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5 (금)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가 사이비 포교, 외대는 괜찮을까?

대학가, 사이비 단체 공포감 확산
전문가 “사이비로부터 안전지대는 없어”...‘외대도 예외는 아냐’

지난 3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단체들은 성폭행, 노동 착취, 현금 갈취 등 여러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다. 

 

특히 대학가에서 여대생 위주로 포교하는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방영 이후 대학생들은 각자의 피해 경험을 여러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사이비 단체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외대알리는 대학가에서 사이비 단체의 포교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Q.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나?  

 

<20대 A씨> 두 번 경험했다. 우선 작년 5월경 한 청년 무리가 홍대입구역 앞에서 설문조사를 하겠다며 아이패드를 들고 접근했다. 본인들을 N잡 관련 연합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인터뷰를 원한다며 번호를 요구했고, 동아리는 대학생, 휴학생, 직장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또 작년 여름에 낯선 이가 홍대 엑시트몰 교보문고에서 책을 추천해 달라며 말을 걸고 번호를 가져갔다. 밥 한번 먹자며 이성적 호감이 있는 듯이 접근했다.

 

<20대 B씨> 학교가 한 사이비 단체 지부와 가까운 부산 남포동 근처였다. 2016년 4월경 정문 부근에서 책상을 펼쳐 두고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 약자를 돕자며 참여를 유도했고, 당연히 학교 주최 행사인 줄 알고 참여했다.

 

<20대 C씨> 작년 4월경 학교 후문에서 접촉했다. 한국어가 어눌한 외국인이 처음에는 길을 물으며 친근하게 접근했다. 바로 길을 알려줬는데도 지속적으로 따라붙으며 말을 걸었다.

 

Q. 무슨 활동을 했는가? 

 

<20대 A씨> 일정을 잡고 N잡 관련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대표처럼 보이는 사람이 밥을 사주겠다며 다음 약속을 잡았다. 이후 두 번의 만남에서 내게 심리테스트를 요구했다. 나는 완강한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끝내 설득당했다. 심리테스트를 진행한 사람은 자신을 이화여대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했다. 집과 인물 그려보기 등 테스트를 진행했다.

 

후자의 경우, 홍대 KFC 안쪽 골목에 있는 커피빈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는데, 친한 친구에게 전해줄 게 있다며 자리에 불렀다. 한 여자가 자리에 합류해 사이비 종교에서 다룰 법한 음양오행 이론 등을 설명했다. 말이 엄청 많아 혼을 쏙 빼놓는 것 같았다. “조상에서 지은 죄가 많아 그걸 풀어야 한다” “죄를 풀려면 우리를 따라와서 물을 떠놓고 기도를 해야 한다”며 설득했다.

 

<20대 B씨>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빠져나가는 도중 목격했다. 남녀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고 승무원처럼 머리도 단정하게 묶어서 눈길이 갔다. 학교 앞에서 사이비 단체명이 적힌 홍보 팸플릿을 나눠주며, 손가락에 초록색 물감을 묻혀 나무를 그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20대 C씨>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토익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함께 가자고 했다. 나는 거절했는데 계속 뒤쫓아왔다. 영어 실력이 빨리 늘 수 있다며 가까운 거리에 교회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요구했다.

 


 

사이비 단체들은 대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 성인이 된 이후 새로운 활동을 체험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악용한다. 

 

3명의 인터뷰이에게 접근한 포교 수법은 모두 달랐지만 그들은 친목 활동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접근했다. 설문조사를 한다며 전화번호를 가져가고 지속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본인의 정체를 감추고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편 친인척 중 사이비 교인이 있다고 밝힌 B씨는 “(사이비 교인들은) 사이비 활동이 잘못됨을 알아도 듣지 않는다”며 “사이비 활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사람이라고 인식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포교 수법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사이비 교인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을까?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의 말을 들어봤다.

 


 

Q. 이단 단체가 대학생에게 접근하는 방식 중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가? 

 

A. 캠퍼스에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포교가 이뤄지고 있다. 메타버스나 에브리타임, 봉사 활동, 어학 등 청년들이 관심 갖는 어떤 분야든 예외를 두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엔 당근마켓 등을 통해 접근하기도 한다.

 

Q. 대학생들이 포교를 당하지 않기 위한 예방법이 있는가?

 

A. ‘비종교인이니까, 지혜로우니까, 우리 가족은 절대로 휘둘리지 않을 거야’ 등 자만은 절대로 금물이다. 청년들이 속한 어느 곳도 사이비 단체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이비 단체들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조차 예외로 두지 않는다. 청년들이 평소 보이스 피싱이나 스미싱에 경각심을 갖는 것처럼, 사이비 단체의 영적인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을 경계해야 한다. 부디 외대 학우들도 관심가져 주길 바란다.

 

Q. 대학생들이 포교를 당했을 경우, 제도적 차원의 대책은 무엇이 있는가? 

 

A. 그동안 수없이 같은 사이비 피해가 반복돼왔다. 그러나 정부는 한 번도 구체적인 대책을 세운 적이 없다. 이제는 종교 문제를 넘어 반사회적⋅국가적 문제가 됐다. 정부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종교계나 뜻있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어 대책을 논하고 실행해야 한다.  

 

Q. 사이비 단체가 대학생을 상대로 포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아마 똑똑하고 지혜로운 이들이 한 번 사이비에 손대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사이비 단체는 청년들을 포기할 수 없을 테고, 청년에게서 열정 페이를 얻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Q. 주변에 사이비 피해자가 있을 때 어떤 방식의 도움이 필요한가?

 

A. 우선 경계와 예방이 중요하다. 만약 가족이나 지인이 사이비에 빠지게 되면, 그곳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소 등이 있으니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으면 한다.

 


 

탁 소장에 따르면 청년들이 속한 어느 곳도 사이비 단체로부터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는 대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대종교의 가장 많은 상담과 문의는 여전히 청년, 그중에서도 캠퍼스 내 사이비 단체 문의가 제일 많다”며 아래 사건들을 언급했다.

 

  • 전남대학교 신천지가 장악한 동아리연합회 탄핵 사건
  • 공주대학교 신천지가 동아리연합회를 4년 간 장악했던 사건
  • 충남대학교 가스펠이라는 동아리의 신천지 침투 사건
  • 대전 4개 대학교 기독 동아리실 분뇨 등의 테러 사건
  •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 캠퍼스 JMS 위장동아리 영어성경공부반 제명 사건

 

위 사건들은 모두 동아리 내부에서 일어났다. 만약 우리 학교 동아리에서 사이비 활동이 발각되면 어떤 절차를 거칠까?

 

글로벌캠퍼스 동아리 연합회(이하 동연회)에 따르면 동아리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동연회의 행사 허가가 필요하다. 동연회 측은 활동보고서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확인한다. 부적절한 활동이 적발될 시, 해당 동아리에 대한 징계조치 및 학교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동연회는 “내부적으로 사이비 단체 활동이 적발될 시 운영규정 제13조 1항에 의거 ‘학교의 명예를 실추하는 경우’에 해당함으로 동아리 등록을 취소하며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양캠퍼스 안팎에서 사이비 단체의 포교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올해 초 서울캠퍼스 정문과 후문에서 포교활동이 목격됐다. 일부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은 외대알리에 디저트39 앞, 정문과 기숙사 사이, 어문관 등에서 포교를 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이비 단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단체 내부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그들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는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많은 사이비 단체에서 범죄 행위를 자행하고 주변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이비 단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외대생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김서진 기자(seojin1122@naver.com)

박찬빈 기자(nova_aetas@naver.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8호 : ‘청년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은’에 실린 기사로, 2023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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