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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취재원은 없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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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학보사 기자로 살아남기 ⑩>

나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세상에 나쁜 취재원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 기자들을 얕잡아 보고 퉁명스럽게 대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울 것은 분명히 있고, 오히려 까다롭게 구는 취재원들 덕분에 우리가 취재한 내용을 재차 꼼꼼히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사가 보도된 이후 편집국에 기사와 관련하여 항의가 들어오는 것 역시 어찌 보면 소중한 피드백이자, 향후 취재∙보도 방향을 정할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전 글<세상에 나쁜 취재원은 없다(1)>에서 나는 비협조적이고, 불친절한 취재원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들에게 겪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이 모든 취재원이 퉁명스럽고 우리에게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친절하고 협조적인 사람들도 당연히 존재한다. 

 

■ 모든 취재원은 불친절하고, 권위적?

 

우리 기자들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깍듯하게 인사하며 취재에 응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며, 인터뷰 내내 공손한 말투로 우리를 대해주시는 학교 직원분들도 있었다. 기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더라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부족한 부분은 우리가 더 챙기겠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다.

 

취재가 끝난 이후에도 "기사 쓰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추가 자료를 챙겨주기도 한다. 이러한 취재원들의 적극적인 설명은 질이 높고, 풍부한 내용을 담은 기사를 쓰는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취재를 위해 학교 부서에 출입하여 자주 만나는 학교 관계자 같은 경우 밖에서 만날 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주시며 학내 취잿거리를 제안하거나, 관심 깊게 본 우리 학보사 기사에 관해  이야기 해주시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심층 취재를 위해 직접 현장에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경우에는 "우리를 찾아와 인터뷰해 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듣기도 했다. 

 

■ 불친절한 학내 취재원들의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

 

처음 대학 언론인 생활을 시작할 땐 불친절하고 퉁명스러운 학교 관계자를 만나면 그들을 향해 속으로 '아니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저래'와 같은 생각을 되뇐 적이 많았다. 하지만 대학 언론인 4년 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구나' 한다.

 

우선 대다수의 학교 관계자, 학생들은 평범한 일반인들에 불과하다. 언론과 만나 인터뷰를 하거나, 언론인을 상대할 기회가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언론인을 만나고, 취재 과정을 접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다 보니 불편하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학생 언론인을 만나는 것은 학내 논란의 당사자로서 만나는 경우가 보통이며, 논란을 짚기 위한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불쾌한 기색을 숨길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일례로 기자가 취재원에게 인터뷰 요청을 위해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는 경우 많은 취재원이 "기자님. 저희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요, 무슨 문제 때문에 찾아오셨나요?"와 같이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한 것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기도 한다. 자신들을 찾아온 학생 기자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 때문에 거부감이나, 견제 의식을 보내는 것이다.

 

수습기자 시절, 선배 편집국장도 나에게 "취재를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자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게 흔한 일이 아니며, 논란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찾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분들 입장에선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으니 그들의 태도에 상처받지 말라"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우리 학생 기자들이 취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좁은 취재 환경, '어른 대 학생' 구조로 힘들어하듯이 취재원들 역시 대학 언론인을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학내 언론은 교내에서 논란거리가 생겼을 때 유일하게 대학 내에서 상황을 제대로 짚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할 수 있는 공식기구이다. 이 때문에 논란의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학생 언론은 유일무이한 해명 창구이자, 자신들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외부 창구이다. 

 

특히, 이 같은 '취재원 대 학생 언론' 구조는 기성 언론의 관심도와 주목도가 떨어지는 일반적인 지방대의 경우 도드라진다. 따라서 취재원들 입장에선 학내 언론인들과 하는 인터뷰를 신중하게 하거나 그 과정에서 감정이 예민해진다. 그렇기에 기자 앞에서 민감한 내용을 과감히 말하는 것보다 숨기는 것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통의 학교 관계자의 경우 기성 언론, 학생 언론 등 언론인들을 만나본 적이 많이 없다 보니, 그들을 상대하는 정무 능력이 떨어지기에 학생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낯뜨거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 학생 기자, 취재원 모두 같은 학내 구성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 가져야 

 

사실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보면 학생 기자들 역시 취재원들이 있어야 기사를 보도하고, 언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으며, 학내 취재원들 역시 학생 언론인들이 존재해야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알릴 수 있다. 즉, 서로 입장을 바꿔 살펴보면 학내 구성원들에게 기사를 보도하기 위하여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학생 언론인, 유일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학생 기자들에게 신중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학내 취재원들 모두 그들만의 상황이 이해될 것이다. 

 

친절하든, 불친절하든 학생 기자들에게 취재원들은 모두 안고 가야 할 애증의 관계이다. 취재원이 취재에 불성실하게 대했다고 하여 악의적인 기사를 작성하거나, '기자' 신분을 이용하여 학내에서 대우 받으려 하고 인터뷰 과정서 갑질하려고 드는 태도를 가져선 당연히 안 될 것이다.

 

항상 겸손하게 취재원들을 대하고, 그들이 퉁명스럽더라도 왜 그들이 이런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는 기본적으로 배려하는 자세를 우리 기자들이 먼저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취재원들이 불성실하게 대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보도 거리를 포착하는 것 역시 기자의 능력일 것이고, 더욱이 취재원과 취재 과정에서 기자의 신중함과 공정한 시각을 잃지 않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올해 입학하는 새내기들을 위한 신문사를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하며 받은 질문 중 '기자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였나'는 질문이 있었다. 처음에는 독자들의 응원을 받았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말하려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에 취재를 나갔을 때 취재원분들이 되게 경계하고, 거부감을 드러내셨는데 인터뷰 과정에서 점점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자주 만나면서 그분들이 기자에게 우호적인 태도로 바뀌었고 덕분에 좋은 기사가 나간 경험이 있었다. 이후 취재원분들이 연락 와서 기사 잘 봤고,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다"

 

이처럼 취재원 역시 대학 언론인들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자,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언론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그들의 입장은 어떤지 배려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물론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대학 언론인의 기본적인 의무도 역시 놓쳐선 안 된다. 취재원들과 관계도 어찌 보면 또 다른 인간관계이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기에 함께 사는 세상 속 구성원으로서 존중한다면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도 우리가 학생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세상에 나쁜 취재원은 없다는 것이다.

 

김규민 (대구대신문사 편집국장)

 

<지방대 학보사 기자로 살아남기> 시리즈 바로가기

① “학보사? 그게 뭐고” 선배가 물었다

② 지방대 학보사 기자들은 그만두고 싶다

③ “그러게. 왜 지방대 학보사가 중요할까?”

④ “지면이 없어진다고요?” … 학보사의 온라인화

⑤ “선배님 죄송합니다. 신문사를 더 이상…”

 바쁜 ‘대학 언론인’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⑦ 대학 언론인이여, 중립! 중립을 지켜라!?

⑧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⑨ 세상에 나쁜 취재원은 없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