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학생운동 시리즈는 재도약네트워크의 기고문입니다.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alookso)'와 동시 연재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학을 비롯한 곳곳에서 ‘비임금 활동가'로 일하는 많은 이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밤낮, 주말할 것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사비를 써 가며 일을 하지만 이것이 서류로 증명할 수 있는 경력이 되긴 어렵다. 세상을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바꿔 보고자 하는 일념으로 분투하지만, “와, (돈도 안 받고)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악의 없는 반응에 조금은 힘 빠져 본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볼 인터뷰이, 차종관은 대학을 벗어나 언론인으로 일하기 시작한 ‘졸업활동가'다. 오랜 시간 수많은 번아웃을 겪고, ‘돈 안 되는 일'이라는 편견과 맞서 갈등했지만, 결국은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한 경험이 본인을 기자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종관으로부터 활동 경험이 어떻게 ‘먹고 사는 일'이 되었는지 들어본다. 인터뷰에는 재도약네트워크의 태린, 선재가 함께했다. 차종관은 어떤 사람?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비영리독립언론 ‘대학알리'의 대표, 대학 언론의
[편집자주] 학생운동 시리즈는 재도약네트워크의 기고문입니다.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alookso)'와 동시 연재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학생운동 막차론. 말 그대로 ‘학생운동은 이제 막차를 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다. 17학번인 필자도, 10년대 초반 학번인 선배도, 20년대 초반 ‘코로나 학번'인 이들도 스스로가 ‘막차'라고 생각했지만… 이 버스, 이상하게도 막차의 노선이 제법 길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지금, 2023년에도 여전히 캠퍼스를 바꾸기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대는 약해지고 느슨해졌을지언정 끊기지는 않았다. 막차를 넘어 N버스, 아니 새로운 ‘첫 차’를 탄 대학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학생운동, 재도약할 수 있을까? 2022년 가을, 열 명 남짓의 대학 활동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위한 모임(이하 재도약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일상을 회복하고 활동을 재개하려는 활동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였기 때문이다. 4차례 진행된 재도약모임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는 시간, 현재 학생운동이 당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탐구하는
28년 전, 한국사회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으로 인해 큰 비극을 겪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경 서울시 강남구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삼풍백화점은 단일 매장 기준으로 전국 2위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한국 최고의 백화점이었다. 삼풍백화점에서 발생한 붕괴 사건은 무려 502명이 사망하였으며 실종자 6명, 부상자 937명이 발생하여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또한 한 해 전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겹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공포와 상처를 남기며, 우리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이제 우리는 삼풍참사 28주기를 맞이하여 이 비극의 기억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안전 대책을 강화하기 위한 동기부여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삼풍백화점 前회장 이준 曰 "여보쇼 (백화점)무너진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손님들에게 피해도 가지만 우리 회사의 재산도 망가지는 거야" 삼풍백화점은 건설 당시 부지용도가 아파트로 설정되어있던 부지였다. 하지만 서울시로부터 용도변경을 허가받아 백화점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삼풍백화점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수시로 설계도를 변경하며 부실한 공사를 단행하였다. 몇 가지 예
이번 칼럼에서는 실제 대학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대학생들과 학교 간의 분쟁의 본질을 파악한다. 또한, 협력의 필요성과 상호간의 신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대학 생태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외압과 내풍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기관 꽃처럼 아름답고 바위처럼 강했던, 화랑 교내 첫 체계적인 단과 학생회의 출범 지난 2월 27일, 한국영상대학교 영상디자인과 제25대 학생회 화랑이 창설되었다. " '꽃처럼 아름답고 바위처럼 강했던'이라는 기조처럼 강단있게 나아가는 학생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독립적인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운영방향성을 제시했다. 먼저 학생회와 학생들간의 소통이 전무후무했던 전례를 깨고, 안건지 공개와 학과학생회칙 제정 및 카카오톡 채널을 구축하는 등 학생회와 학생간의 소통을 중시했다. 이처럼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인 학생들과 학교와의 소통창구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게끔 변화를 시도하는 한국영상대학교 교내 처음으로 체계적인 단과 학생회의 시도를 짚을 수 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여러 대학들의 갈등 사례 이를테면 여러 대학들의 갈등 사례이다. 이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여전히 미흡한 요소들 무더위 속에서도 학우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하며 이번 체전은 마무리됐다. 다만 지난해 체전에서 아쉬웠던 요소들이 이번 체전에서도 보완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준비가 덜 된듯한 느낌을 보여줬다. 왕산체전은 운영적인 디테일 부족, 미약한 홍보, 획일화된 대진표, 허술한 검인, 운영 장비 부족 등 이곳저곳에서 아쉬움이 남았으며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화합도 찾아보기 어려워”... ‘흥행 참패’ 대회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흥행이다. 하지만 이번 왕산체전은 흥행에 분명 실패했다. 학교 체전의 의미는 무엇인가. 체전은 전공별 대표 선수들을 필두로 학우들이 잠시나마 학업에서 벗어나 다 함께 응원하며 즐기는 화합의 장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모두 왕산체전에서 많은 학우들이 함께 참여하며 즐기는 화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금만 더 세심했다면…” 디테일 부족이 아쉬워 우선 주최 측 제44대 비상대책위원회 ‘시그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19’라는 미증유(未曾有)의 팬데믹 상황이 일상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면서. 우리는 ‘비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시도했다. 대면 만남의 최소화, ‘3밀 상황’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일회용품 사용 장려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일상을 지켜나가며 코로나 19에 대처했다. 이렇게 한 번의 위기를 넘어섰지만,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코로나 19 이후의 ‘플라스틱 폭탄’ 한국은 플라스틱 폭탄을 맞았다. 학교에서 비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했던 ‘플라스틱 칸막이’는 올해 3월 새 학기부터 학교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되며 ‘포스트 코로나 쓰레기’로 전락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급식실 칸막이를 설치한 학교 수와 교당 평균 급식 학생수 등을 고려해 추산한 결과 약 470만 개의 급식실 칸막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교실에 설치된 칸막이까지 합하면 약 1000만 개로 추정된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 수준으로 어마무시한 양이다.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저출생은 사회 발전과 불평등 해소의 산물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저출생에 직면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34개국 중 압도적인 꼴찌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입을 모아 심각성을 설파하며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그러나 저출생을 꼭 재앙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저출생은 ‘교육과 경제 개발’ 그리고 ‘양성평등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산물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비혼과 만혼이 증가했다. 또한 의료 기술의 발달로 영아 사망률이 눈에 띄게 줄었고 피임 기술이 발전해 세밀한 출생 계획이 가능해졌다. 높은 질의 양육에 대한 갈망도 높다. 예전처럼 ‘부족하더라도 오순도순 왁자지껄 살자’가 아닌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자녀를 적게 낳거나 자신이 없으면 아예 가지지 않는다. 저출생은 사회 발전과 불평등 해소 과정에서 개인이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공정성. 언론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나 공정성은 유독 파업 보도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 지하철 노조 파업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파업들이 수차례 진행됐다. 언론은 파업을 보도할 때 노조와 사용자 양측의 입장을 공정하게 보도해야 할 의무를 지니지만, 한국 언론의 파업 보도는 ‘공정함’이라는 대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공정하지 못한 노동 보도 지난해 한국 노동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화물연대 파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파업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는 기사는 많지 않다. 한국 화물 운송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다단계 구조 속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보호조차 받기 힘든 화물노동자들의 근로 실태를 다루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은 파업으로 인한 사측의 피해를 다룰 때도 편파적이었다. 노사의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있으나 대다수의 보도는 그 책임을 노조 측
지난 14일,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우들 동의와 의견 없는 학제 개편은 누구를 위한 개편입니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처음 학제 개편 소식을 접해야 했다. 학생기구들은 총학 비대위의 입장문을 공유했고,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학제 개편 과정이다. 총학 비대위의 입장문 역시 "찬성과 반대를 떠나 학우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이 없는" 점을 짚는다. 최영묵 교무처장은 13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나 자료 한 장 없이 개편안을 구두로 전달했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센터의 24일 보도를 통해 2안이 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학생에게 전달된 공식 자료는 현재까지도 없다. 전공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제 개편 설명회는 3월 15일에 열렸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설명회도, 개편안을 설명하는 자료도 없었다. 현재 개편안에 관한 논의는 공허하다. 공식 자료 없이 개편안은 시차를 두고 전해지는 등, 각 안에 대한 찬반보다 개편안들의 출처와 진위를 판단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현행 학제 진단, 참여 단위, 일정, 개편안과 시행 목적 등 기초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결정까지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요즘 것들은 개념이 없다? “업무 중에는 에어팟 빼요.” “저는 노래 들으면서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한 쪽만 빼요.” 국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의 채널 ‘SNL코리아 - MZ오피스’의 한 장면이다. 극 중 주현영은 “빼라고 하기에는 꼰대 같은데…” 라는 독백을 남긴다. 과연 많은 사람들이 업무 중 에어팟을 끼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까? 에어팟 착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가운데,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드물지 않다. MZ오피스를 화두로 에어팟 착용은 직장인들 사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이외에도 MZ오피스에는 젊은 신입사원이 업무 시간에 브이로그를 찍어 사내 분위기를 흐리는 모습, 단어 ‘전담하다(전문적으로 맡거나 혼자서 담당하다)’를 이해하지 못한 신입사원이 등장해 MZ세대의 문해력 저하를 풍자하는 장면, 신입사원이 선배들보다 먼저 주문하고 잔심부름을 하지 않아 언짢아하는 선배들의 모습까지 등장한다. 일명 ‘MZ세대’를 비꼬는 듯한 장면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MZ세대의 ‘과시소비’와 ‘모방소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인의 지난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 4천 원)로, 미국의 280달러(약 34만 8천 원), 중국의 55달러(약 6만 8천 원) 등을 따돌리고 세계 1위로 나타났다. 치솟는 물가에도 계속해서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과시 소비’의 일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가의 상품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더 높게 나타낼 것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경제적 능력보다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명품 선호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른 새벽부터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나 유지할 여력이 부족함에도 외제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명품 선호는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10대와 20대의 경우 부모님에게 손을 빌리거나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라도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여성이 군대 가는 시대 지난 1월 30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여성군사기본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기존 민방위 교육이 담고 있는 20세 이상 40세 이하 남성의 조직 대상을 '국민'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20~40세 여성 역시 의무 대원이 된다. 다만 임산부, 유산 혹은 사산한지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여성은 제외된다. 개정안 발의 이후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쟁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정부의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면 들고나와 반등을 꾀하는 '여가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여성 징병제, 모병제 등 병역 제도 개편 논의는 선거철마다 등장해왔다. 문제는 선거철에만 등장하는 '반짝 공약'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매년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여행 많이 다녀야 해, 나중에는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인턴 3개월 차였던 지난 11월 차장 선배의 한마디. 이렇다 할 해외여행 경험이 없었기에 선배의 말이 더 깊이 박혔던 걸까. 다음 날 아침 출근 버스에서 항공권을 예매했다. ‘냅다’라는 단어가 이 행위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표현일 듯하다. 그리고 인턴이 끝난 2월, 곧장 스위스로 8일간 여행을 떠났다. ‘처음 가는 유럽인데 한 곳만 가면 아쉽지 않나?’ 생각이 들어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루트도 고민했지만, 인턴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서 그런지 외국에서까지 시간에 쫓기며 여행하긴 싫었다. 그래서 스위스에만 머무르며 여유를 만끽하기로 했다. 고즈넉한 구시가지, 베른 장장 22시간에 걸쳐 도착한 취리히 공항.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로 가기 전 수도 베른을 먼저 찾았다. 스위스의 옛 정경이 온전히 남아 있는 베른 구시가지. <베른 구시가지. 베른=박정준 기자> 베른은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
* [외-피니언]은 ‘외대’와 ‘오피니언’의 합성어로, 외대알리 기자들의 오피니언 코너입니다. 학생 사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사안을 바라보며, 솔직하고 당돌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난 4일 국민들의 시선은 이기영(31)이라는 남성에게 향했다.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그가 검찰에 송치되는 날이었다. 이기영의 신상은 작년 12월 29일, 경기북부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공개됐다. 이때 경찰은 10년 전쯤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과하게 보정된 면허증 사진을 공개했고 현재 모습이 궁금한 대중들은 그가 포토라인에 서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기영은 검찰에 송치될 때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우리는 그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었다. 이에 피의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만약 다수가 원하던 대로 이기영의 현재 얼굴이 공개됐다고 생각해보자. 무엇이 나아졌을까. 대중들의 호기심이 충족되는 것 빼고 말이다. 강력 범죄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될 때마다 그 실효성을 두고 첨예하게 찬반이 대립하지만, 매번 얼마 안 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진다. 안타까운
자립준비청년의 안타까운 선택...우리는 왜 그들을 지키지 못했는가 2022년 8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광주 지역에서 자립을 앞두고 있던 청년 2명이 며칠 간격으로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자립준비청년은 보육원, 그룹홈, 쉼터와 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의 보호를 받는다. 이들은 만 18세 이후 보호 종료와 함께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보육원을 나와 광주에 있는 한 대학에 입학한 자립준비청년이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남긴 마지막 쪽지에 적힌 말이다. 2022년 8월 21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모 대학교 기숙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내가 살아온 삶이 고달프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던 다른 자립준비청년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속 내용의 일부이다. 그는 유언과 함께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였고, 2022년 8월 24일, 광주 지역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립준비청년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 소식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그들이 남긴 메시지였다. 메시지 속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와 ‘내가 살아온 삶이 고달프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