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학교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죠. 규정 때문에 성적 차이가 나는 거니까…” K 대학 3학년생인 김 씨는 올해 1학기 한 교양 강의를 재수강했다. 1학년 때 해당 강의를 수강하면서 받았던 낮은 학점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매주 많은 양의 과제물과 팀 발표가 있었지만 김 씨는 교수에게 칭찬까지 받을 정도로 강의에 열심히 임했다. 하지만 김 씨는 최종적으로 B+을 받았다. 김 씨와 함께 팀을 꾸렸던 학생들은 A+을 받았지만, 김 씨는 재수강이란 이유로 규정상 최대 B+까지만 학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동일하게 1학기에 강의를 재수강했던 김 씨의 타 대학 친구는 A0를 받았다. 김 씨는 “재수강 규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성적을 받아보니 (규정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씨의 사례처럼 대학마다 다른 재수강 규정이 재학생들 간 학점 불평등을 유발하고 있다. 대학별로 재수강 규정이 각기 달라 재학생의 최종 학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학사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재수강 규정을 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학마다 재수강이 가능한 횟수와 재수강 시 받을 수 있는 학점의 상한에 제한을 두고 있다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지난 7월 1일 을지로 2가 일대에서 개최됐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보수 단체들이 대규모로 모였다. 퀴어들의 축제에 반대세력은 빠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퀴어축제지만 그들은 스스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을 자처한다. 특히 보수 개신교는 '동성애 = 죄악'을 외치며 퀴어 및 퀴어를 지지하는 일부 진보 개신교에 극구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5개 단체가 모인 '무지개예수'는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등 성소수자 개신교도 및 성소수자와 연대한다. 외대알리는 무지개예수 소속의 섬돌향린교회 백순재 교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어릴 적부터 개신교 신자였나요? 제 모태신앙은 천주교예요. 엄마가 저를 임신하고 나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셨거든요. 천주교 집안까지는 아니었지만, 배경을 갖고 있었죠. 저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성당을 다녔어요. 그런데 성당에 발길을 끊게 된 일이 있어요. 뚜렷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제가 9살쯤 '게이'로서 정체화를 시작했거든요. 동시에 본능적으로 '나는 성당에 있으면 안 되는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첫 영성체를 모시고 난 후에 발길을 끊었어요.
지난 3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단체들은 성폭행, 노동 착취, 현금 갈취 등 여러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다. 특히 대학가에서 여대생 위주로 포교하는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방영 이후 대학생들은 각자의 피해 경험을 여러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사이비 단체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외대알리는 대학가에서 사이비 단체의 포교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Q.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나? <20대 A씨> 두 번 경험했다. 우선 작년 5월경 한 청년 무리가 홍대입구역 앞에서 설문조사를 하겠다며 아이패드를 들고 접근했다. 본인들을 N잡 관련 연합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인터뷰를 원한다며 번호를 요구했고, 동아리는 대학생, 휴학생, 직장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또 작년 여름에 낯선 이가 홍대 엑시트몰 교보문고에서 책을 추천해 달라며 말을 걸고 번호를 가져갔다. 밥 한번 먹자며 이성적 호감이 있는 듯이 접근했다. <20대 B씨> 학교가 한 사이비 단체 지부와 가까운 부산 남포동 근처였다. 2016년 4월경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필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으로 게재됩니다. 자네 아버지가 말인즉슨 경찰인 그가 다른 경찰을 고소한 사건이었다. 팀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사건의 경위를 이야기했다. 거친 경찰 생활을 오래 한 그는 말보다 뉘앙스와 몸짓이 더욱 익숙했다. 그의 팔뚝에 새겨진 흉터처럼 그의 말은 느낌과 감각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슬프게도 나는 그러한 말을 그대로 옮길 수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말소리 높낮이나 손발짓과 같은 감각적 언어들을 기사의 언어로 정리해야 했다. 그건 머리 아픈 작업이었고 꼭 이런 식이었다. “그러니까 킥스로 내가 확, 시간이 다르잖아. 완전히 사시미야, 사시미.” “그러니까 확, 했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 그리고 사시미요?” “답답하네, 그러니까 시간이 다르니까, 콱, 흔적, 꼬리를 잡아냈다는 거지. 그거랑 청첩장으로. ” “청첩장은 또 뭔데요?” 두 시간 동안 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사건의 개요를 이해할 수 있었다. 휴일에 자전거를 타던 그가 모종의 이유로 다른 경찰과 시비가 붙게 되었고, 그 해결 과정에서 상대방 경찰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잡음이 생겼다는 것이 대략적인 야마였다. 더불어
이번 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매해 여름 날씨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은 느끼지만 올해는 정말 살벌한 더위가 찾아왔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의 날을 실내에서만 보냈다.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가 하면 외출을 해도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했다. 나름 즐거운 나날이었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일상을 보내다 보니 문득 울적함을 느꼈다. 울적함이 쌓이니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이 늘어갔다. 이 부정적인 감정을 날리기 위해 나는 굳은 마음으로 여행을 결심했다. 함께 갈 친구들을 모았고 그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부산으로 떠났다. 이 여행기는 지난 8월 17부터 18일까지 있었던 이야기이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장소, 교통수단, 식사 메뉴 등 모든 요소를 룰렛을 돌려 랜덤으로 결정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았다. 장소 룰렛에는 제주도, 강릉, 속초, 부산 등 다양한 곳들이 있었고 그중에 부산이 당첨됐던 것이다. 교통수단 역시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중에 랜덤으로 KTX가 선택됐다. 그렇게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두 시였다. 역시나 부산의 날씨는 뜨거웠다. 그럼에도 부산역 광장은 여행을 온 것 같은 차림의 사람들로 붐볐다. 우
꿈드림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 자퇴 학생은 휴식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가정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대입을 준비한다. 꿈드림은 학교를 대신해 학생들의 길잡이가 돼주는 곳이다. 꿈드림은 한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여성가족부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진로 프로그램 안내 △검정고시 및 학습 지원 △대학 입시 지원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꿈드림에선 모든 프로그램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학생은 자퇴를 선택하면 자퇴 숙려기간을 갖게 된다. 그 기간이 끝나면 일부 학생은 자발적으로 꿈드림에 등록한다. 등록 가능 연령은 9~24세다. 초등학생부터 등록이 가능한 것이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3개월 이상 가지 않은 청소년 △취학 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제적 및 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이면 등록이 가능하다. 꿈드림은 전국적으로 221개소가 마련돼 있다. △경기 32개소 △서울 26개소 △전남 23개소 △부산 17개소 △충남 16개소 △경북 15개소 △충북 13개소 △강원 12개소 △전북 10개소 △대구 9개소 △인천 9개소 △광주 6개소 △울산 5개소
휴스쿠가 만난 일곱 번째 인물은 지난 5년간 실천여성학회 열음, 실천환경학회 공기네트워크, 노학연대 가시, 사회융합자율학부 학생회, 36대 총학생회비상대책위원회, 모두의 화장실 TF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루어온 '문봄'이다. 하나의 문제에도 다양한 의제가 교차되어있기에 함께 이야기 할 때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의제와 의제를 '연결'하며 나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5월 23일, 성공회대학교 노학연대 가시(이하 가시), 실천환경학회 공기 네트워크(이하 공기 네트워크), 실천여성학회 열음(이하 열음)이 모여 성공회대학교 적녹보라 연대(이하 적녹보라 연대)의 첫 행사를 열었다. 적녹보라 패러다임이란 노동, 생태, 여성의 패러다임을 교차적으로 사용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다. 공기 네트워크, 열음, 가시에서 모두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녹보라 연대라는 새로운 연결을 시도하는 성공회대학교 노학연대 가시 대표 문봄 활동가를 만났다. (본 기사의 인터뷰는 23년 7월 4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노학연대 가시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문봄입니다. 반갑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최근엔 운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가시
지난 8월 16일 대한한돈협회는 세종시 소재 환경부 정부 청사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한돈협은 지난 7월 21일 지속적인 민원과 행정규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보성 한동농가의 농장주를 추모하며 18일까지 분향소를 설치·운영했다. ▲ 한돈협에서 추모하기 위해 전국의 한돈농가에서 보낸 장례화환 사진=조민국 기자 해당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전남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 무항생제 축산농장 인증, 농림축산식 품부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는 등 친환경적인 농장 운영으로 존경받던 모범적인 농가였다. 이처럼 친환경적인 농장 운영을 위해 노력한 농가였으나 6월부터 축산 냄새 관련 반복된 민원 접수와 지자체 현장 점검, 사육두수 감축 지시 등을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했다. 이에 농장주는 결국 7월 21일 ‘민원 때문에 너무 힘들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생을 달리했다. 이 농가의 충격적인 소식이 알려지며 한돈업게에선 애도 분위기 조성과 함께 무모한 민원과 행정규제에 대한 문제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구경본 대한한돈협회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하라는 방법대로 열심히 운영수칙을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민원에 의해 안타까운
일본 대사관 건물에 진입해 기습 시위를 시도했던 대학생 16명에 대한 폭력진압 규탄 시위가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엔 체포된 시위자들이 소속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 대학생 원정단(이하 원정단)’과 ‘진보대학생넷(이하 진대넷)’의 대학생 200여 명이 참여했다. 원정단과 진대넷 소속 대학생 16명은 지난 24일 일본 대사관이 있는 트리타워 건물에 진입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즉각 중단’을 요청하다가 기습 시위 혐의로 체포됐다. 25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경찰규탄’ 팻말과 함께 시위자가 폭력 진압당하는 사진 피켓을 들고 발언문 낭독 및 성명문 발표를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대학생 폭력 진압 규탄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 즉각 중단 △일본 대사관 항의 방문 대학생 16명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체포됐던 대학생 16명은 이틀간 조사를 받은 후 지난 26일 무혐의로 풀려났다. ‘행동하는 경기 대학생연대’ 유매연 대표는 이날 “선동되지 말고 과학을 믿으라 했지만, 오염수를 방류하고 5분이 지나자 바다의 색이 노랗게 바뀌던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국민의 85%가 반대해도 반대한다 말 한마디 못 하고, 심지어 한
한국이 열광한 <엘리멘탈> 픽사가 새롭게 선보인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2023년 여름, 그야말로 독보적인 화제작이었다. 6월 14일 개봉한 이후, 현재까지 약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가 ‘700만’이라는 수치를 돌파한 것은 독보적인 기록이다. 디즈니의 '겨울왕국2' 개봉 이후 최초다. 외신은 ‘엘리멘탈’의 존재감이 한국에서 더욱 빛났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관객들이 ‘엘리멘탈’에 열광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적 정서’다. 엘리멘탈의 제작을 총괄한 피터 손 감독은 다름 아닌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1970년대, 한국 땅을 떠나 미국에 정착하고 살아온 부모님과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 속에 녹여냈다. 적재적소에 담긴 자잘한 한국적 요소들은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공감을 끌어냈다. 유독 한국에서도 20대 여성이 ‘엘리멘탈’에 애정을 표한 점이 흥미롭다. CGV의 집계에 따르면 엘리멘탈을 예매한 관객의 69%는 여성이었고, 세대별로는 20대가 38.5%로 1위를 차지했다. ‘엘리멘탈’은 서로 다른 네 가지 원소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로, 상반되는 속성을
지난 8월 1일부터 9일까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보통 일본에 열흘 가까이 머무는 일은 드물지만, 가고 싶은 장소가 많아 욕심을 부렸던 것이다. 교토, 오사카, 도쿄 세 도시를 방문했고, 첫 여행지는 교토였으며, 이 이야기는 교토 2일 차에 있었던 일이다. 첫째 날 밤 저녁, 막내 이모의 연락을 받았다. 이모는 여행사 직원이시다. 말 그대로 ‘여행 만렙’. 하나뿐인 조카가 어른이 되고 처음 가는 해외 여행이니 마음을 써 주신 것일 테다. “여행은 잘하고 있니? 여기 이모 교토 최애 장소야. 친구랑 맛있는 거 사 먹어~” 이모는 채팅창으로 한 초콜릿 가게의 주소를 보내셨다. 용돈 십만 원도 함께 송금해 주셨다. 어머니에게도 과자를 사 오라는 부탁을 받은 터라, 그걸 보고 아, 이모도 일본에 간 김에 초콜릿을 사 오라고 완곡하게 부탁을 하시는구나, 짐작했다. 둘째 날은 일정이 정말 빽빽한 날이라 예상치 못한 행선지에 잠시 걱정이 스쳤지만, 다행히도 가게는 여행 동선에 포함되어 있던 헤이안 신궁 근처였다. 헤이안 신궁에서 철학의 길로 넘어가기 전, 잠깐 들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8월 2일, 헤이안 신궁에 들른 뒤 이모가 알려주신 주소를 구글 맵에 입력했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시그니처 코스 4기'가 오는 9월 4일부터 27일까지 4주간 연다. 대학언론인 아카데미는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과 대학언론인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이하 대언넷)가 아름다운재단과 구글 뉴스이니셔티브의 지원으로 진행한다. 현직 기자, PD, 구글 뉴스랩 티칭펠로우가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대학알리 김연준 대표는 "대학언론인 아카데미는 언론인의 기초 소양 증진부터 디지털 저널리즘 활용까지 실무 중심이라는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생들에게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규민 대언넷 의장은 "대학 언론인 대상 아카데미가 다시 열리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양질의 대학 언론인 교육을 위해 대언넷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기사 작성 및 기획, 탐사보도 방법론, 데이터 저널리즘, 구글 뉴스랩 강의 등이 매주 차례대로 진행된다. 강의 세부 정보는 아래와 같다. 강의는 4주간 평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 열린다. 전면 온라인 방식이다. 수강 희망자는 단체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신청해야 한다. 모든 강의 이후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돼 있어 강사와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수강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이하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교사로 처음 교편을 잡은 초임 교사다.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오후 서이초 앞에서 숨진 교사를 기리는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특정 교원 단체 주관이 아닌,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자리다. 이 자리엔 현직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대학, 사범대학생과 일반 시민들도 함께했다. 추모문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한걸음에 서이초로 향했다. 대학알리의 기자이자, 교사를 꿈꿨던 사범대생이었기에 아이들을 사랑했던 한 초임 선생님의 마지막에 함께하고 싶었다. 오후 5시, 학교에 도착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서이초 정문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길게 이어진 추모 행렬과 근조화환이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추모제로 교사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교문 앞 추모 공간이 가득 차자, 추모객들은 경찰과 학교 측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며 대치했다. 긴 시간 교문 밖에서 추모 순서를 기다리던 추모객들은 “학교 안에 추모 공간도 안 만드는 것이냐”, “조용히 추모만 하고 가겠다”고 소리쳤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필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으로 게재됩니다. 서울역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결국 B 경찰서에 들어가지 못했다. 내 또래의 그는 나의 생떼에 무척이나 곤란해했다. 그러나 곤란하기로는 나 역시 피차 마찬가지였다. 결국 나는 들여보내 줄 때까지 로비에 머무르기로 했다. 기다리기를 10분, 이 일을 한 지 얼마나 됐냐고 그가 말을 걸었다. 하루 됐다, 고 대답하자 고생이 많습니다. 라고 화답했다. 나는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였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고, 누군가를 곤경에 빠트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등을 돌린 채 대답하지 않았다. 늦은 야근을 마친 경찰들이 하나둘 본관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나오는 족족 붙잡고 간곡한 자기소개와 함께 명함을 돌렸다. 안면을 틀 수 있다면 내부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가능성에 매달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중 누구도 명함을 받지 않았다. 보고 시간은 속절없이 다가왔다. 바이스에게 전화를 해 현재 위치와 행적을 보고했다. “바이스, 죄송합니다. B 경찰서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겠습니다” “아냐, 됐어.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이만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라
코로나 이후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유족 다수 참여...경축식 빛나 세종시는 15일 오전 10시 세종시청 4층 여민실에서 최민호 시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대표 엄대현님 및 유족, 광복회 이공호 세종시지부장 및 시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고운소리 시니어 색소폰 팀의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경축식은 국민의례와 이공호 광복회 세종시지부장의 기념사, 최민호 시장의 경축사가 뒤를 이었다. 이어 광복절 노래 제창, 독립유공자 유족대표 엄대현 님의 선창에 따른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경축식이 끝난 후에는 광복절을 기념한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에서는 세종 사계절 하모니 합창단이 ‘내 나라 우리 땅’ 등을 합창하고 25현 가야금 중주단이 전통 민요 ‘오봉산 타령’을 연주했다. 이어 피아노 서은숙, 테너 전상용, 소프라노 최우영으로 구성된 성악 트리오가 무대에 올라 ‘홀로아리랑’ 등을 공연하며 경축 분위기를 북돋웠다. 이번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코로나로 인해 75주년부터 그간 70~100여 명 참석한 이후 최대 참석자로 광복절 경축식의 의미를 더했다. 이에 세종시청 운영지원과 우종필 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