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플라스틱을 쓸까요? 행사에 가서 식사를 해결할 때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한 경험, 다들 한 번은 있을 겁니다. 행사에 참여한 입장에서, 식기를 일일이 챙겨 다닐 수 없어 주최자가 준비한 대로 따라가게 되니까요. 이런 식으로 쓰는 플라스틱 한두 개는 적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모아보면 얼마나 될까요? ‘별 거 아닌데?’라며 아무렇지 않게 소비한 것이 쌓여 지금 지구의 환경을 만들진 않았을까요? 이러한 반성 안에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일회용품을 대체할 방법일 텐데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여러 번 쓸 수 있는 식기를 사용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은 귀찮다고 느낄 것입니다. 식기를 일일이 준비해서 세척하고, 다시 가져다 놓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로우니까요. 그래서 그 일을 대신하고, 여러분과 함께 미래의 지구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바로 ‘피넛’입니다. 피넛은 ‘Plastic free, not that difficult’라는 의미로 플라스틱에서 벗어난 세상을 꿈꾸는 단체입니다. 다른 뜻으로는 플라스틱을 사소한 심심풀이 땅콩(peanut)처럼 쓰지 말자는 의미도 담고 있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옷’.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얼마나 입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수치를 따져보았을 때, 옷 한 벌을 평균적으로 7번 정도 입는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적은 횟수이지 않나요? 게다가 20년전에 비교했을 때 오늘날 의류 생산량 증가율은 400%고, 이렇게 생산된 옷 중 땅에 묻히고 불에 타는 옷은 73%라고 해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옷이 생각보다 환경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비영리 스타트업 4기팀 ‘다시입다’는 옷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고 옷의 폐기물은 최대한 줄이자는 캠페인입니다. 옷의 낭비와 의류 폐기물이 환경오염을 생각보다 심각하게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이 문제의식을 널리 알리고자 시작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심한 오염을 일으키는 산업 2위, 바로 ‘패션 산업’.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다시입다’ 팀의 정주연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Q. 패션산업이 이렇게 환경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줄 몰랐어요. 실제 자료를 보고 생각보다 영향이 커서 놀랐어요. 맞아요. 사람들이 음식, 플라스틱을 줄이고 ‘제로 웨이스트’라는 트렌드를 알고 있기도 하지만, 옷이 심각한 문제라고 깨닫는 사람은 얼마 없어
'-에게 묻다' 세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달수님입니다. 달수님이 장남으로서, 그리고 기자를 꿈꾸는 취준생으로서 느끼는 점들을 솔직하게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여러 역할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에서 달수님뿐만 아니라 뭇청춘들의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공감가는 주제로 청춘의 목소리를 들려주신 달수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성공회대학교 학생은 졸업 전까지 사회봉사1, 해외봉사, 농촌봉사로 이루어진 사회봉사 영역 중 한 과목 이상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본교는 올해 1학기부터 봉사 활동 기간과 시간을 축소하여 사회봉사1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회봉사 영역 중 사회봉사1 이수만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은 사회봉사 기관 선정의 어려움에 봉착하였다. 코로나19 시대, 사회봉사영역 이수의 어려움 회대알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사회봉사1을 이수하고 있는 백은지(사회복지학과 17)학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 예정했던 봉사 계획에 대해 백은지 학우는 “겨울에 네팔 해외봉사에 꼭 가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처럼 원래 계획했던 사회봉사 과목과는 다르게 사회봉사1을 이수할 수밖에 없거나, 사회봉사 이수를 다음으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에브리타임(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봉사 영역 선택지 축소, 적은 수의 봉사기관 등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백은지 학우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적으로 기관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점자 도서관 뿐
엄마의 노동 엄마는 인생의 절반을 중국에서 살았다. 아빠와 결혼하며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은 엄마를 조선족으로 분류했다. 3년 주기로 “전국 다문화 가정 실태조사”에 응답하기를 종용했다.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생활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귀하께서는 현재의 삶에 얼마나 만족합니까” 그런 문항에 답하며 엄마는 대상화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파악했다. 이곳이 자기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거라 예감했다. 아빠와 결혼하며 20년 넘게 살던 곳을 떠난 엄마는 아빠가 믿을만한 가장이 아니란 걸 확인한 뒤부터 돈을 벌었다. 중국어 학원 강사로 시작한 노동은 기업 연수원 강사로 이어졌다가 학습지 강사로 변모했다. 근로 계약서를 쓰는 노동에서 학습지 수강 인원에 따라 급여 액수를 책정하는 노동이 됐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의 노동은 중심에서 도처로, 도처에서 변방으로 밀려났다. 엄마는 짜증을 부렸다. 나는 엄마와도 대화하지 않았다. 아빠 같은 인간이 되지 말라는 문장을 구태여 아빠 앞에서 말하는 맥락을 나는 별로 헤아리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울었다. 엄마의 엄마가 죽었다. 엄마는 중국으로 갈 수 없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지 못했
“저는 평범하게 살아왔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시민입니다. 그러나 왜 참사가 벌어졌고 왜 책임자와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 생존자 김성묵 씨의 호소가 청와대 앞에 울려 퍼졌다. 무기한 단식 투쟁을 진행한 지 꼭 열흘째 되는 상황, 김 씨는 남은 힘을 끌어모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오늘(19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해당사자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단식투쟁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피해 생존자인 김성묵 씨와 그를 돕는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들을 만나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힐 것을 주장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 관련 ‘직권남용 및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 내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할 것을 촉구했다. 단식투쟁단은 먼저 세월호 참사 관련 진상규명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의 한계를 지적했다. 2018년 3월부터 활동 중인 사참위는 사고 당시 현장의 문제점을 알리는 등 진실규명을 위해 활동해왔다. 그러나 당시 사고와 관련해 국가정보원, 기무사, 해군,
'-에게 묻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홍지희님입니다. 지희님이 제주도에서 상경하여 서울에서 자취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았습니다. "삭막하면서도 밝은, 동시에 많은 문제의식들이 교차하는 공간"인 서울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목소리를 들려주신 지희님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대학알리의 주인공을 모십니다. 인터뷰를 원하시는 분께서는 대학알리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기자의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선 명문대를 가야만, 사회에서 성공해야만 우리는 마이크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대학 알리에서만큼은 당신에게 자극적인 이야기가 없어도, 당신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일지라도 마이크를 건네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묵묵히 청년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는 대학 알리의 주인공입니다. 지금부터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비대면 수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수업 방식에도 우리는 지난 학기를 훌륭히 보냈으며, 새로운 비대면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이라 종종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고, 웃긴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다. 각종 방송사고(?)부터 같이 수업을 들은 숨어있던 ‘빌런’들까지, 한 학기가 마무리되고 다음 학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썰풀 거리’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수업의 또 다른 구성원인 교수님들은 지난 학기가 어떠셨을까? 간혹 에브리타임 등 학생들의 커뮤니티에서 교수님을 서비스 제공자로, 자신을 소비자로 착각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교수님들 역시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한 것이 처음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학생과 교수님의 비대면 학기에 대한,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새로운 비대면 학기를 시작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같이 생각해보자. Q. 지난 한 학기를 비대면으로 보낸 소감을 한 단어, 혹은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 학생 J: ‘혼란’이라고 하고 싶어요. 전면 온라인 강의라는 새로운 강의 방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변수가 존재했음을 고려하더라도 학교 측의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에 혼란한 상황이 지속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 설명★ 2016년에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한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힌다. 기본적으로 수화는 손동작을 의미, 수어는 수화언어를 줄인 말로 언어임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농인’이란 청각장애인 중 농문화 속에서 한국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말하며 농인의 반대말은 ‘청인’이다. 즉 한국어는 대한민국 국민이 사용하는 음성, 문자 등의 복합적 언어이며 한국수어는 대한민국 농인이 사용하는 시각적 언어를 가리킨다. 2019년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일상의 변화는 단연 마스크 착용이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부터 ‘나’와 ‘우리’를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한 예방책이 누군가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농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어는 시각적 요소들을 최대한 이용하여 소통하는 시각언어이다. 표정을 통해 의문문과 감탄문 등을 표현하고, 화자의 몸의 방향에 따라 그 의미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학년도 1학기는 거의 모든 대학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학교 내 학생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들은 코로나19 예방을 목적으로 모두 영업이 중단되었다. 학생 식당이 문을 닫고, 셔틀버스 운영이 중단되고, 학교 안에서 커피를 사지 못하는 건 불편하다. 학교의 이러한 조치는 학생들에겐 불편함일 뿐이다. 대부분은 누군가의 일자리가 당연하게 사라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들은 암묵적 동의 하에 자행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누군가의 생계는 배제됐다. # "서로서로 도와 이겨내자며" … 셔틀버스 노동자 이야기 좁은 공간에 여러 학생이 이용하는 셔틀버스는 감염위험구역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교육 시설이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셔틀버스 운영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2월 말 이후 학교, 학원 등을 비롯한 여러 교육 시설들은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운행을 안 하니 운전사의 급여 지급은 자연스럽게 끊겼다. ‘무급휴가’라는 얄궂은 이름이 붙었다. 급여의 30%에서 50% 정도를 일부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후 방학이나 특강 수업 때 무상 추가업무를 조
2020년 8월 6일 구의역 당신은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죽었습니다. 당신의 생일 전날 이었습니다. 당신이 죽은 시간은 5시55분입니다.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하고 시민들이 귀가할 무렵이었습니다. 당신은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도중에 정차하는 지하철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죽고 당신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작업복엔 검댕이 묻어 있었습니다. 지우려 시도하면 더 번지는 얼룩이었습니다. 당신은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가방 안엔 공구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기름때 냄새가 날카로웠습니다. 포장을 뜯지 않은 컵라면이 있었습니다. 나무젓가락과 수저가 기름 때 묻은 스패너와 같이 굴러다녔습니다. 당신이 수행하던 노동의 모습이 환기됐습니다. 구의역 스크린 도어를 10분 안에 수리해야 패널티가 부과되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1시간 내로 고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급여를 삭감하며 이를 지키도록 종용했습니다. 안전한 현장을 이룩하기 위한 매뉴얼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해당 스크린도어 수리를 완료하면 바로 을지로 3가 역에 가야 했습니다. 당신은 급여를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흔적을 보며 울었습니다. 당신이 소화하던 일정
*편집자주: [대학알리]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비영리스타트업 4기 지원사업' 활동을 조명합니다. 지난해 '비영리스타트업 3기'로 선정되어 활동했던 경험을 되살려, 공익활동에 첫발을 내딛은 '비영리스타트업 4기' 6개 팀의 모습을 담아갈 예정입니다.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코로나 19. 환경 역시 예외가 아닌데요. 사람들의 일상이 잠시 멈추면서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 배출이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늘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환경이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2020년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 두번째 시간은 ‘제로웨이스트 – 대안을 만드는 사람들’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기존에 없던 참신한 아이디어로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들의 활동, 그리고 비영리스타트업 4기에서 환경을 주제로 참여하고 있는 3개 팀의 도전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정말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지, 진지하게 듣고 유쾌하게 이야기했던 네트워킹 포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트래쉬버스터즈: ‘일회용품과의 전쟁. No plasti
*편집자주: [대학알리]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비영리스타트업 4기 지원사업' 활동을 조명합니다. 지난해 '비영리스타트업 3기'로 선정되어 활동했던 경험을 되살려, 공익활동에 첫발을 내딛은 '비영리스타트업 4기' 6개 팀의 모습을 담아갈 예정입니다. 지난 7월 3일 포레스트 구구에 비영리스타트업 4기가 함께 모였습니다. 첫 교육으로 진행된 주제는 <비영리스타트업 온라인 활동 시작하기>인데요. 적정마케팅연구소 김철환 소장님과 함께 비영리 단체로서 온라인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디지털 캠페인이 무엇인지, 캠페인의 이슈를 매력적으로 어떻게 스토리텔링 하는지 등 온라인 활동 전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기인 만큼 교육에 참여한 비영리스타트업 4기 팀들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현장이었습니다. 강의는 크게 두 파트로 진행되었는데요. 전반부는 비영리의 디지털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후반부에서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PART 1. 비영리의 디지털 캠페인 먼저 강의의 첫 시작은 디지털 캠페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흔히
2017년 서울 가리봉동과 구로공단1) 김재순 김재순은 노동자였다. 그는 지난달 22일 합성수지 파쇄기에 끼여 사망했다. 재활용업체에서 일하던 김재순은 지적장애를 동반한 노동자였다. 회사는 그가 장애를 가졌는지 알지 못했다. 현장에 도사린 위험을 경고하는 교육은 없었다. 안전장치도 없었다. 사수가 있었는데, 2인 1조는 지켜지지 않았다. 열악한 노동환경이 대개 그렇듯 인력이 부족했다. 업체 대표는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다가 자기 과실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회사와 무관한 죽음이라며 선을 그었다. 노동자 개인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는 거였다. 고(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단은 현장을 녹화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공개했다. 김재순은 사망 전에도 파쇄기를 작동했다. 파쇄기 상부에 올라가 튀어나온 폐기물을 정리하는 모습이 찍혔다. “자기 과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파쇄기를 가동하고 투입구를 정리하는 일은 김재순이 수행하는 일상적 노동이었다. 회사는 어쩌다 발생한 개인의 불운이라고 주장했지만 김재순의 죽음은 불운이 아니었다. 일어날 수순이었다. 김재순이 아니어도 누군가 죽었을 법한 현장이었다. 김재순은 회사의 지시이자 승인 아래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