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2 (토)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4월의 종이배] 화인

회대알리  세월호 취재팀이 세월호 2주기 특집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장성렬 팀장과 권기봉, 김주환, 송채연, 이지우 네 명의 신입기자들은 지난  3월 20일(일) 경기도 안산으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회대알리 기자로서의 첫 취재입니다. 임예현 권기봉 기자가 지난 3월 31일(목) 우리 학교 자연드림 앞 나무데크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취재하고 정리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밤, ‘전원 구조’ 라는 말도 안 되는 오보를 무심히 뒤로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쏘아 올린 조명탄들이 빛을 내며 하늘로 올랐다. 하지만 결국 삼백 하고도 네 개의 빛들도 하늘로 올라 별이 되었다. 그 빛들이 하늘로 오르며 낸 상처들이 불에 데인 것 같은 화인(火印)으로 남았다. 낙인은 사월이 두 번 돌아오고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상처를 지우고 싶다며, 지워야 한다며 날 선 손톱으로 박박 긁어내려는, 심지어 도려내려는 이들이 있다.

2015년 4월 18일. 유가족들은 경찰 차벽에 포위된 채 광화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 마치 성을 쌓는 것 마냥 차벽을 설치하고 펜스를 쳐서 길을 막았다. 시민들이 길을 지나가겠다고 해도 옷이나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으면 통행을 허가하지 않았다. 광화문 앞에 가는 것이 아니냐고. 

차 바닥과 아스팔트 바닥 사이, 차 바퀴가 들어올리는 좁은 틈으로 기어간 사람들이 유가족들과 만났다. 경찰은 마치 게임을 하듯이 물대포를 발사했다. 우비로 막기엔 너무 강하고 차가운 아픔이었다. 참사 당시 일곱 시간이나 자리를 비웠던 대통령은 참사 1주기에 해외 순방을 떠났다. 공영방송의 높은 사람이 304명이 죽은 사건을 교통사고라고 말했다. 그만큼 잊고 싶다는, 아니 강요를 통해서라도 잊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리라.
반면에 잊고 싶지 않아 하는, 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억하기 위해 몇 시간을 걷고,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밤을 지새고,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숨도 쉬기 힘들만큼 매운 최루액과 물대포를 견딘 사람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기억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체포와 기소, 벌금이었고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들이었다. 누구는 사찰을 당했고 어떤 이는 감옥에 갔다. 잊기 위해 안달 난 세상이 오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가 그 참사를 잊으라고만 했다. 유감스럽게도, 망각에 대한 강요는 현재진행형이다.

잊어버리면 편하다. 잊는 것보다 기억하는 것이 훨씬 험하다. 불의 낙인을 오롯이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낙인을 안고 험한 길을 걸으면서도 잊지 않으려는 것은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억에서 사라질 때 아픔은 길을 잃고 헤매다 어디선가 반드시 다시 상처로 터진다. 회대알리는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이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취재팀은 안산 분향소와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을 다녀왔고, 지난 3월 31일 있었던 유가족 간담회에 참여했다.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거쳤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이 르포 기사가 만들어졌다. 참사가 일어난 후 첫 번째가 지나고 두 번째 봄이 다가왔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기억해주시기를 바란다.

 

세월호 취재팀장 장성렬

[4월의 종이배]#.1 안산 합동분향소

[4월의 종이배] #.2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4월의 종이배] #.3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4월의 종이배]476개의 참사를 기억하며

세월호 2주기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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