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토)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학교는 작고, 쉴곳은 적고

얼마 전 새로 생긴 제주몰빵이라는 카페를 보셨나요? 학생회관 2층에 있던 카페베네가 나가고 생긴 카페입니다. 그런데 총학 선거 공약에서 이 자리에 학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부족한 학생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좋은 시도였는데, 왜 공약과는 다르게 카페가 입점한 것일까요?

 

휴식이 필요해...

현재 교내에 학생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휴식 시설은 무엇이 있을까? 각 과의 과방, 동아리방, 그리고 교내에 배치된 벤치뿐이다. 그마저도 과방은 해당과의 학생만 사용할 수 있고 동아리방은 동아리에 가입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교지 면적은 45만 평, 이에 비해 세종대의 교지는 약 10만 평이다. 캠퍼스 크기 자체가 작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편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술정보원의 시설들은 어떨까.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학술정보원에는 총 30개의 스터디룸과 4층에 한 개의 창의토론라운지가 있다. 언뜻 보면 충분해 보이지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험 기간에 30개의 스터디룸은 예약이 꽉 차 있고 창의토론라운지에는 빈자리가 없어서 떠도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남은 곳은 카페뿐!

꽉 찬 학술정보원을 떠난 학생들이 갈 수 있는 곳은 교내에 입점한 카페이다. 하지만 교내에 입점한 카페를 가도 학생들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교내에는 많은 카페가 있다. 평소에는 카페에 자리가 많지만, 문제는 시험 기간에 발생한다. 시험 기간이 되면 카페는 공부 하다 쉬러 온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데 카페에 자리가 있어도 생기는 문제가 있다.

 

눈치 보여... 불편한 카페!

요새 교외 대부분의 카페에는 ‘1인 1음료 주문’이라는 푯말이 걸려있다. 장사를 하고 이윤을 내야 하는 카페들에는 당연한 요구이다. 하지만 교외의 카페와 교내의 카페는 사정이 다르다. 교내 입점업체는 학교에 돈을 내고 식음료 판매권을 얻는 대신, 해당 공간의 관리를 맡을 뿐이다. 애당초 학교 측과 입점업체 간의 계약에는 ‘물품 구매와 무관하게 해당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학생들은 카페에서 음료 구입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아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외부음식 반입금지> 따위의 푯말이 붙어있는 카페에서 눈치를 보며 앉아 있다가 음료를 주문하게 될 뿐이다.

 

이에 대한 교내 카페 점주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그들은 학교 측의 요구가 그렇다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기업은 이윤추구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점주들에게 학교의 요구는 부당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학의 건물은 우리 등록금으로 지어졌다. 우리가, 또는 우리 선배들이 낸 등록금으로 지어진 공간에서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자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위의 문구는 누구도 홍보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학교의 학생이기 때문에, 교내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자격이 있다.

 

휴식공간 부족함, 충분히 인지함?

그렇다면 학생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총학생회는 이러한 학교의 실정을, 학생의 현실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다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세종알리는 이와 관련해서 LEGO 총학생회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총학의 대답은 ‘예’였다. 더 이상의 여지는 없었다. 총학은 임기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학교에 학생 복지사업 증대를위한 서류를 제출했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총장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총학은 주기적으로 학생 복지부서와 계속된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 총학생회와 학교 모두 학우들의 휴식공간이 부족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학생을 위한 건물, 학생회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생회관 3층이 곧 학생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재정비된다고 한다. 이쯤 되니 문득 궁금해진다. 연평균 800만 원의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 우리. 우리의 등록금 중 학생의 복지를 위해서 사용되는 금액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사용될까? 그러나 총학은 이에 대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 매년 총학생회가 복지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평균값을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할 뿐이었다.

캠퍼스를 누비는 우리는 대학 생활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 필요하다. 학생은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가 어떤 운영체제로 돌아가는지, 자신이 낸 등록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교내 입점업체 임대료를 공개하지 않는 학교, 등록금 사용명세를 비공개하는 총학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학생의 복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그들의 말을 온전히 믿어도 될까?

 

총학의 복지사업

그렇다면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총학이 진행 중인 복지사 업을 살펴보자. 원래 총학은 전 카페베네가 있던 학생회관 2층과 3층에 업체를 입점 시키지 않고 학생을 위한 휴게시설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현재 학생회관 2층에는 카페가 입점한 상황이고 휴식공간은 3층에만 만들어질 예정이다. 총학은 학교 측의 입장도 고려해야 했으며 관련 사안이 매우 복잡했기에 이처럼 결정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총학은 교내 입점업체의 임대료 중 일부는 학생의 장학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학생에게 이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식사, 휴식 따위의 학업 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춘 건물이 바로 학생회관이다. 학교의 건물 중 무엇보다도 학생을 위한 건물이어야 할 학생회관에 어떤 복잡한 사정이 있었던 걸까?

 

LEt's GO 세종!

분명 총학은, 학교는 노력하고 있어 보인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현재 학교 근처 사대분식 옆 건물은 동아리 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재공사 중이며 내후년쯤 완공될 세종이노베이션 센터에도 학생을 위한 복지 공간을 설계할 것이라고 한다. 시설이나 공간과 같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에 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2017 Leiden 세계대학평가 국내 5위, THE 세계대학평가 국내 12위에 진입한 자랑스러운 우리 학교. 평가기관의 평판만을 두려워하지 말고 세종대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소원해본다.
 

글 = 주서현 기자 jsh@sejongalli.com
장욱진 기자 uk14@sejongalli.com
디자인 = 장욱진 기자 uk14@sejongal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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