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이하 전북대)는 6년 전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대학 위상의 발전을 위해 ‘한옥 캠퍼스 조성사업’을 실행했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 사이에서 예산을 오래된 학과 건물의 보수에 사용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6년이 흐른 지금도 언급되고 있다. 2017년, 전북대에서는 본교를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탈바꿈하자는 취지에서 ‘전북대학교 한옥 캠퍼스 조성사업’을 실행했다. 이남호 총장은 전통 한옥 양식과 현대 건축 기술의 조화를 통해 전북대 캠퍼스에 품격을 더하고, 캠퍼스를 전북대만의 명품 브랜드로 만들어 지역 시민과 공유해 나갈 것을 계획했다. 한옥화 된 건물은 △국제컨벤션 센터 △한옥 정문 △한옥학당 △문회루(文會樓)라는 이름의 한옥루가 있는 건지광장 등이다.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됐고, 대학의 예산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원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사업 추진 당시, 몇몇 재학생들 사이에서 캠퍼스 한옥화의 예산 사용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주된 비판은 캠퍼스 한옥화 사업보다 노후화된 단과대 건물의 보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었다. 진행되는 사업으로 대학 시설 보수에 쓰일 예산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전북대 의류학과 김유빈(21)씨는 “한옥화 사업으로 새롭게 단장된 일부 건물이나 시설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각 단과대 건물들을 살펴보았을 때, 학생들이 이 변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단과대에서 시설 문제, 악취, 해충 유입, 화장실 상태 등으로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우려가 실제로 눈에 띄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 단과대를 조사했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가장 언급이 많은 △인문대학 2호관 △사회과학대학 △농업생명대학 △자연과학대학 3호관 △제1공학관 등을 방문했다. 자연과학대학 3호관은 학생들과 교직원이 생활하기에 현실적인 불편함이 있다. 일부 천장 조명은 고정이 잘되지 않은 채로 고장 나 있었다. 건물의 전체 공사가 시행되지 않더라도 단과대 내부공사를 해 1층 로비나 복도를 보수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자연과학대학 3호관은 전체적으로 보수나 리모델링이 부족했다. 제1공학관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언급이 잦은 건물이다. 이곳에 들어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복도에 늘어져 있는 낡은 사물함들이다. 사물함은 걸쇠가 녹이 슬어서 만지기만 해도 손에 녹이 묻어나왔다. 비위생적이고 관리가 부족했지만, 학생들은 실제로 이 사물함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복도의 마감이 미흡해 천장의 전선들과 일부 배관이 그대로 노출됐다. 법전원과 마주 보고 있는 인문대학 2호관은 학생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낡은 건물로 꼽힌다. 현재 법전원은 주로 로스쿨 학생들의 수업과 연구를 위해 사용하는 건물로, ‘캠퍼스 한옥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됐다. 전액 국비(190억 원)가 투입됐으며 전체면적 8,798㎡에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첨단 시설을 겸비했다. 비교적 새로 지어진 법전원과는 다르게 마주하고 있는 인문대학 2호관은 건물 전체가 노후됐다. 다른 학과 건물들은 외관을 개선 시키기 위해 창문을 한옥 풍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문대학 2호관은 옛날식의 낡은 창문 그대로였다. 또한, 내부의 복도와 문 그리고 화장실은 현대식이 아닌 과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이 머물기에 불편해 보였다. 이 밖에도 사회과학대학 건물 외관이 낡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본관 강의실의 창문이 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깨진 창문은 사용 시 부상의 위험을 겪을 수 있고, 강의실 단열에도 불편함이 있다. 추가로, 농업생명과학대학과 예술대학 3호관, 생활과학대학 외관의 노후화 그리고 글로벌인재관의 해충 문제 등도 있다. 이에 김씨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캠퍼스의 분위기를 바꿔 지역민과 재학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미지를 조성한 데에는 기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 단과대 건물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학생들의 건의 사항에 기반하여 명백하게 개선됐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를 장기간 지속한다면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학교에 여러 불만을 품게 될 것이고, 학생 유출을 만들어 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글로컬30 사업으로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와 통합이 예정된 충북대학교(이하 충북대)에서 재학생을 중심으로 통합을 반대하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일부 재학생이 비공식적으로 조직한 ‘충북대학교 통합반대 학생연합’ 에서 주도적으로 시위를 벌여 재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위가 끝난 직후 직접 해당 단체의 관계자를 만나 통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Q. 오늘 이렇게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는? A. 우리 학교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을 대표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부재한 상태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통합에 대해 논의할 때도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줄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다. 학생들 사이에선 통합을 반대하는 여론이 대체로 우세한 상황이다. 이러한 여론을 묶어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충북대 통합반대 학생연합’을 구성하게 됐고, 시위까지 나서게 됐다. Q. 이렇게 독자적인 조직을 구성한 이유는?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A. 견해 차이가 조금 있다고 생각한다. 비상대책위원회나 중앙운영위원회의 경우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과 통합 내용의 수정을 바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현 상황에선 완강히 통합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Q. 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글로컬30 사업에 대한 반대와 동일한 것인가? A. 그렇지 않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학교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30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에 있다. 통합이라는 전제를 깔고 가지만 않았어도 이토록 학생들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글로컬30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교통대와 통합을 한다는 소식을 우리 재학생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그 이전까지 학생들에게 어떠한 일언반구도 없었다. 재학생과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통합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Q. 통합 찬반 투표에 관한 내용 중 ‘세 주체(교수, 교직원, 재학생) 중 두 주체가 반대하면 통합을 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논란이 상당하다. A. 지난 7월에 통합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을 때, 총장님께서 세 주체 중 한 주체라도 반대를 한다면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였던 만큼 공식적인 자리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추후 투표 방식 합의 과정에서 이 말씀을 뒤집으셨다. 세 주체 중 두 주체가 반대해야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말을 바꾸니 학교에 대한 재학생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또 대학은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모여 운영되는 곳이다. 한 주체의 의견이 다르다고 그 주체만 빼고 운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학교 측의) 납득이 가능한 설명이 필요하다. Q. 세 주체 중 재학생만 투표 방식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던데. A.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하게끔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세 주체의 투표 방식이 모두 동일해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Q. 현재 통합 논의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은 어떠한가? A. 우리 단체에서 파악한 바로는 통합 반대가 압도적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교육 장소가 바뀔 가능성도 있고, 반드시 찬성을 해야 할 어떠한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론이 그대로 반영된다면) 찬반투표에서도 반대가 많지 않을까, 우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Q. 지난 수차례의 설명회와 토론회에서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이 다소 문제시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제기한 적이 있다. 어떤 내용인가? A. 총장님께서 학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만한 발언을 좀 하셨다. 예를 들어, 토목공학과 학생이 질의했을 때 ‘노가다’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아냥처럼 들릴 수 있게 말씀하신다든지. 그리고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세 주체 중 한 주체가 반대하면 (통합 추진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한 사범대 재학생분께서 확답을 받고자 재차 질문했는데, 이때 ‘사범대는 교수와 학생이 이렇게 소통이 안 되느냐’, ‘한국말 못 알아듣느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외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하신 자극적인 발언 때문에 교통대와도 상호 간 존중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Q. 학교 측은 통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통합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는지. A. 우리 단체는 (교통대와의) 통합 시도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지, 통합되고 난 뒤 어떤 식으로 운영될지에 대해선 논하고 있지 않다. 일단 당장은 통합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그 뒤에 만약 통합이 결정된다면 그때부터 통합 방법 등에 관해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학교에서 제시한 방법이 과연 옳을지는 더 오랜 시간 고민과 논의를 거치고 나서 (교통대와)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 학교 내부에서만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으로나, 과정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Q. 학교 측에서 설명회나 토론회를 열고 있는데, 그럼에도 학생들의 여론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A. 우선 우리 단체는 지금까지 열렸던 모든 설명회와 토론회에 참여했다. 하지만 (우리 단체가 보기에) 여러 문제가 있다. 사실 첫 번째 설명회의 경우, 사업에 관한 내용을 하나도 알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이를 충실히 설명해 줘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이후 재차 설명회를 했을 때, 새로운 내용이 아닌 기존 내용을 다시 되풀이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또 학생들에게 충분한 질의응답 시간을 보장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만약 재학생의 의견이 반영됐다면 이후 있을 설명회에서 유의미한 내용 변화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 점은 전혀 없었다. 재학생으로선 ‘우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Q. 교통대 재학생들과 적지 않은 부분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두 학교 간 소통을 시도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나? 혹은 소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우리 단체에선 없었다. 우리 단체는 비공식적인 단체인 만큼 학교를 대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가 파악하기엔)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도 교통대 학생들과 소통을 따로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학교 간 소통을 위해선 공식적인 채널이 필요하다. Q. 통합 찬반투표 직전까지 추가적인 행동 계획이 있는지. A.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여론을 파악해 재학생 사이에서 구심점을 모을 수 있는 역할을 계속 담당할 것이다. 또 대자보나 현수막을 통해서 우리 입장을 계속해서 전할 생각이다. 다음 주 찬반 투표 전에 할 수 있는 추가적인 행동에 대해선 논의 중이다. Q.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우리가 내는 목소리가 학교 측이 추진하는 계획에 더 반영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가 이 ‘충북대 통합반대 학생연합’을 구성하고 활동하게 된 이유다. 앞으로도 우리 충북대학교가 역사를 이어가면서 충청북도의 대표 학교로서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로컬 30 사업으로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와의 통합이 예정된 충북대학교(이하 충북대)에서 재학생이 주도하는 통합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12일 ‘충북대 통합반대 학생연합’은 충북대 개신 캠퍼스 대학 본부 앞에서 교통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날 시위엔 주최 측 추산 150여 명의 재학생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에 참여한 충북대 재학생들은 △통합 이후 교명을 변경하지 말 것 △동일 졸업장을 수여하지 말 것 △타 캠퍼스로 학과 이전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학교 측의 통합 추진 시도를 규탄했다. 이날 재학생들은 대학 본부 앞에서 교통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학교 측을 규탄하는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또 주최 측은 충북대의 로고가 담긴 사진을 걸어두고 분향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학 본부 앞에서 예정된 계획이 모두 끝나자 재학생들은 줄을 지어 개신문화관 옆까지 느린 속도로 행진을 벌였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충북대 재학생 A씨는 “대학의 주인은 학생인 만큼 통합 과정에서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 행사에 참여했다”며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다. 시위를 주최한 충북대 통합반대 학생연합 관계자는 “이날 시위에 참여한 재학생 외에도 반대 서명을 통해 의견을 내주신 분이 많이 계신다”라며 “계속해서 통합 반대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반대 학생연합 측은 찬반투표 전날인 18일에 추가적인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대에선 교통대와의 통합을 두고 재학생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충북대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피켓 시위와 묵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글로컬30 사업 및 통합 설명회와 토론회를 열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 뒤집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지난 13일 학교 공식 블로그에 담화문을 게시했다. 고 총장은 “통합논의와 사업계획서 준비 내용에 대해 소상히 알려 드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대학 간 통합은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일이기에 통합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갈등, 아픔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북대는 오는 19일 교수, 교직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통합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해당 투표 결과를 10월 글로컬30 사업 본계획서에 담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름방학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호텔과 비행기 표만 예약하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라탔다. 3명 이상 여행을 갈 땐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기 쉽지 않다. 사람마다 여행 취향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계획을 짜다 의견이 충돌하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여행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첫날에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계획이 없는 게 불안해선지 핸드폰으로 근처 카페를 찾기 바빴다. 우리는 카페에 도착해 음료가 나오기도 전에 바다로 갈지 또 카페에 갈지 찾았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해가 졌고 우리 가족은 호텔에 도착했다. 그래도 여행의 묘미는 취침 전 시간이 아닐까 싶다. 수학여행에서 자는 척하며 수다 떨던 밤, 기숙사에서 사귄 친구들과 밤새 떠들던 날 등등. 나이가 든 후엔 식구 4명이 한 방에서 다 같이 자는 날은 여행이 유일한 것 같다. 이날도 밤을 지새워 하하 호호 수다 떨다 웃음소리에 잠을 청했다. 우리 가족은 방학마다 제주도에 간다. 1년에 2번 정도 말이다. 6년 전에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가족은 한 달 살기 이후 “모든 제주도 해수욕장의 짠 맛이란 짠 맛은 다 보고 왔다”고 장난삼아 얘기한다. 수영이 지루해지면 하루는 수영 대신 낚시를 했고 하루는 바다 앞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 여행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다. 낯선 곳에서 한 달 동안 적응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제주도를 자주 찾게 된다. 평소 나는 현실을 반영한 그림만 그렸는데, 이때 그린 그림을 보면 인물화보다 풍경화와 추상화가 많다. 그림에서 달라진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그림이든 영상이든 기록물로 남기면 차후에 봤을 때 그 당시 심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날엔 우도에 갔다. 우리 가족이 뽑은 제주도 바다 1위는 우도 산호해수욕장이다. 그러나 우도에 갈 계획이 없었기에 바다에서 놀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바다에서 놀게 되면 숙소가 없어서 공용 샤워실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는 다 큰 딸들을 공용 샤워실에 보낼 수 없다며 하루 종일 우도 민박과 펜션을 찾아봤다. 결국 하나 남은 곳을 예약할 수 있었다. 다만 예약한 곳이 산호해수욕장과 거리가 멀어서 숙소와 가까운 우도 하고수동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계획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며 우울해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좋았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은 지나가다 본 적만 있지 물놀이를 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동생은 물을 정말 좋아한다. 예를 들어 풀빌라에 가면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수영을 한다. 그만큼 물놀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바다 물놀이는 야외이기에 어려움이 있다. 피부가 약한 편이라서 살이 타지 않고 화상을 입거나 피부가 벗겨진다. 그래서 해녀분들처럼 입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물놀이용 신과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바지 수영복, 손까지 내려오는 긴 팔 래시가드, 얼굴을 가려주는 챙 모자까지. 게다가 그 위에 티 하나를 더 입는다. 얼굴에는 선크림을 2종류 이상을 바른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해야 편하게 놀 수 있다. 주로 물고기를 구경하고 조개를 잡고 튜브를 타는 등 그냥 물에 둥둥 떠다니며 논다. 3시간 정도 놀았을까. 물을 마실 겸 나와서 쉬고 있었다. 뒤에서 투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말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말 주인과 함께 목욕을 즐기는 듯했다. 갑자기 똥을 싸더니 그 물에서 다시 신나게 목욕을 했다. 주인 분은 슬리퍼로 똥을 으깨고 계셨다. 뒤에서 또 말 우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봤다. 망아지가 엄마한테 빨리 나오라고 소리치듯 발길질하고 있었다. 바다 안에 있던 말은 어미 말이었는지 물 밖으로 나와 망아지와 함께 나란히 걸어갔다. 처음 보는 장면이어서 그랬을까? 그림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계획했던 산호해수욕장에 갔더라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말들의 뒷모습이 작아질 때까지 쳐다봤다. 셋째 날은 아버지의 버킷리스트인 국밥집에 갔다. 하루에 100그릇만 파는 집이라서 오픈런을 했다. 아버지는 아이 같은 미소를 보이며 가게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우리 가족은 1등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아버지는 기대한 것보다 더 맛있다며 밥을 2공기 드셨다. 그리고 우뭇가사리로 만든 푸딩 가게인 ‘우무’ 본점도 오픈런을 했다. 맛별로 2개씩 골랐더니 거의 10만 원 정도 나왔다. 부모님께서 맛별로 드시더니 “내일도 꼭 오자”며 2호점을 찾아보셨다. 사람들이 오픈런을 하면서까지 일찍 일어나고 줄을 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듣기론 남들보다 먼저 산다는 성취감이 크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그것보다도 호기심이 큰 것 같다. 얼마나 맛있길래 줄까지 서서 먹는지 확인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지루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들은 다 맛있어서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넷째 날은 카트를 타러 갔다. 카트를 타면 동시간대 경주한 사람들과 경쟁한 순위가 나온다. 1등을 하고 싶었던 나머지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전력 질주를 했다. 코너를 돌다가 죽을 뻔했다. 사실 과장이다. 위험할 뻔했다. 결국 3번 만에 3등을 거머쥐고 나왔다. 내가 이렇게나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었는지 몰랐다. 이처럼 여행은 일상에서 몰랐던 나 자신을 조금씩 보여준다.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에 타니 편안함이 온몸에 뿌리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다 같이 여행을 가도 누구는 힘들었을 수도 있고 누구는 좋았을 수도 있다. 우리 가족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이번 여행은 여행다웠다고 말이다. 계획을 짜고 간 여행이라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기면 그 기억이 더 오래 남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호기심, 사랑, 미움, 기쁨, 슬픔, 욕망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왔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만으로도 소중한데 계획하지 않아서 발생한 일들과 일상생활에서 몰랐던 나 자신까지 깨닫게 돼서 더 값진 추억이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지난 1일 변경된 송도캠퍼스 운영 계획안을 의결했다. 현재 글로벌캠퍼스(글캠) 소속인 바이오메디컬공학부와 2024년 글캠에 신설 예정인 Finance & AI융합학부 등 2개 독립학부가 이전될 예정이다. 학교 법인(동원육영회)은 이날 2023년 제8차 이사회를 열고 ‘송도캠퍼스 위치변경계획 승인 신청서 변경 제출안’을 의결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송도캠퍼스는 Finance & AI융합학부(Finance학부) 와 바이오메디컬공학부(바메공) 등 2개의 독립학부로 운영된다. 총 정원은 100명이다. Finance학부는 금융 및 ESG, 빅데이터 등을 특화한 학과다. 학교에 따르면 2023년 9월 현재 Finance학부는 2024년 글캠에 신설 예정이지만, 추후 기존 글캠 소속이던 바메공과 함께 이전될 방침이다. 이날 의결된 계획안은 학교가 기존 계획했던 송도캠퍼스 운영안에서 변경된 사항이다.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송도캠퍼스는 3개 독립학부(핀테크학부, ESG학부, 바메공 등 총 인원 100명)로 운영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가 교육부에 제출했던 운영안 중 2개 독립학부(ESG학부, 바메공)가 ‘첨단분야 심의위원회’ 사전심의에서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광호 기획조정처장에 따르면, 해당 학부들이 첨단분야로 미인정돼 학과 이전 특례를 적용하기 부적합하다는 것이 사유였다. 이에 학교는 이날 의결된 변경안을 교육부에 추후 다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안건에는 Complex, 기숙사, 부지공사 등 송도캠퍼스에 대한 구체적인 소요비용 계획안도 포함됐다. 학교는 2007년 인천시와 MOU 체결을 시작으로 송도캠퍼스를 제3캠퍼스로 추진해왔다. 최초 계획은 2016년 개교를 목표로 서울캠퍼스 내 대학원 이전과 학부 신설 등이었다. 그러나 캠퍼스 부지 확정과 토지 매매 이후 뚜렷한 진전 없이 시간이 흘렀다. 송도캠퍼스는 2019년 5월에서야 첫 삽을 떴다. 허허벌판이었던 부지에는 이듬해 2월 국제교육센터 건물이 들어섰다. 그러나 해당 건물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돼왔다. 오기영 기자 (oky98@daum.net)
‘8세 미만 어린이 손님 받지 않습니다’ 일명 ‘노키즈존(No Kids Zone)’이라고 불리는 한 카페의 입구에 걸린 문구다. 노키즈존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다. 영업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아이들이 소리지르거나 뛰어다니는 등 다른 손님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동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특정 연령대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노키즈존만이 아니다. 지난 5월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60대 이상 성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누리꾼은 해당 게시물에 "여성 점주가 60세 이상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해 곤혹스러운 경험을 겪었고, 이를 계기로 노시니어존을 지정했다"고 답글을 달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특정 나이대의 출입을 제한하는 건 차별이다” “언젠가 우리 모두 노인이 될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사장은 이유 없이 제한하지 않는다” “진상 때문이겠지” 등 노시니어존을 옹호하기도 했다. 최근 노키존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NO존'이 등장하고 있다. NO존은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틴에이저존’, 특정 직업군의 출입을 막는 ‘노교수존’ 등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사회 곳곳에서 NO존이 등장하며 ‘NO존이 특정 연령대와 집단에 대한 차별이 아닌가’에 대해 많은 갈등이 오가고 있다. "NO존 이해해" 찬성 여론 더 커... '특정 집단 배제' 지적도 지난 5월 한국리서치가 조사(시민 1000명 대상)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3%는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가게는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응답자 69%가 허용 가능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각종 NO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대체로 높았다. 응답자 중 57%는 노시니어존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노스터디존이나 노튜버존등 행위에 따른 입장 제한에 대해서도 72%의 응답자가 허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NO존을 존중 가능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앞서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NO존이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의 자율적인 선택인지, 특정 세대나 직업군 등을 배척하는 차별적 행태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음식점/카페 등을 방문했을 때, 누군가로 인해 피해를 겪었던 경험이 있나? 10대 A씨) 카페에 공부하러 갔을 때 옆 테이블 노인들이 너무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서 공부에 방해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카페 음악소리가 굉장히 컸는데, 음악소리보다도 목소리가 더 커서 머리가 아팠다. 40대 E씨)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 아이가 너무 크게 울고 보채서 방해를 받은 적이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부모가 아이를 금방 진정시켜 괜찮았다. 50대 F씨) 옆 테이블에 앉은 아이들이 밥을 먹으며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상대방과 대화가 잘 안돼 종종 화가 났다. 옆에서 제지하는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부모들은 이를 방치해서 답답했던 적도 있다. Q. NO존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10대 B씨) NO존을 굳이 만들어야 했을까? 일반적인 부모들은 아이들이 시끄러우면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피한다. 대부분의 중장년층은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만큼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예외적인 상황’ 때문에 NO존을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20대 C씨) NO존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일부 공감한다. 다만 노키즈존이나 노시니어존 같이 특정 집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부모들이 통제할 수 있다. 특정 나이대를 일반화하면서 가게 출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50대 F씨) NO존은 ‘자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업주의 가장 큰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특정 연령대의 출입을 제한할 경우, 업주는 그만큼 고객을 잃을 수 밖에 없고, 결국 더 큰 이윤을 포기하게 된다. 그 피해를 감수하면서 내린 결정인 만큼 이는 사업주의 권리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안타까운 부분은 ‘왜 지금 이 시대에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가’이다. 지금은 자신의 권리만 찾고 불편은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현재 한국 사회는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고 타인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사회적인 여건이 상당히 악화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NO존? YES존도 있다 최근엔 아이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예스키즈존(Yes Kids Zone)’ 매장도 늘고 있다. 예스키즈존은 아이들이 노키즈존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배제되지 않고 공공장소 질서와 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강원도 태백에서 예스키즈존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데리고 제주도에 방문했다가 가게에서 안 좋은 일을 겪고, 본인은 그들과는 반대로 생각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경험을 계기로 예스키즈존을 운영하게 됐다”며 “커다란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질서를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YES존을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곳도 있다. 서울시는 2022년 9월말부터 아이와 함께 식당을 방문해야 하는 양육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서울키즈 오케이존’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아이와 함께하는 외출이 걱정 없고 즐거운 일상’이라는 목표 아래 현재 500여 개의 업소가 운영 중에 있다. NO존의 반대급부로 생겨난 'YES존', 인터뷰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Q. YES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0대 B씨) YES존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NO존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YES존이 나타난 것이지만, 일반 음식점(특정 연령대를 차별하지 않고 영업하는)과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YES존은 본인들의 가게를 홍보하려고 이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20대 D씨) YES존은 NO존의 반대급부이지 않은가? 굳이 없어도 되는 NO존으로 인해 YES존이 나타났기에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사회라면 NO존과 YES존 둘다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정 나이대의 사람들도 가게에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YES존을 만들어가면서 당연한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40대 E씨) YES존은 필요하다. 특정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NO존에 의해서 아픔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다만 NO존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50대 F씨) NO존으로 인해 특정한 사람들이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다보니 자유롭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곳이 YES존이다. YES존 식당은 일반 사람들이 타인의 소란에 대해 민원을 넣어도 사업주가 “우리 식당은 YES존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타 식당에 비해 YES존을 더 많이 방문할 것이다. 결국 사업주는 NO존이나 YES존 모두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다만 NO존과 YES존 모두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매우 안타깝다. 서로 이해와 관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조금 감수한다면 이런 논의가 필요없다. Q). NO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YES존이 아닌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20대 D씨) 인위적인 대응책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인의 문제이지, YES존으로 바로 잡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지키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은 개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다. 40대 E씨) NO존이 생겨난 결정적인 계기는 특정인들의 일탈 때문이다. 개인의 문제를 마치 전체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특정 장소 출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NO존을 지양한다면 대응책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NO존과 관련해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비쳤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톨릭평화신문에 “NO존의 경우, 연령 차별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연령 차별은 바람직 하지 않지만, 이는 동시에 업주 개인의 자유로운 결정”이라면서 “이 문제를 법적 규제 등 강제적으로 시정하도록 해선 안 되며 존중할 필요는 있다”고 언급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에서 “해당 문제를 차별로 단정 짓고 단순히 법적 해결로 접근하게 되면 갈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을 살피고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려는 관용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년 전에도 부모가 제대로 교육하지 않아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는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때와 달리 ‘왜 지금은 특정 집단의 출입을 배제하는 업소가 많이 생겨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원초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민주 사회의 기본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NO존’은 그 기본에 반하는 개념이다. 특정 집단 전체를 배제하는 NO존은 사실상 ‘극단’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고 타인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사회적 여건이 상당히 악화됐다. 이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협의하고 조정하며 살아간다. 이제 ‘우리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화림 기자(hwalimshin@naver.com)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8호 : '청년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은'에 실린 기사로, 2023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1월 종합일간지 세 곳(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의 간부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사이에서 수억원 상당의 돈거래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언론사들은 각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 파악에 나섰고, 돈거래를 한 당사자 3명은 모두 기자직을 내려놓게 됐다. 김만배와 세 간부의 공통 분모는 법조기자단이다. <한겨레>가 발표한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법조라는 출입처는 “기자이자 부동산 사업가인 김만배가 20여 년 활동해 온 환경이자 토양”이었다. 실제로 김만배와 금품거래 정황이 있거나 화천대유에 임직원으로 영입되는 등 관련성을 보인 언론인 10명 중 8명은 각 언론사 법조팀장 출신이다. 한겨레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김민정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법조브로커로 알려진 김만배가 기자단에서 주로 하는 일은 친분 유지였다”면서 "검찰이나 출입처에 있는 사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상호간의) ‘민원’을 해결하는 역할을 했기에, 법조기자단 문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법조기자단 가입 요건 법조기자는 서울 서초동의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법,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팀 단위로 근무한다. 법조기자단은 네 곳의 기자실을 총칭한다. 법조기자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법조팀장들이 모여 있는 대법원 기자단에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6개월 동안 최소 3명의 기자가 법조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 요건이 충족된다. 그 다음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소속기자단이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 출석한 가운데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수가 찬성하면 1차 심사를 통과한다. 다만 대법원 기자실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정성평가로 이루어진다. 취재 편의를 제공하는 법원과 검찰 법조기자단은 취재 과정에서 법원과 검찰청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는다. 까다로운 가입 조건과 더불어 폐쇄성을 지적받는 또 다른 이유다. 기자단에 속하지 않으면 기자실을 이용할 수도, 출입증을 발급받을 수도 없다. 2021년 12월 <미디어오늘>과 <뉴스타파>, <셜록> 등은 각각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고등법원에 출입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들은 모두 법조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실상 취재 요청을 거부한 것과 다름없다. 이후 <미디어오늘>은 서울고법에 <뉴스타파>와 <셜록>은 서울고검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22년 12월 1일 최종 패소했고 <뉴스타파>와 <셜록>은 1심 승소 후 2023년 8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미디어오늘>의 최종 패소 이후 성명을 통해 “대법원 판결이 법조출입처 제도의 문제를 정면으로 대하지 않고 회피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조기자단의 취재 관행 통신사 기자 A씨는 법조기자단에 가입하지 못한 언론사는 어떤 방식으로 취재하냐는 질문에 “많은 불편이 있는 건 사실이다. 기자실에 못 가고 출입증조차 받지 못한다”며 “의미 있는 기삿거리를 찾아내는 게 사실상 어려워 많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물론 법조기자단에 속하더라도 모든 취재가 수월하진 않다. 인터넷 매체 기자 B씨는 “수사 주체인 검찰은 기자들이 알아내고자 혈안이 된 정보에 있어 당연히 갑의 위치에 있다. 이런 정보를 ‘미끼’로 검사가 기자를 길들인다는 건데, 단독이나 특종을 위해 기자 입장에서는 검사들이 평소에 보도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도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검사의 한마디에 의존하기도 한다. 종합일간지 기자 C씨는 “티타임* 이나 정식 공보를 통해서는 많은 정보가 나오지 않다 보니 친분 있는 검사들이 알려주는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며 “일방의 입장인 검찰발 정보가 비중 있게 담긴 기사를 쓰다 보면, 기사가 검찰이 원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고 언급했다. *티타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에 대해 검찰 중간 간부급인 차장검사가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는 ‘비공개 정례 브리핑’ 언론사가 자사 법조기자에게 요구하는바 또한 크다. B씨는 “법조팀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언론사 내에서 엘리트 기자들만 오는 곳이라서 하나같이 자부심이 강하다”며 기대에 부응할 필요를 느끼고 타사 기자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검찰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법조기자단이 경쟁적인 형태는 아니다. A씨는 “법원 같은 경우 (기자) 상호 간 예의를 중시하고 협력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수많은 재판을 모두 들여다볼 수 없기에 법조기자단 내부에서 언론사마다 돌아가며 (재판 내용을) 받아적고 공유한다. 일종의 공조다. 기자단에 속하지 않으면 이런 과정에 참여하기 어렵긴 하다”고 첨언했다. 검찰발 보도가 가지는 딜레마 정보를 가진 자와 캐내려는 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은 편향적 보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박홍기 성균관대 초빙교수(전 서울신문 상무)는 “어느 날 검사가 넌지시 특정 기자에게 수사 상황을 흘린다면, 기자가 다각도로 검증은 하겠지만 검사의 말을 (일단) 신뢰할 것”이라며 “검사가 검찰 조직 차원에서 수사 내용을 흘리면 검찰에 유리하게, 검사의 의도대로 보도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김 “검찰 수사 단계에서의 피의사실은 한 쪽의 주장일 뿐 확정된 진실은 아니다. 그런데 언론이 (검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면 이러한 보도를 접한 다수의 시민들은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피의자를 범죄자로 바라보게 되고, 이는 무죄추정 원칙에 위반된다”며 “피의자가 받게 될 고통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검찰발 보도를 검찰 편향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 출신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언론에 흘려주는 관행이나 티타임은 피의사실 공표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수사 진척에 대한 객관적인 상황을 알리는 것”이라며 “(검찰이) 말을 하지 않으면 (기자는) 취재를 할 수 없고, 수사 상황이 다르게 보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한겨레> 법조팀장 역시 “검찰 보도를 단정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며 복잡한 법조 보도 관행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자가 압수수색 등의 정황으로 변호사나 검사에게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검찰발 보도가 모두 흘려주는 정보를 받아먹는 형태로 구성되지 않는다.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쉽게 폐지할 수 없는 법조기자단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입처를 쉽게 없앨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언론사들은 뉴스를 제시간에 제작하고 기자들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분담하기 위해 출입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법조기자단 역시 주요기관으로부터 뉴스가 될 만한 정보를 상시 공급받을 수 있다. A기자는 “(출입처라는) 폐쇄적인 조직은 단점도 존재하나 어느 정도 순기능도 있다”며 “인터넷이 발전하며 언론사라고 보기 힘든 매체도 많아진 게 현실이다. 이런 매체들이 모두 검찰이나 법원으로 향한다면 혼란이 야기될 공산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법조기자단에 대해 “검찰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 하면 비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기자 역시 “출입기자단이 뭉쳐 거대 국가기관의 결정에 항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고 설명했다. 개편 방향은? 이른바 ‘김만배 사건’ 이후 <한겨레>는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돈거래 사건의 발생 원인과 그 영향을 분석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보도 관행의 변화를 약속했다. 정 팀장은 “법조 매뉴얼을 만들고 모니터링도 시작했다. 매달 법조기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고 무슨 장단점을 가졌는지 등 타사와의 차이를 비교한다. 긴 호흡의 사건과 재판 과정을 읽기 쉽게 기사로 만드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한 기자가 한 사건을 전담해 취재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있다. 초창기라 성과를 따지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검사와 기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는 “전지적 검찰 시점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제도와 관행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미국은 페이서(PACER: 연합법원의 소송서류 공개시스템)라는 제도를 통해 사법 정보를 대부분 공개한다. 우리나라도 정보공개법이 있지만 공개성과 투명성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정보공개가 이뤄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정보가 곧 힘이 되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조기자단의 변화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교수는 “검찰 권력이 압도적인 이유는 국민과 정치인이 그곳에 가장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법으로 끌고 가기도 한다. 한편 현재 우리사회에서 법조계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다. 검찰 수사의 편향성이나 법원 판결의 불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또 모든 걸 법조계로 가져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며 사회 전반의 자성을 촉구했다. 수십 년간 문제로 제기된 검찰과 언론의 관계, 법조기자단의 폐쇄성이 김만배 사건을 계기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계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보도 관행의 변화를 모색하는 긍정적 시도도 돋보인다. 비리의 토양으로 전락한 법조기자단이 어떤 ‘토양’으로 탈바꿈할지는 앞으로의 움직임에 달렸다. 김혜중 기자(khj991222@gmail.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8호: '청년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은'에 실린 기사로, 2023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영상대학교 카카오 이모티콘이 9월 11일 (월) 출시 했다. 수시 1차 모집을 맞춰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한국영상대학교 입학홍보팀 카카오 채널을 친구 추가를 하면 "영상이"를 30일간 무료로 사용 할 수 있다. 신입생, 재학생, 졸업생 2024년 들어오게 될 입시 준비생 모두 사용 가능하다. 우리 대학 로고처럼, "ㅎ, ㅅ" 으로 이용하여 학교 로고를 친근하게 보이게 했다. 다양한 움직이는 이모티콘, 감정표현, 한국영상대와 관련된 총 26개 장면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한국영상대학교 수시 모집, 정시 모집 일정은 아래와 같다. ▶수시 1차 모집 : 2023.09.11(월)~10.05(목) ▶수시 2차 모집 : 2023.11.10(금)~11.24(금) ▶정시 모집 : 2024.01.03(수)~01.15(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19년 이후 대학 내 체육대회가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이번 체육대회는 단과 학생회장단으로 구성된 제31대 대의원회에서 기획하고 주최하게 되었으며, 학교 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열리지 않았던 기대감 넘치는 스포츠 축제가 2023년 9월 26일 화요일 오전 9시부터 한국영상대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되었던 체육대회가 돌아온 것은 학생, 교직원, 학교 커뮤니티 전체에게 큰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체육대회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통해 학우들의 우정과 열정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것으로 사료된다. 행사 일정 및 장소 일시: 2023년 9월 26일(화) 오전 9시부터 장소: 한국영상대학교 운동장 이번 체육대회는 축구, 피구, 줄다리기, 장애물 이어달리기 등 다양한 종목에서 열리며,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스포츠 정신과 활기찬 경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체육대회 정보를 위해 체육대회 총기획자 제31대 대의원장 오세미학생을 만났다. Q. 이번 체육대회가 4년 만에 개최되는 것은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인가요? 그 동안 어떤 변화와 노력이 있었나요? 이번 체육대회는 코로나 확진자 감소로 코로나19 사태 관련 교육부 지침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중단되었던 교내 행사들을 부활시키고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학생 복지 차원에서 여러 가지 행사, 이벤트들이 진행되었으나 코로나 이전의 것들을 되살리는 것 역시 한국영상대학교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부분에서, 또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했고, 이에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중단되었던 행사를 갑작스레 다시 진행하게 되면서 교비 지원금이 책정되어 있지 않았고, 학생회비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예산 산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비록 규모는 이전보다 작을지라도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체육대회의 주요 목표와 목적은 무엇인가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건가요?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활력소가 되어주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며, 궁극적으로는 학과 선후배들 간의 화합, 교직원들과 학생들 간의 화합이 이루어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영상대 학우들에게 학교생활을 함에 있어 성적을 비롯해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후배, 동기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교훈, 추억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Q. 체육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학생들과 학교 커뮤니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나요? 물론 주최 측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승리와 패배가 필연적으로 따라 붙는 것이 스포츠이기 때문에 경기 진행 방식 또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잘못된 경기 운영으로 학우 여러분의 축제를 망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렇듯 예외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학교와 학생들이 활기를 띄고 체육활동에 더 관심을 가져 같은 학과 선후배를 넘어 타 학과 학생들과의 친목 도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체육대회 이후에도 학교 내에서 체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있을까요? 교양 교과목에 스포츠 관련 과목을 개설하는 것, 스포츠 동아리를 개설하는 것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교양 교과 개설의 경우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황입니다만, 스포츠 동아리 개설은 신청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디 학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Q. 대의원회는 앞으로 학교에 어떤 역할을 해나갈 것인가요? 향후 프로젝트 또는 이벤트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이전까지의 대의원회 선배님들이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많은 노력과 수고를 해주셨습니다만, 체육대회 이후 대의원회는 감사기관, 최고 의결기관으로서 그 역할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번 체육대회는 개강과 동시에 바로 진행되어 총학생회에서 진행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했기 때문에 대의원회에서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허나 이후부터는 저희가 맡은 역할에 있어 미흡했던 점을 더 보완해나가는 것에 방점을 두고 감사 결과를 새롭게 개설한 대의원회 인스타그램 계정, 학과 공지방 등을 통해 학우 여러분과 공유하고, 학우 여러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방면의 건의와 사업 추진에 집중하려 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 역시 대의원회 인스타그램에 게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앞으로의 모든 교내 행사는 총학생회에서 주최하게 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추가로 현재 학생회비 납부액이 현저히 낮은 실정입니다.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도움 간곡히 기다리며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일 '0902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가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진행됐다. 숨진 서이초등학교(이하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이해 진행된 이번 집회는 주최 측 추산 30만여 명이 참여했다. 5000여 명으로 시작한 첫 집회 이래 역대 최다 인원이다. 이는 교원 전체 규모(약 50만 명)의 60%에 해당한다. 현장에선 추모와 더불어 교권 보호를 위한 정책과 법안 개정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묵념 및 추모 영상 시청 △전·현직 교사들의 자유발언 △현장 교사 정책 TF 연구팀 정책요구안 발표 △성명문 낭독 △‘꺾인 꽃의 행진’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숨진 서이초 교사의 대학원 동기,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 지도교수였던 홍성두 서울교대 교수도 자유발언으로 함께했다. 발령 전 함께했던 故 서이초 교사의 동료 교사 A씨는 "고인은 서이초 발령을 받은 뒤, '이름이 참 예쁜 학교'라고 좋아했다. 고인의 설레는 시작이 쓸쓸한 죽음으로 끝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모든 선생님이 운에 기대어 1년을 버티기보다, 교사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 초등미술교육전공 심우민씨는 “소중한 동기였음에도 서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슬프고 미안하다”면서, “고인은 삶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축복으로 여겼던 사람이었다. ‘서이초 교사’로 표현되는 고인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집회 참여 교사들은 특히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에 대한 개정을 요구했다. 발언대에 오른 현장 교사 정책 TF 연구팀은 “교사에 대한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 정서적 학대 행위의 무분별한 적용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에게 공동체 규범을 가르칠 수 있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가 되지 않기 위해 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이행을 촉구했다. 대전광역시 교육청 소속 12년 차 교사 B씨는 “교육부가 제시한 교권 회복 방안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며 “현재 방향은 문제 사안의 발생 원천을 차단하기보다는, 문제 상황 발생 후 교사를 돕겠다는 ‘사후처방약’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공교육 상황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현직 초등교사 C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교실에서 교육하고 싶어도 손발이 묶여있는 게 현실이다. 공교육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와 정부에 “진정한 의미의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교사를 꿈꾸는 예비 교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집회 후, 예비 교사로서 참여한 성예림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 의장은 “많은 현장 교사분이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을 집중적으로 외치는 이날에, 예비 교사들도 함께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며 교대련은 9월 2일을 ‘예비 교사 집중 참여의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교권 회복 및 보호 종합 방안에 대해서는 “교대련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예비 교사 4명 중 3명, 약 70%가 '지금 교육부와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이 해결책이 아니다'고 응답했다”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자와 학교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는 “지금 교육 현장이 바뀌어야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해서 행동한 것”이라면서, “교사가 교육할 권리, 학생이 수업받을 권리를 얻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탄압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지역으로 교생실습을 3번 나가면서, 선생님 한 명이 맡는 학생 수가 많아 한 아이를 온전히 봐줄 수 없는 환경임을 실습학교 선생님들의 목소리와 교생실습으로 느꼈다”면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육부와 정부가 진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국회 앞 집회 등 추모를 예고했다. 교육부가 이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현직 교사들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경기도 교육청 소속 3년 차 초등교사 D씨는 교육부의 엄정 대응에 “교육부만큼은 교사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해 줘야 하지 않냐”며 “교사의 편은 없는 거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달 교육부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안)」와 「유치원 교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안)」를 발표했으며,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는 교권보호 관련 입법 법안소위에 합의한 상태다. 관련 사안은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글: 권민제 기자, 박원주 기자 취재: 권민제 기자, 박원주 기자 사진: 권민제 기자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 박원주 기자 (dnjswn0320@gmail.com)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지난 7월 1일 을지로 2가 일대에서 개최됐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보수 단체들이 대규모로 모였다. 퀴어들의 축제에 반대세력은 빠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퀴어축제지만 그들은 스스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을 자처한다. 특히 보수 개신교는 '동성애 = 죄악'을 외치며 퀴어 및 퀴어를 지지하는 일부 진보 개신교에 극구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5개 단체가 모인 '무지개예수'는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등 성소수자 개신교도 및 성소수자와 연대한다. 외대알리는 무지개예수 소속의 섬돌향린교회 백순재 교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어릴 적부터 개신교 신자였나요? 제 모태신앙은 천주교예요. 엄마가 저를 임신하고 나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셨거든요. 천주교 집안까지는 아니었지만, 배경을 갖고 있었죠. 저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성당을 다녔어요. 그런데 성당에 발길을 끊게 된 일이 있어요. 뚜렷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제가 9살쯤 '게이'로서 정체화를 시작했거든요. 동시에 본능적으로 '나는 성당에 있으면 안 되는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첫 영성체를 모시고 난 후에 발길을 끊었어요. 입대 전후로는 불교 내지 한국 무속 신앙에 심취했어요. 국악을 좋아했거든요. 무당이나 악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전통예술 공연단체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전도됐어요. 알고보니 개신교 신자들이 중심에 있는, 조금은 특별한 팀이었거든요. 이후 섬돌향린교회를 만나기까지는 10여 년이 더 걸렸어요. 가톨릭 신자로 태어나 열 살부턴 무교(無敎), 스물 들어 무교(巫敎). 20대 중반에 개신교를 만나 30대 중반인 지금 섬돌향린교회에 정착했죠. 이게 제 신앙 발자취예요. Q. 어떤 계기로 한국 무속 신앙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한국 전통 공연 중에 가장 멋있고 고난도인 음악과 춤은 다 무속에서 나왔거든요. 가장 높게 쳐주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 경험과도 관련이 있어요. 서울예대 극작과에 다녔는데 우연한 계기로 기생, 무당 할머니들에게 반했어요. 그들 모습에서 소수자로서, 나와 닮은 그들의 삶에 공명하게 됐던 게 컸죠. 이를 계기로 한국 전통 공연 예술에 매혹됐어요. Q. 20대 시절 전통예술 공연단체에서 전도되셨다고요? 이 단체는 생활 양식 자체를 과거에 유랑했던 광대패처럼 만들어가자는 모토를 갖고 있어요. 6살짜리 꼬마부터 60살 할머니까지 2~30명 정도가 합숙을 하는 엄청 옛날 방식의 도제식 공동체였죠. 그렇게 밀접하게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레 전도가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 전통예술계에서 사제 관계는 부모와 자식 관계만큼 의미를 갖잖아요. 그러다 보니 커밍아웃을 먼저 했고, 이후 개신교 관점에서 사부님과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속 깊은 얘기도 나누면서 저절로 마음의 문이 열렸던 것 같아요. 재밌는 건, 이 교단은 보수 개신교에서도 오랫동안 이단 시비가 있었던 굉장히 특이한 소수 교단이었죠. 제가 있던 공연단체는 개신교보다 불교 및 무속과 밀접한 전통 예술을 하는 팀이라는 이유로 그 안에서조차 소수자성을 띠었어요. 그리고 저는 '퀴어' 당사자로서 또 한 겹 더 소수자인, 쉽지 않은 위치에 있던 것 같아요. Q. 깊이 몸 담았던 공연단체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신앙을 처음 고백한 날이에요. 사부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딱 두 가지 질문을 했어요. 하나는 "그동안 제가 해 온 건 다 사랑이 아니고 죄였나요? 기쁘고, 슬프고, 애틋했던 그 마음들은 그저 사탄에게 놀아난 것뿐인가요?"였어요. 다른 하나는 "자살한 제 퀴어 친구들, 개신교도가 아닌 채로 삶을 마감한 가족들은 다 지옥에 가 있는 건가요? 전 이제 하나님의 자녀가 됐으니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나요? 그럼 저는 천국 가기 싫어요. 그냥 지옥으로 갈래요"였죠. 이 얘기를 하면서 20분 가까이 울었던 것 같아요. 사부님은 절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다가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딱 한 마디 해 주시더라고요. 모호하고 막연한 답변이었죠. 하지만 그 대답을 듣고 이 길을 가보자고 결심하게 됐어요. 제게 종교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에요. 인간의 마음과 머리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을 채워주는 게 종교라고 생각해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믿어보자 싶었죠. 9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정체화했고 아웃팅을 당하기도 하면서, 지방 소도시 온 동네에 소문이 퍼진 채 청소년기를 보냈어요. 가족으로부터 처절하게 버림받기도 했고요. 제 존재에 대해 회의뿐이었지만 사부님과의 대화 속에서 위로와 사랑을 느꼈고, 내가 어쩌면 교회 안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Q. 교회 내에서 동성애에 대한 박해를 받으신 경험이 있나요? 섬돌향린교회를 만나기 전, 모교회(母敎會)에서 겪은 일이에요. 그 교회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멀었고, 코로나 전에도 이미 온라인 예배가 활성화돼 있어서, 믿게 된 지 7년 만에야 처음으로 대면 예배에 갔어요. 두려우면서도 벅차고 설레는 맘으로 난생처음 예배당 안에 들어가 본거예요. 근데 하필 그날 저를 환영이라도 하듯, 목사가 설교를 하며 동성애에 대한 온갖 혐오 발언을 늘어놓았어요. 욕만 안 했지 내용이나 표정이 적나라했죠. 천 명이 들어간다는 으리으리한 홀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라이브로 듣고 있자니 한숨이 푹 나오더군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하고 그냥 기다렸어요. '왜 이렇게 번거롭게 태어났고 수고롭게 살게 되는지 등에 대해 다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요. Q. 성경이 동성애를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인간이, 세상이 그렇게 납작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게 있어 개신교 신앙은 이게 핵심이에요. '어떤 신이 있는데, 우리를 정말 사랑하신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힘들 수 있어도 서로 다투고 괴롭히게 내버려 두실 때가 있어도, 그 또한 귀하게 쓰기 위해 강하게 키우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아직까지는 이렇게만 믿고 있으려해요. Q.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의 갈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믿어도 된다' 이거요. 하나님의 사랑을 믿어도 된다. 그래서 하나님이 네게 주시는 생각과 마음들, 너를 인도하는 곳,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요. Q. 다수 개신교가 퀴어를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요? 당사자로서 깊이 고민했던 내용이에요. '저 사람들은 나를 왜 이렇게 미워하지?'하면서 내가 진짜 잘못한 게 있나 필사적으로 찾게 되거든요. 그래서 되게 고통스러운 질문이기도 해요. 종교는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되려 더 몰두하고 눈멀기 쉬운 것 같아요. 여호와의 예수와 성령의 존재를 해석하고 믿는 방식이 모두 다르잖아요. 같은 교회 안에서 조차도요. 그런 점에서 개신교는 늘 어딘가를 향해 폭력을 가장 잔인하게 퍼부어온 종교 중 하나였고, 그런 면이 취약점이자 이유라고 생각해요. Q. 본인의 인생에서 퀴어와 개신교란 무엇인가요? '나'다. (살을 꼬집으며) 이게 개신교고 퀴어에요. Q. 마지막 한 마디는요? 아멘. 백 교우는 "퀴어와 개신교는 나 자체이자 내 존재"라며 "신은 날 사랑한다"고 말했다. 교회 안팎에서 퀴어라는 이유로 아픔을 겪은 그였지만, 그가 환영받을 곳이 없던 건 아니었다. 그는 20대 시절 공연단체에서 만난 개신교도들과 함께 땀 흘리며 꿈을 키웠지만, 개신교 신자가 된 후 처음으로 나간 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갖은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교회에서 교우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었다. 퀴어와 개신교는 누군가에겐 괴리지만 그에겐 순리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박원주 기자(dnjswn0320@gmail.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8호: '청년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은'에 실린 기사로, 2023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취재원의 '자살'이라는 표현은 데스킹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수정되어 지면 기사와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 3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단체들은 성폭행, 노동 착취, 현금 갈취 등 여러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다. 특히 대학가에서 여대생 위주로 포교하는 방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방영 이후 대학생들은 각자의 피해 경험을 여러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사이비 단체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외대알리는 대학가에서 사이비 단체의 포교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Q.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접촉했나? <20대 A씨> 두 번 경험했다. 우선 작년 5월경 한 청년 무리가 홍대입구역 앞에서 설문조사를 하겠다며 아이패드를 들고 접근했다. 본인들을 N잡 관련 연합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인터뷰를 원한다며 번호를 요구했고, 동아리는 대학생, 휴학생, 직장인 등으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또 작년 여름에 낯선 이가 홍대 엑시트몰 교보문고에서 책을 추천해 달라며 말을 걸고 번호를 가져갔다. 밥 한번 먹자며 이성적 호감이 있는 듯이 접근했다. <20대 B씨> 학교가 한 사이비 단체 지부와 가까운 부산 남포동 근처였다. 2016년 4월경 정문 부근에서 책상을 펼쳐 두고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 약자를 돕자며 참여를 유도했고, 당연히 학교 주최 행사인 줄 알고 참여했다. <20대 C씨> 작년 4월경 학교 후문에서 접촉했다. 한국어가 어눌한 외국인이 처음에는 길을 물으며 친근하게 접근했다. 바로 길을 알려줬는데도 지속적으로 따라붙으며 말을 걸었다. Q. 무슨 활동을 했는가? <20대 A씨> 일정을 잡고 N잡 관련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대표처럼 보이는 사람이 밥을 사주겠다며 다음 약속을 잡았다. 이후 두 번의 만남에서 내게 심리테스트를 요구했다. 나는 완강한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끝내 설득당했다. 심리테스트를 진행한 사람은 자신을 이화여대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했다. 집과 인물 그려보기 등 테스트를 진행했다. 후자의 경우, 홍대 KFC 안쪽 골목에 있는 커피빈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는데, 친한 친구에게 전해줄 게 있다며 자리에 불렀다. 한 여자가 자리에 합류해 사이비 종교에서 다룰 법한 음양오행 이론 등을 설명했다. 말이 엄청 많아 혼을 쏙 빼놓는 것 같았다. “조상에서 지은 죄가 많아 그걸 풀어야 한다” “죄를 풀려면 우리를 따라와서 물을 떠놓고 기도를 해야 한다”며 설득했다. <20대 B씨>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빠져나가는 도중 목격했다. 남녀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고 승무원처럼 머리도 단정하게 묶어서 눈길이 갔다. 학교 앞에서 사이비 단체명이 적힌 홍보 팸플릿을 나눠주며, 손가락에 초록색 물감을 묻혀 나무를 그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20대 C씨>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토익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함께 가자고 했다. 나는 거절했는데 계속 뒤쫓아왔다. 영어 실력이 빨리 늘 수 있다며 가까운 거리에 교회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요구했다. 사이비 단체들은 대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 성인이 된 이후 새로운 활동을 체험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악용한다. 3명의 인터뷰이에게 접근한 포교 수법은 모두 달랐지만 그들은 친목 활동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접근했다. 설문조사를 한다며 전화번호를 가져가고 지속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본인의 정체를 감추고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편 친인척 중 사이비 교인이 있다고 밝힌 B씨는 “(사이비 교인들은) 사이비 활동이 잘못됨을 알아도 듣지 않는다”며 “사이비 활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사람이라고 인식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포교 수법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사이비 교인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을까?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의 말을 들어봤다. Q. 이단 단체가 대학생에게 접근하는 방식 중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가? A. 캠퍼스에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포교가 이뤄지고 있다. 메타버스나 에브리타임, 봉사 활동, 어학 등 청년들이 관심 갖는 어떤 분야든 예외를 두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엔 당근마켓 등을 통해 접근하기도 한다. Q. 대학생들이 포교를 당하지 않기 위한 예방법이 있는가? A. ‘비종교인이니까, 지혜로우니까, 우리 가족은 절대로 휘둘리지 않을 거야’ 등 자만은 절대로 금물이다. 청년들이 속한 어느 곳도 사이비 단체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이비 단체들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조차 예외로 두지 않는다. 청년들이 평소 보이스 피싱이나 스미싱에 경각심을 갖는 것처럼, 사이비 단체의 영적인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을 경계해야 한다. 부디 외대 학우들도 관심가져 주길 바란다. Q. 대학생들이 포교를 당했을 경우, 제도적 차원의 대책은 무엇이 있는가? A. 그동안 수없이 같은 사이비 피해가 반복돼왔다. 그러나 정부는 한 번도 구체적인 대책을 세운 적이 없다. 이제는 종교 문제를 넘어 반사회적⋅국가적 문제가 됐다. 정부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종교계나 뜻있는 이들이 목소리를 내어 대책을 논하고 실행해야 한다. Q. 사이비 단체가 대학생을 상대로 포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아마 똑똑하고 지혜로운 이들이 한 번 사이비에 손대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사이비 단체는 청년들을 포기할 수 없을 테고, 청년에게서 열정 페이를 얻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Q. 주변에 사이비 피해자가 있을 때 어떤 방식의 도움이 필요한가? A. 우선 경계와 예방이 중요하다. 만약 가족이나 지인이 사이비에 빠지게 되면, 그곳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소 등이 있으니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으면 한다. 탁 소장에 따르면 청년들이 속한 어느 곳도 사이비 단체로부터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는 대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대종교의 가장 많은 상담과 문의는 여전히 청년, 그중에서도 캠퍼스 내 사이비 단체 문의가 제일 많다”며 아래 사건들을 언급했다. 전남대학교 신천지가 장악한 동아리연합회 탄핵 사건 공주대학교 신천지가 동아리연합회를 4년 간 장악했던 사건 충남대학교 가스펠이라는 동아리의 신천지 침투 사건 대전 4개 대학교 기독 동아리실 분뇨 등의 테러 사건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 캠퍼스 JMS 위장동아리 영어성경공부반 제명 사건 위 사건들은 모두 동아리 내부에서 일어났다. 만약 우리 학교 동아리에서 사이비 활동이 발각되면 어떤 절차를 거칠까? 글로벌캠퍼스 동아리 연합회(이하 동연회)에 따르면 동아리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동연회의 행사 허가가 필요하다. 동연회 측은 활동보고서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확인한다. 부적절한 활동이 적발될 시, 해당 동아리에 대한 징계조치 및 학교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동연회는 “내부적으로 사이비 단체 활동이 적발될 시 운영규정 제13조 1항에 의거 ‘학교의 명예를 실추하는 경우’에 해당함으로 동아리 등록을 취소하며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양캠퍼스 안팎에서 사이비 단체의 포교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올해 초 서울캠퍼스 정문과 후문에서 포교활동이 목격됐다. 일부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은 외대알리에 디저트39 앞, 정문과 기숙사 사이, 어문관 등에서 포교를 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이비 단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단체 내부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그들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는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많은 사이비 단체에서 범죄 행위를 자행하고 주변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이비 단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외대생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김서진 기자(seojin1122@naver.com) 박찬빈 기자(nova_aetas@naver.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8호 : ‘청년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상은’에 실린 기사로, 2023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매해 여름 날씨가 더욱 뜨거워지는 것은 느끼지만 올해는 정말 살벌한 더위가 찾아왔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의 날을 실내에서만 보냈다.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가 하면 외출을 해도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했다. 나름 즐거운 나날이었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일상을 보내다 보니 문득 울적함을 느꼈다. 울적함이 쌓이니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이 늘어갔다. 이 부정적인 감정을 날리기 위해 나는 굳은 마음으로 여행을 결심했다. 함께 갈 친구들을 모았고 그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부산으로 떠났다. 이 여행기는 지난 8월 17부터 18일까지 있었던 이야기이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장소, 교통수단, 식사 메뉴 등 모든 요소를 룰렛을 돌려 랜덤으로 결정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았다. 장소 룰렛에는 제주도, 강릉, 속초, 부산 등 다양한 곳들이 있었고 그중에 부산이 당첨됐던 것이다. 교통수단 역시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그중에 랜덤으로 KTX가 선택됐다. 그렇게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두 시였다. 역시나 부산의 날씨는 뜨거웠다. 그럼에도 부산역 광장은 여행을 온 것 같은 차림의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 중 한 친구의 아버님은 부산 동래구에서 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신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아버님의 가게로 향했다. 3년 전 겨울, 친구들과 부산으로 여행을 왔을 때 이 가게에 왔었다. 3년 만에 다시 방문한 것이었다. 가게 입구에는 능소화가 예쁘게 피어있었다. 겨울에 왔을 때와는 다른 외관이었다. 맛있는 식사를 대접받고 아버님께 오랜만에 인사도 드렸다. 3년 전 기억들도 새삼 떠올랐다. 추억을 입가심하고 우리는 숙소를 잡아둔 광안리로 옮겨 갔다. 동래에서 시내버스를 40분 정도 타고 달려 가니 숙소 앞에서 하차했다. 숙소는 광안대교가 바로 보이는 해안가 앞에 붙어있었다. 숙소의 창문 밖으로 광안대교와 광활한 바다가 보였다. 우리는 휴식을 취하다가 해가 질 무렵이 돼서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 메뉴는 회와 치킨으로 결정했다. 음식을 포장해 와 창밖으로 야경을 보며 술자리를 가졌다.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가 오갔다. 우리는 모두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제 취업을 준비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앞으로 이렇게 시간을 맞춰 여행을 오는 게 더 힘들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새삼 그런 사실이 아쉽게도 느껴졌다. 그렇기에 여러모로 이번 여행이 더욱 소중해졌다. 시간이 흐르고 직접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나이가 다가올수록 많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극도로 고도화된 사회에서 해야 하는 선택과 실행은 하나하나 그 압박감이 굉장한 것 같다. 하나의 잘못된 선택이 내 미래를 망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갑작스레 룰렛을 돌려 떠난 이 여행이 맘 편히 즐거울 수 있었다. 그저 재밌을 것 같아서 시도해 본 랜덤 여행이 무작위의 미학을 느끼게 해줬다. 우리는 룰렛이 정해주는 대로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됐고 선택된 루트에서 온전히 즐길 거리에만 신경 쓸 수 있었다. 고민이 한결 정리되는 편안한 여행이었다. 그렇게 깊은 밤이 지나갔고 다음 날 우리는 서울로 돌아오는 열차를 탔다. 여름 볕의 더위는 지나간다. 이 여행도 지나간다. 즐거움도 지나가고 불안함도 지나갈 것이다. 시간은 어떤 차별 없이 언제나 지나가기 마련이다. 사회로 나가기 직전에 느끼는 이 걱정들도 언젠가 지나가길 바란다. 모든 게 다 지나가고 난 나의 모습은 부산의 야경처럼 찬란하게 빛나길 바란다. 선택과 고민의 늪에 빠져있는 당신, 랜덤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꿈드림엔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 자퇴 학생은 휴식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가정에서 진로를 탐색하고 대입을 준비한다. 꿈드림은 학교를 대신해 학생들의 길잡이가 돼주는 곳이다. 꿈드림은 한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여성가족부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진로 프로그램 안내 △검정고시 및 학습 지원 △대학 입시 지원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꿈드림에선 모든 프로그램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학생은 자퇴를 선택하면 자퇴 숙려기간을 갖게 된다. 그 기간이 끝나면 일부 학생은 자발적으로 꿈드림에 등록한다. 등록 가능 연령은 9~24세다. 초등학생부터 등록이 가능한 것이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3개월 이상 가지 않은 청소년 △취학 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 제적 및 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이면 등록이 가능하다. 꿈드림은 전국적으로 221개소가 마련돼 있다. △경기 32개소 △서울 26개소 △전남 23개소 △부산 17개소 △충남 16개소 △경북 15개소 △충북 13개소 △강원 12개소 △전북 10개소 △대구 9개소 △인천 9개소 △광주 6개소 △울산 5개소 △대전 3개소△제주 3개소 △세종 1개소가 있다. 2021학년도 기준 초, 중, 고 전체 학생 수는 약 533만 명이다. 그중 학업 중단 학생은 4만2,755명이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두 학급에 한 명꼴로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는 총 2,373개로 꿈드림보다 10배가량 많다. 전국에 있는 중학교는 3,258개로 꿈드림보다 약 15배 정도 많다. ▲송파구 꿈드림 공간. 학교 밖 청소년들이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사진=한윤진 기자 꿈드림 등록을 원하면 상담이 먼저 진행된다.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 △교육지원 △진로 및 직업지원 △자립 지원 등을 제공한다. 이후 학업 복귀를 원할 경우엔 검정고시 및 복학 지원이 이뤄진다. 사회 진입을 희망하면 △취업 지원 △자격증 공부 지원 △인턴십 참여 지원 등의 도움을 제공한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녔던 박(18)씨는 “내 모습이 꿈드림을 다니기 전과 후로 크게 달라졌다”며 “대인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꿈드림을 다니며 극복하고 도전정신도 기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꿈드림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기에 다시 돌아가도 꿈드림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고등학교에선 주로 수능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는데 꿈드림에선 학교에서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학교와 꿈드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녔던 김다연(19)씨도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여 자퇴를 하게 됐지만 꿈드림에 들어오니 공부뿐만 아니라 기타, 요리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전했다. 꿈드림은 방과후 수업처럼 진행된다. 프로그램이 개설되면 신청자에 한해 이뤄진다. 나이대가 다양한 청소년들이 하나의 반으로 형성돼 활동을 같이하는 것이다. 송파구 꿈드림에 다니는 조경원(18)씨는 “담임 선생님과 마찰이 심해져 학교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또 “어머님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기도 했다”는 사연을 밝혔다. 이처럼 꿈드림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자퇴 후 그는 “학교에 다닐 때보다 꿈드림에서의 삶이 나를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켰고, 꿈드림 담임 선생님께서 맡는 학우의 수가 학교보다 적다 보니 오히려 상담도 자주 받고 문제가 지속되기 전에 해결된 적이 많았다”며 꿈드림 생활에 대해 언급했다. 꿈드림 담당 선생님은 청소년들이 신청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개개인의 흥미, 적성 등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과 휴식 등이 이루어지는 송파구 꿈드림의 내부 모습이다. 사진=한윤진 기자 학교와는 달리 시간표를 학생이 직접 계획할 수 있는 꿈드림의 체계에 만족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씨는 “초등학교에선 주로 영어만 배우지만, 어머님이 일본 분이라 일본어를 더 배우고 싶었다”며 “자퇴 후 영어 대신 일본어를 더 공부하는 등 내가 원하는 분야를 깊이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꿈드림은 학교처럼 매일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오고 싶을 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박씨도 “대학에 입학하기 전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인턴십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취재원 모두, “자퇴를 고민하고 있다면 꿈드림 센터를 추천한다며 이곳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든다”고 전했다. 군산 꿈드림에 다녔던 임건우(20)씨는 취업 후 꿈드림에서 나오게 됐다. 꿈드림은 대학 입학 및 취업을 하거나 24세가 넘으면 다닐 수 없다. 그는 꿈드림에선 좋은 기억밖에 없지만 사회에선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에 대해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택시를 타고 꿈드림에 가던 중 기사님께서 '여기는 문제아만 가는 곳이 아니냐'며 적응하기 괜찮은지 물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하루빨리 바뀌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일본 대사관 건물에 진입해 기습 시위를 시도했던 대학생 16명에 대한 폭력진압 규탄 시위가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엔 체포된 시위자들이 소속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 대학생 원정단(이하 원정단)’과 ‘진보대학생넷(이하 진대넷)’의 대학생 200여 명이 참여했다. 원정단과 진대넷 소속 대학생 16명은 지난 24일 일본 대사관이 있는 트리타워 건물에 진입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즉각 중단’을 요청하다가 기습 시위 혐의로 체포됐다. 25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경찰규탄’ 팻말과 함께 시위자가 폭력 진압당하는 사진 피켓을 들고 발언문 낭독 및 성명문 발표를 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대학생 폭력 진압 규탄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 즉각 중단 △일본 대사관 항의 방문 대학생 16명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체포됐던 대학생 16명은 이틀간 조사를 받은 후 지난 26일 무혐의로 풀려났다. ‘행동하는 경기 대학생연대’ 유매연 대표는 이날 “선동되지 말고 과학을 믿으라 했지만, 오염수를 방류하고 5분이 지나자 바다의 색이 노랗게 바뀌던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국민의 85%가 반대해도 반대한다 말 한마디 못 하고, 심지어 한국의 정치 일정이 있으니 빨리 투기해달라 부탁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여전히 일본의 속국인가 싶었다”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진대넷 봉준희 지회장은 강동경찰서로 연행된 시위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여경이 여성을 연행한다는 기본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고, 연행 과정에서 버스 손잡이에 얼굴을 부딪치기도 했으며 팔이나 코 등에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일본 대사관 방문에 대해 “기자회견이었음에도 미신고 집회다, 건물 침입이다 하며 죄를 끼워맞출 생각 말라”고 체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평화나비’ 중앙대지부 이희수씨는 “손피켓 하나 펼쳐 오염수 방류 반대 구호를 외쳤다고 저의 여자 동료들이 남자 경찰들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해 손발이 들려 끌려 나갔다”며 “금천경찰서와 서초경찰서로 연행된 언니들의 팔다리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도대체 그렇게 폭력적으로 진압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냐”며 “비폭력 시위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정부가 옳은 정부냐”고 반문했다. 일본 대사관 건물에서 열렸던 기습 시위 진압 과정을 담은 영상은 트위터 등의 SNS에 널리 공유됐다. 영상에서 경찰들은 대학생의 사지를 잡아 건물 밖으로 끌어냈으며, 남경이 여성 시위자의 몸을 붙잡아 연행하기도 했다. 원정단 및 진대넷 측은 성명문을 통해 “(경찰이) 손피켓을 무리하게 뺏으려다 (시위자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며 “경찰은 일본 대사관 보호를 위해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과잉 진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9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한 차례 다시 기자회견을 열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경찰은 시위 주최자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해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