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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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권리] 단톡방 모욕 사건의 전말

단톡방 모욕 사건의 전말

등장하는 인물만 100명, 실명 거론 된 이들은 20명..

 지난 5월 16일 전체동아리대표자대회에서 COL 소속 곽승용 씨가 한 채팅방의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 내용은 엘피스 회원 세 명이 같은 엘피스 구성원들을 비롯해 타 동아리와 구성원, 동아리 연합회 등 많은 학우들에 대한 비방과 욕설이 담겨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

 

 회대알리는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곽승용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해자 측에도 연락을 시도해보았으나, 가해자들이 연락두절 되어 접촉이 어려웠다. 따라서 곽승용 씨의 인터뷰를 토대로 사건의 경위를 정리했고, 이를 통해 학우들이 의문을 품었던 단톡방 모욕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고자 한다.

 

 문제의 텔레그램 채팅방은 지난 해 엘피스에서 활동하던 5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다섯 명 중 한 명은 엘피스 탈퇴와 동시에 텔레그램에서도 지워졌고, 다른 한명은 작년 말까지 활동했다. 4명이 있던 단체 채팅방에서 작년 말까지 활동한 이를 제외한, 3명의 대화 내용이 문제였다. 곽 씨는 이 세 명과 현 엘피스 동아리는 무관하며, 엘피스는 피해 동아리 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엮여 또 다른 피해를 받고 밝힌 바 있다.

 단체 채팅방의 전문을 입수한 곽 씨에 따르면 단체 채팅방에 등장하는 인물은 100명이 넘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학우들을 평가하는 ‘자신들만의 청문회’ 형식의 대화가 오고갔다고 한다. 단순히 동아리 단위가 아니라 학우 전체의 문제라고 판단되는 이유이다.

 

 텔레그램 채팅방에 있던 4명 중 한 명은 험담의 내용 때문에 동아리 활동에 회의감을 느꼈고, 곽 씨와 연결되어 COL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엘피스 출신 A 씨와 곽 씨는 텔레그램 채팅방 대화 전문을 받았고, 3월부터 법적 대응을 이어왔다고 한다.

 텔레그램의 검색 기능을 통해 피해자의 수를 파악했을 때, 피해자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고 한다.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만 20명이 넘으며, 동아리 차원에서는 COL, BIS, PUZZLE, 아침햇살 등이 피해를 당했다. 이에 곽 씨는 지난 5월 16일 전동대회에서 채팅방 대화 중 일부를 공유했다. 당시 엘피스 대표였던 가해자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문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욕설 및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은 ‘_’로 처리하였습니다. 가해자의 이름, 텔레그램 아이디는 익명 처리했습니다.)

 

01.02.2018 21:08:47, B씨: ㅋㅋㅋㅋ

01.02.2018 21:09:45, B씨: [[Photo]]

01.02.2018 21:09:49, B씨: 딱봐도 xx식 유우머

01.02.2018 21:09:52, B씨: _나 비벼서

01.02.2018 21:09:55, B씨: _같은 컨텐츠 하나

01.02.2018 21:09:57, B씨: 만들엇을거같음

01.02.2018 21:10:51, B씨: ㅋㅋㅋㅋ

01.02.2018 21:10:52, B씨: 올려야징

01.02.2018 21:13:35, B씨: 근데뭔가

01.02.2018 21:13:40, B씨: 작성자 뮤즈 좋아할거같네

01.02.2018 21:13:45, B씨: 삘 왔음

01.02.2018 21:14:28, B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02.2018 21:14:32, B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02.2018 21:15:16, S씨 [@_]: 진자 딱 이거만 봐도

01.02.2018 21:15:43, S씨 [@_]: 구려보이는

01.02.2018 21:15:50, S씨 [@_]: [[?? Sticker, size 11'774 bytes]]

01.02.2018 21:16:01, B씨: ㄹㅇㅋㅋㅋㅋ

01.02.2018 21:16:03, B씨: __

01.02.2018 21:16:03, S씨 [@_]: 진짜 저것만 봐도 한심하다

01.02.2018 21:16:05, B씨: 웃길생각을 하네

01.02.2018 21:16:09, B씨: [[?? Sticker, size 35'522 bytes]]

01.02.2018 21:17:33, S씨 [@_]: 왜 웃겨야 하죠

01.02.2018 21:17:47, S씨 [@_]: 실력을 보여야지

01.02.2018 21:18:17, S씨 [@_]: 진짜 딱 초중고등부 여름성경학교 마인드

01.02.2018 21:18:33, B씨: 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1.02.2018 21:18:36, S씨 [@_]: [[?? Sticker, size 18'188 bytes]]

01.02.2018 21:19:38, S씨 [@_]: 사실 속으로가 아니라

01.02.2018 21:19:51, S씨 [@_]: 만면의 비웃음이긴 합니다

01.02.2018 21:21:11, M씨: 새터 홍보가어떻길래

 

15.02.2018 22:31:15, M씨: ㅠㅠㅠㅠ

15.02.2018 22:33:15, M씨: 그나저냐

15.02.2018 22:33:21, M씨: xx님 파급효과 굿

15.02.2018 22:33:23, M씨: ㅋㅋㅋㅋ

15.02.2018 22:41:49, S씨 [@_]: 엥 왜요

15.02.2018 22:41:53, S씨 [@_]: 난리났나요 어디서

15.02.2018 22:42:38, M씨: 페북에서

15.02.2018 22:42:41, M씨: 본인 학우들이

15.02.2018 22:42:43, M씨: 언급 및

15.02.2018 22:42:47, M씨: ㅂㄷ중

15.02.2018 22:45:57, S씨 [@_]: ㅋㅋㅋㅋ

15.02.2018 22:46:00, S씨 [@_]: 저도 봤는데

15.02.2018 22:46:02, M씨: xx이

15.02.2018 22:46:04, S씨 [@_]: 개_치네요

15.02.2018 22:46:05, M씨: 진짜

15.02.2018 22:46:10, M씨: 어떻게 생겨먹은

15.02.2018 22:46:12, M씨: 분임?

15.02.2018 22:46:15, S씨 [@_]: 솔직히 저 인간 만나면 죽_부터 날리고 싶음

15.02.2018 22:46:19, M씨: 실물 영접 못했는데

 

 곽 씨는 가해자들에게 이번 주 수요일(30일)에 열릴 전동대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가해자 측에서 입장문을 써서 엘피스 회원이 대신 곽 씨에게 전달했으며, 이를 COL 구성원들과 공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엘피스 대표였던 가해자는 5월 22일 엘피스 내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3명 중 직접 만나 사과하는 이는 없었다. 이 중 한 명은 곽 씨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질문하자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하며 침묵했다고 한다. 또한 트위터 계정에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들의 대응방식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가해자들과 연락하려는 이도 있으며, 전동대회에 참석하여 대면하기 원하는 이도 있다. 어느 정도 참고 넘기겠다는 입장과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 엘피스 동아리 구성원들 또한 엄연한 피해자다. 처음 문제제기가 이루어졌던 건 16일이었고, 21일 자로 새로운 임시 대표를 선출하였다. 16일 당시 엘피스 회원들은 이 사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즉, 엘피스 또한 가해자들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곽 씨를 비롯한 다수의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진심이 담긴 사과이다. COL 동아리 내부 회의에서는 실명 사과문 게시, 채팅방에 언급된 동아리들에게 대면 사과, 가해자들의 동아리, 소모임 활동 금지와 현재 소속된 모임에서의 자진 탈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2016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고려대학교 남학생 8명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1년 가까이 선배, 동기, 후배 등 여학생들을 실명으로 언급하면서 외모를 비하하며 성희롱을 했던 사건이다. 가해자인 김 씨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대화이기 때문에 성희롱이 아니다”라며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톡방의 이야기가 외부로 알려질 수 있는 만큼 ‘공연성’이 인정되어 모욕죄로 볼 수 있다는 이유였다.

 

 “사적인 공간에서 나눈 대화까지 처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자유는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장되는 것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단체 채팅방은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공동체가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대화지 권리 침해가 아니다.

 

취재 = 이슬기 기자, 박상혁 기자

글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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