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혼란스러웠던 1학기가 우여곡절 끝에 종강했다.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대면 강의를 할 수 없게 된 대학생과 학교는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야했다. 학생들은 작은 화면을 통해 가르침을 받아야 했고, 교수들은 작은 화면 속에서 가르침을 주어야 했다. 그러나 스마트캠퍼스 서버 과부하, 일부 교수들의 그릇된 행태 등으로 인해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더군다나 수업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학생들의 분노는 지속됐다. 학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등록금의 일부 반환조차 불가하다는 현실은 좌절감까지 느끼게 했다. 총학생회와 학생들 간 신뢰까지 무너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커져갔다. 돈을 지불하고 배움의 시간을 갖는 학생들의 분노는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림알리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에게 관용의 자세를 바라는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림대학교 학생들의 분노는 어떻게 자라났는가. 그간의 상황들을 살펴봤다. 학기 초 스마트캠퍼스 접속 오류로 인해 학생들은 노트북을 계속 들여다봐야했다. 강의 재생은 물론 과제 제출까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감
대학알리가 주 단위로 대학들의 비리 실태를 알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제목은 '비리 읽어주는 알리', 줄여서 '주간 비읽알' 입니다. 그 첫번째 순서로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세종대학교 및 대양학원 종합감사 결과'를 전해드립니다. 연구비로 240만원 상당의 골프공 6구를 구입한 사례가 적발됐다. 산학협력단 법인카드로 5일 동안 240만원을 결제한 내역이 발견되고, 5천만원의 연구예산을 받은 뒤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은 교원들도 있었다. 자신의 출장으로 휴강이 발생했으나, 보강을 하지 않아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초과강의수당’을 받아간 교수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적발 내역들은 ‘빙산의 일각’이라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다. 지난 6월 30일 교육부가 공개한 ‘학교법인 대양학원 및 세종대학교 종합감사 결과’를 통해, 세종대가 그간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는지 드러났다. 2019년 5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은 총 44건. 유형별 지적건수는 아래 사진과 같다. 주요 언론 보도에는 '재산 부당관리 및 임원 직무 태만'과 대양학원의 이사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먼저 재산 부당관리의 경우,
지원하기 https://bit.ly/univallirecruit 대학알리 소개 노션 https://bit.ly/univalli 대학알리 홈페이지 www.univalli.com 대학알리가 뭔가요? <대학알리>는 학교에 소속된 학보사라는 한계를 넘어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창간되었으며, 보다 자주적인 대학 공동체를 위해 대학생의 알 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는 비영리독립언론입니다. 공익을 위한 개인들의 연대체이자 비영리 활동 플랫폼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별 독립언론 네트워크 <N대알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대학, 청년사회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데 관심이 많으신 분 대학언론을 퇴직하고 남은 학기동안 활동할 곳을 찾으시는 분 기자 및 에디터를 지망하는데 포트폴리오와 실력을 쌓을 곳을 찾으시는 분 언론사나 비영리단체를 직접 만들어나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 *휴학생, 재학생, 수료생 무관 *대학언론 유경험자 우대 이런 걸 만듭니다. 문제제기를 넘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콘텐츠 독자들로 하여금 사유하고 연대와 행동에 나설 수 있게 하는 콘텐츠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 서사
■ 학기가 끝날 때마다 날아오는 익숙한 장문의 ‘카톡’ ‘2019-2학기’ 종강을 마친 지난 2월 겨울방학에 일어난 이야기이다. 우리 학보사는 방학 기간에도 기사를 몇 번씩 내기에 종강을 하더라도 수습기자와 정기자들이 종종 연락을 하곤 한다. 그런데, 한 수습기자 친구에게 ‘카톡’이 날아왔다. 방학에 발간하는 기사와 관련된 이야기겠거니 하고 ‘카톡’을 확인해보았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신문사를 더 이상…”으로 이어지는 장문의 ‘카톡’이었다. ‘카톡’ 창에 뜨는 그 친구의 메시지에 가슴이 덜컹했다. ‘역시 이번에도 그만두겠다는 연락이겠구나’. 예상은 적중했다. 신문사 업무가 생각보다 힘들고, 사정이 어려워 신문사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는 메시지였다. 고민했을 후배에게 참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신문사 후배를 떠나보냈다. 종강을 마치고, 아니면 방학 도중 수습기자들이 보내는 장문의 ‘카톡’이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항상 그들이 던지는 화두는 나의 오랜 고민거리이다. 우리 학보사는 보통 한 학기 정도 수습기자 과정을 거친 뒤, 정기자로 승진 임명되는 형식의 인사 체계를 가지고 있다. 4개월 남짓 되는 정규 학기 동안 수습기자 직함을 달고 활동을
(출처 -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다음 카페) "n번방 공론화, 그래서 그 다음은?" 올해 겨울, 한 사건이 터졌다. 2019년 2월에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 착취 사진을 올리고 신상정보까지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있다는 사실이 디시인사이드의 야구 갤러리 및 수능 갤러리, 일간베스트(일베) 등의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텔레그램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N번방은 20대 여성들, 심지어는 미성년자인 중학생까지 성 착취 대상으로 삼고 노예를 부리듯 그들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아오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n번방은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큰 충격은 곧 큰 분노로 바뀌었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스타 스토리 태그와 페이스북 공유 등과 같은 공론화 과정이 활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의 분노는 n번방의 가해자들을 하나둘 법 앞에 데려다 놓았다. 여기까지는 n번방 사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다 알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조주빈 검거, 그 후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은 코로나 19와 같은 일들로 인해 그 전보다 많이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 n번방 사건에 관련된 기사들이 매일 수십
*N번방이 담고 있는 한국사회의 단면 N번방, 박사방 사건을 접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변의 반응도 별다르지 않았다. 기사를 접한 뒤 밤잠을 설쳤다는 친구, 그냥 눈물이 났다는 친구들은 어느 때보다 우울한 반응을 내보였다. 미성년자에게 가해진 가혹한 성폭력, oo녀로 호명되며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성 착취 불법 촬영물… 이것을 몇몇 삐뚤어진 성 관념을 가진 이들의 일탈 행위로만 바라볼 수 있는가. 현재 주요 운영자들에 대한 구속, 신상 공개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고 ‘N번방 사건 재발 방지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N번방 관련한 법안들, 시민들의 큰 관심은 사회의 변화가 드디어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디어가 사건을 조명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가 성범죄를 다룸에 있어 아직 미숙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박사방의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의 신상 공개를 시작으로, 그의 평소 성품과 정치적 성향 등을 조명하며 '조주빈 자서전’ 대리작성을 시작했다. 가해자 개인의 서사에 주목하게 됨으로써 피해자의 언어는 소멸했다. 언론은 가해자가 20대 남성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았으며, 그의 이면에는 끔찍한 범죄자의 영혼이 있는 것처럼 프레이밍을 시도했다. 언론은 이중적
한 익명의 목소리로 시작해 세계를 뒤흔들었던 미투(#MeToo)를 기억하시나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 및 성범죄가 폭로되면서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외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묻혀있던 추악한 진실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특성상 소규모 특수 학과가 많고, 관련 학계에서 본교 교수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입을 열 수 없었던 피해자들이 권력형 성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K 교수, L 교수, S 교수에 대한 고발이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가해 교수 2명에게 각각 정직 3개월, 해임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추후 가해 교수는 학교로 돌아와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습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정직은 해당 기간이 끝나면 바로 복직할 수 있으며, 해임의 경우에는 3년이 지난 뒤 재임용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사건들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한국외대 권력형 성폭력 폭로를 타임라인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사건 요약 정보 1. 그리스·불가리아어과 K 교수 2018.0
<L교수의 수필. 남자는 교수, 여자는 창녀> ▲L교수가 학생들에게 과제로 부여한 글 '더 벗어요?' 중 일부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L교수의 여성 혐오 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학생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L교수는 블로그에 여성을 상품화하고 성적 대상화하는 글을 다량 게시했다. https://univalli.com/news/article.html?no=23021 (외대알리 기사: 한국외대 경영대학 L교수, 블로그에 여성혐오 게시글 다량 발견) 또한 그는 자신이 담당하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블로그의 수필을 읽게 한 뒤 감상문을 제출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학생들은 이에 ‘일부 글의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항의했으나 L교수는 “글의 주제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며 성평등센터를 운운하며 교수를 협박하지 말라”는 공지를 게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L교수는 감상할 수필 목록을 직접 지정했으나 목록에는 여전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며 불쾌감을 주는 글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어지는 논란에도 학교 측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 L교수 논란에 한국외대는 5월 25일, L교수의 강의를 전면 중단하고 해당 안건의 성평등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하지
한국외대가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게시물을 읽게 한 뒤 과제물을 부여한 L교수를 성평등 조사위원회에 회부하고 L교수의 강의를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장, 서울캠퍼스 부총장, 양캠퍼스 교무처장, 경영대학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L교수의 처분을 결정했다. 학교 측은 강의 중단 및 성평등센터 조사위원회 회부 외에도 L교수의 사과문 게재를 요청했다. 한편, L교수는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혐오적, 성차별적 게시글을 다량 게시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읽게 한 뒤 감상문 과제를 부여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학생들이 반발하자 “불쾌했다면 사과한다”며 문제를 일축했다. 정지우 기자 (star_dust_ji@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L교수가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여성 혐오적 게시글을 다량 게시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L교수는 2008년경부터 자신의 다음 블로그에 ‘야한 바이블 – 남자는 교수, 여자는 창녀’, ‘나도 야한 여자가 좋다’, ‘아내와 애인은 다르다’ 등의 수필을 게시했다. 그는 글에서 “내 아내도 비교적 야하다. 내 딸들도 그렇게 (야하게)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딸이) 21세기의 여성답게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우아한 옷차림으로 늘씬한 몸매를 감싸고선 갑자기 ‘아빠 점심사주세요. 네?’하며 내 연구실을 찾아와 애교 떠는 모습도 기대된다.”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이공계 여성들은 애교도 발랄함도 자신감도 없으며 몸매도 그저 그래서 늘 불만”이었다며 전공 분야 여성들을 폄하했다. 이외에도 “자다 나온 듯한 얼굴로 아무 옷이나 걸친 채 시골 아줌마처럼 엉거주춤 걸어다니는 여자는 질색”, “예의바르고 추한 행동도 안보여서 ‘여자도 변소 갈까?’하는 의구심이 치솟게 하는 여자가 흥겹다”,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환상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아내는 아내다움을 유지해야 한다. 순종하는 여자가 아내
5월 8일, 전체교수회의장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양 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이 총장선출제도 학생 참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총출동)을 실시했다. 금일 14시 전체교수회의에선 총장선출권 안건을 다룬다. 총학생회는 ‘총장선출제도 학생 참여 보장’ 안건이 이번 교수회의에서 가결될 수 있도록 오바마홀 앞에서 ‘총출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총학생회는 전체교수회의 시작 전 회의장 앞에서 총장선출권 학생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각 단과대학 구성원과 학생회는 ‘김인철보다 나은 총장 만듭시다’ ‘교수 한 표, 학생 한 표. 그게 바로 민주주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교수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김나현 총학생회장은 “우리 학우들은 무작정 떼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적 총장 선출을 위해 함께 힘써달라”라고 당부했다. 총장선출권 안건을 다루는 전체교수회의 결과는 금일 15시 30분경 발표될 예정이다. 정지우 기자 (star_dust_ji@naver.com) 배시은 기자 (bc0527@naver.com) 장재서 기자 (gs647683@naver.com)
동대문구 소재 3개 대학 총학생회가 4월 23일 청량리역 광장에서 코로나 19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대학생들의 고충을 알리며, 학교와 정부가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것을 요구했다. 3개 대학 총학생회 대표는 “코로나 19로 많은 대학생들이 부실한 원격강의로 인한 교육권 침해 외에도 주거 불안정, 생계 어려움, 취업 불안 등을 겪고 있다”며 “2월부터 학교 측에 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동안 대학이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워 등록금 인상 당위성을 확보했다면 서비스 하락에 따른 등록금 반환도 응당 이루어져야 한다”며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표하는 대학은 모순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책임 또한 강조했다. “정부가 대학을 방치하는 동안 등록금 의존율 60%라는 기이한 구조가 탄생해 학생들이 대학 재정을 책임져왔다”며 대학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서 “이번 사태에도 정부는 등록금 반환을 강제할 조항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추
작년 9월, 본격적인 가을을 앞두고 태풍 링링, 타파 그리고 미탁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13호 태풍 링링은 수도권과 충청·호남·제주지역, 17호 타파는 영남 및 제주지역, 18호 미탁은 호남·영남·제주지역을 강타했다. 세 태풍 모두 강력했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의 관심은 유독 한 태풍에 쏠려있었다. 각 태풍이 기상청에 의해 한반도가 영향권으로 관측된 시기부터 벗어난 시간까지, N 포털 사이트에 각각 ‘태풍 링링’, ‘태풍 타파’, ‘태풍 미탁’으로 검색하고, 게재된 기사 수를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링링은 17,669건(9월 2일~8일), 타파는 8,764건(9월 19일~23일), 미탁은 12,130건(9월 28일~10월 3일)이었다. 태풍 규모와 검색 기간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고, 검색어 역시 한 가지기 때문에 이 수치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제로 타파가 북상했을 때, 링링에 비해 잠잠한 언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만을 표하여 ‘서울 공화국’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위로 올랐다. 서울 공화국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의 모든 부분이 서울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상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출처 : 우리말 샘) 이런 신조
한국외대국어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도중 음란물을 전송받은 교수의 메신저 화면이 노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수강생의 게시물에 따르면 3월 25일 A교수의 온라인 강의 녹화 영상에 여러 개의 음란물을 전송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창이 그대로 노출됐다. A교수는 메신저 창을 닫고 수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많은 학우들은 이에 당혹감을 표출했다. 논란이 일자 A교수는 “수업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강의 영상을 다시 업로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오류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음란물 유포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문제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는 이번 사태에 강경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는 A교수를 규탄한다”며 해당 “성평등센터 또한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지우 기자 (seol@hufs.ac.kr) (사진출처=에브리타임 게시판)
1. 참으면 조금만 더 참으면 K가 직장을 그만뒀다고 말했을 때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K는 고등학생 때부터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내가 용돈이 부족하다며 부모님 지갑을 뒤적거릴 나이일 때 K는 노동하고 돈을 벌며 자신을 돌봤다. 나는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인데 그렇게 일하면 서글프지 않느냐고 물었다. 부모에게 의지하는 게 당연한 나이인데, 나였으면 남의 사정과 비교하며 일하는 스스로 박탈감이 들었을 거라 말했다. K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적어도 K는 나보다 노동의 의미를 잘 알았다. 그에게 노동은 자립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는 일이었다. 단지 돈을 벌고 생계를 이어가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K는 노동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K는 은행에서 2년간 일했다. 특성화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한 곳이었다.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은행이었고 월급이 밀리거나 퇴근을 늦게 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이른 나이부터 자립심을 키워 좋은 곳에 취업한 K를 부러워했다. 이제 K는 초조하게 비탈을 오르는 일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앞을 걸으면 될 거였다. 오랜만에 K를 봤다. 직장을 그만뒀다는 K는 지쳐 보였다. 나는 궁금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