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월호에서 24살의 나는 12살이 된다
1화: 나를 소개하며
칼럼에서 건조하디 건조한 '어느 회사 무슨 직책 누구와 전문성 넘쳐 보이는 자신만만한 사진'이 아니라 '나를 소개하며'라 이름을 붙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선 그 참사를 기억하는 나 자신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내가 사건을 어떻게 접했는지는 모르겠다. 학교에서인지 집에서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인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보통 수학여행을 간다. 엄마, 아빠 손을 벗어난 첫 여행이란 말이다. 초등학교 5학년 교실의 봄은 그래서 무척이나 떠들썩하다. 경주? 서울? 제주도? 어디가 되든 친구들과 손 잡고 놀러가는게 기쁠 시간이다.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서인지, 사건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나는 그 순간 만큼은 기억하지 못한다. 단지 우리가 수학여행을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무색하게 대부분의 학생들이 바다 아래로 잠겨버렸다는 점. 어렴풋이 그저 시끄러운 텔레비전 앞만 멍하니 쳐다보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도 며칠 내내 뉴스만 틀어놓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수학여행을 갔다. 그 당시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