학생들은 “J 교수의 수업진행방식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학교에 알렸지만 진행 상황에 대해 아직 들은 바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취재/글 = 조한솔 기자(whgksthf9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