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7 (목)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편집장의 편지 랄랄라] 외부심을 지켜줘

캡처

학생회에 있을 때, 외대 같은 걸 한번 해보자고 했다.

쥐마켓에서도 하는 해외봉사, 우리가 특별하게 해보자고 했다.

업체 끼지 말고, 틀에 박힌 거 말고, 우리가 장소 선정하고 직접 연락해서

모든 걸 진행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미얀마와 태국국경지역 메솟으로 떠났다.

개발협력에 조예가 깊었던 교육학교수님께 지도를 부탁하고,

현지답사 및 사회단체를 통해 연구하고, 교육을 받았다.

모든 커리큘럼은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

매끄러운 진행은 아니었지만, 외대에서 학생들 손으로 직접 만든 해외봉사라는데

자부심이 있었다. 외부심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그 봉사가 사라졌다.

학교에서 경비 영수처리 등을 이유로,

결국 아시아교류재단이라는 곳에 모든 걸 맡기고 행사 진행하듯 해치웠다.

내 외부심은 갈 곳을 잃었다.

 

프랑스어교육과와 독일어교육과가 폐과된다고 이틀 만에 결정됐다.

그리고 반발하자 학교는 이를 계열화 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프랑스어교육과와 독일어교육과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없애는 이유와 방법은 무조건 잘못되었다.

 

외대에서 외국어교육을 ‘시장논리로’

학교에서 폐과라는 절차를 ‘효율성으로’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여기는 한국의, 외국어, 대학교다.

나는 아직도 외부심을 가지고 있다.

잃기 전까지는.

 

조봉현 외대알리 편집장 cnop01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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